필자가 속해 있는 금요팀 봉사자 중에는 장로님이 몇 분 계시는데 삼년 전 쯤 홀연히 오셔서 지금껏 묵묵히 자리

를 지키고 계시는 호기현 장로님을 만나 뵙게 되어 필자로선 여느 만남 때보다 편안함을 가지고 만나 뵙게 되었

다.

언젠가 금요팀의 친목을 위해 각출하여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조금 이른 마감을 하고 있을 때였다. 장로님은

누구보다 빠르게 봉사가운을 벗으시고 뒷짐을 지고 앞장을 서 나가시는 것이었다. 그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

다. 비록 체구는 크지 않으시지만 모두 그 위엄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그날 우리는 장로님이 사주시는 곤드레나

물밥을 맛나게 먹었었다.

사랑을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큰 기쁨이듯이 그날 장로님은 당신의 지갑을 여시면서도 그 어느 것을 받으시

는 것보다도 흐뭇한 표정이셨다.

장로님은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 은퇴를 하셨다.

장로님의 조모께서는 그 시절 보편적으로 그리하였듯이 삶이 녹록치 않으셨다.

복음을 받아들이신 후 신앙의 힘으로 가계를 꾸려 가시며 자녀를 양육하셨다고 한다.

지혜로운 어머니 덕에 고등교육을 받으신 장로님의 부친께서도 믿음의 아내를 만나 장로님을 비롯해 슬하에 6

남매를 두시며 믿음의 가정을 이끌어 오셨다하니 듣기만 하여도 평온함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가정의 모습을 엿

볼 수 있었다.

장로님은 잠시 신앙생활에 소홀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의 사모님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시면서 믿지 않는 아내에

게 본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으로 신앙자세를 가다듬으며 다시금 신앙생활을 하게 되셨고 지금껏 자녀와 손자들

에게 까지 믿음을 대물림하고 계시는 어버이시다.

이슬비처럼 보일 듯 보이지 않게 늘 적셔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할 때마다 감사밖에 고백할 게 없으시다는

장로님…

장로님의 고향은 충북 충주이시다.

그곳에서 성장하시고 교직생활 하시고 은퇴하신 후 서울에서 3년 정도 지내시다가 출가한 딸이 캐나다로 가게

되어 딸이 살던 집으로 오신 게 계기가 되어 이곳 안양에 정착하신지 삼사년 정도 되신다.

충주에 계실 때 충주호스피스 홍기만 목사님으로부터 늘 호스피스 봉사에 대한 권유를 받으셨고 존경하는 은사

님 중 한분이 호스피스 봉사를 하고 계셔서 호스피스 봉사에 대한 생각은 늘 잠재되어 있으셨다. 안양에 이사 오

신지 일주일도 채 안되어 우리 안호선 봉사자교욱 포스터를 보시고 교육을 받으시고 봉사에 임하게 되셨다.

죽음에 대한 두려운 마음도 있었지만 호스피스 봉사를 통하여 ‘죽음’을 생각하게 되고 준비하게 되었다고 하시

며 호스피스가 아니었다면 특히나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도 이루지 못한 채 의미 없는 노후였을 거라고 하신다.

하지만 장로님은 일주일 중 이틀은 안호선 봉사와 실버포럼 단체에서 기초컴퓨터를 교육하고 계시며 이틀은 카

메라와 고급컴퓨터를 배우시고 하루는 지인들과 산에 오르시는 등 운동으로 시간 관리를 하시며 지내고 계시니

굳이 안호선이 아니었더라도 충분히 규모 있고 의미 있는 노후를 보내고 계셨으리라 믿는다.

지금까지처럼 하나님의 은혜가운데 살다가 삶을 잘 마감할 수 있도록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신다는 장로님

(취재. 정리 :8기 손규연 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