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 말씀

사랑하는 하나님 아버지!

호스피스 현장은 언제 와 봐도 제 자신의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현장입니다.

1998년 호스피스 전문 교육을 받고 봉사를 시작한지 수년이 지났지만 언제와도 비춰지는 나의 모습은 부끄럽기

만 합니다. 개인적인 일로 인하여 봉사를 쉬던 지난 1년 기간도 메트로병원 호스피스병동을 머리에서 떠나보낸

일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님 앞에 머리를 숙일때 마다 빚진자요, 죄송스럽고 부끄러운 마음이 나를 짓누르곤

했습니다.

2005년, 봉사를 다시 시작하며 이전보다 더욱 열심히 최선을 다하여 봉사를 하리라 하고 다짐하고 나오고는 있

지만 여전히 힘 없는 늙은이에 지나지 않음을 고백드립니다.

특히 환우들의 환하게 해맑은 웃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반겨주는 모습에 비하여 마음껏 사랑하여 주지 못한 저의

모습이 초라해지게 느낄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오늘은 60대의 부인이 입원했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초조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할 아내를

우두커니 바라만 보고 서있는 남편에게 제가 그랬습니다 “마나님 한테 사랑한다고 얘기해본적 있으세요”, “

....젊은 날에는 해보고 30년이 넘도록 안해보았지요”, “그럼 오늘 얘기 한번 해보세요”, 머쓱해하기만 하던 남편

이 떨리는 음성으로 “사.랑.하.오” 하니 표정없던 아내가 엉엉 울더군요, 아버지! 아시다시피 저도 제 영감에게

못하는 말인데 여기서는 선생노릇을 한번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바뻐서 종교를 가져볼 여유가 없었다는

부인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러겠노라고 아이처럼 대답을 했습니다. “아버지! 이제 부터는 아버님의 몫인 거

죠”

죽음과 절망의 늪에서 고통하는 이들에게 그리스도안에 있는 영생을 소유하도록 소개하고 죽음너머에 있는 새

로운 세상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며 그들과 같이 걸어 가면서 사랑해 주는 건강한 봉사자들의 모습은 너무도 아

름답습니다. 이땅에도 천사가 있다면 바로 이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때가 한두번이 아니였습니다.

또한 용기를 주며 두렵게 하는것들을 담대하게 물리치고 승리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우리는 저희들의 시도

를 마치 어린아이들처럼 순수하게 받아드리는 그분들에게서 도리어 저희는 많은 것을 배우며 깨닫고 마음의 기

쁨을 얻고 집으로 돌아오곤 합니다.

사랑하는 하나님 아버지!

저도 주님앞에 가는날 저분들과 같이 소망중에 기뻐하며 감사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설수있게 되기를 소망

합니다.

그때까지 더욱 충성된 종이 되기 위하여 노력할께요. 아버지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