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무자 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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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경 란 전도사
병동 자원봉사자실장
김○선 (폐암, 92세, 여)
 
제가 섬기는 교회에서 지난 주일예배 시간에 유아세례식이 있었습니다. 세례식을 거행하기 전에 부모 중 한사람
이 부모와 아이에 대한 기대와 기도제목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20여명 되는 세례자 중 한 부모가 “아들
이 요셉과 같은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러자 목사님께서 “감옥에도 가야하고, 구덩
이에도 빠져야 하는데…하고 웃으시면서 말씀하셔서 성도들도 웃었습니다.
세례식이 끝나고 이어서 설교시간에도 그런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복음은 삶의 해석의 원리이고 문제를
풀어가는 능력이 된다는 소(小)제목에서 예로 요셉의 삶을 이야기 하시면서 “하나님의 말씀 없이 상식적으로 우
리 삶을 보면 거의 다 저주이다. 요셉의 부분 부분의 삶을 보면, 요셉은 형들이 죽이려고 구덩이에 넣고, 형들에
의해 노예로 팔려가고, 보디발 아내의 유혹을 이겼다고 감옥에 가고, 감옥에서 풀어 주겠다던 사람들의 기억에
서 잊혀지고… 하지만 말씀의 틀을 가지고 크게 보니까 하나님께서 요셉을 애굽의 총리로 삼으시려고 사람들을
동원하시고, 사람들의 마음을 이끄시고 역사를 주관하시고 물줄기를 바꿔 버렸다”고 하셨다. 저는 속으로 “아멘
”을 하며 속에서부터 기쁨이 솟구쳤습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고통 받고 있는 우리 환우 분들 생각이 났습니다
 
호스피스 환우 분들을 매일 뵈면서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특별히 자신의 질병에 대해 죄값이라는 생각으로
낙심하고 회개가 아닌 후회에 빠져 괴로워하는 분들을 볼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곳 병동으로 오신 분들은 신앙인은 물론, 지금 믿음이 없는 분들까지도 하나님의 구원 계획에 들어 있
는 것을 확인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 16:9)”고 하셨고 저는
이곳에서 틈틈이 그것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김O선 할머니의 경우가 그랬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어르신이 그동안 불신앙의 가족적 분위기와 치매의 늪에
빠져 묻혀 있었던 구원의 확신을 이곳에서 다시 꺼내 주셨습니다.
연세가 많으신 환자분은 작년 11월에 한 대학병원에서 폐암 말기 진단을 받으셨지만 집에 계시다가 통증(복부,
무릎)이 심해지셔서 입원을 하셨습니다.
입원 시 통증 외에 치매증세가 있으셔서 밤에 안주무시고, 가족들과 떨어지시는 것에 대해 불안감이 심하셨습니
다. 처음에는 때론 울기도 하시고 안절부절 못하셨습니다. 하지만 정규 예배에 참여하게 되면서 서서히 안정을
찾아 가셨습니다.
중간에 무릎에 염증이 생겨서 붓고 통증이 있었으나 폐암이신데도 거의 호흡곤란도 없으셨습니다.
입원하실 때 큰 아드님과 면담을 했는데 집안 종교도 불교이고 어머님도 불교인이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희
는 위의 말씀(잠16:9)을 확신하고 있었기에 개의치를 않았습니다. 다만 약간의 치매증세가 있으시니 어떻게 말
씀을 전해야 할까로 고심이 되었습니다. 새벽마다 어르신을 위한 기도를 드리던 어느 날 “할머니 예수님 아세요
?”하고 여쭤 보았더니 “그럼 알지 나도 예수님 믿어. 옛날에 흰옷을 입고 물에 들어갔었어.” 라고 하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할렐루야!
며칠 후엔 출가한 따님이 찾아 오셔서 자신도 신앙인이며 어머님이 침례를 받으셨으니 구원의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특별 부탁을 하고 가셨습니다.
그 날 이후. 저희는 뵐 때마다 복음을 전하였고, 영접하셨으니 이미 구원을 받으셨음을 확신시켜 드렸습니다. 그
후로 어르신은 예배 시간엔 꼭 앉아서 예배를 드리셨고, 늘 감사하다는 말씀과 함께 잘 웃으시며 밝은 모습으로
변해 가셨습니다.
3개월 여 기간을 계시는 동안, 영적인 회복과 함께, 자녀들에게는 그동안 사시는데 급급해서 보여주지 못했던
자상하고 유머러스한 원래의 모습을 보여 주시면서 아름다운 마무리로 부르심을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10월 27일 오후. 청명한 날씨에 정말 예쁜 모습으로 평화롭게 하나님 품에 안기셨습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