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무자 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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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경 란 전도사
병동 자원봉사자실장
 
권○덕(상악동 암, 52세, 여)
 
님은 금년 2월 10일에 남편과 함께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지금까지 영원까지 함께 할 신랑을 만
나기 위해 매일 신부수업을 하고 계십니다.
간혹 통증이 있거나 컨디션이 많이 안 좋을 때를 제외하곤 언제나 침상에 수줍은 새색시처럼 얌전히 앉으셔서
예배를 드리십니다.
님은 상악동 암으로 수술을 받은 후 후유증으로 청각장애가 생겼습니다. 잘 듣지를 못하시지만 보청기를 끼고
들으려 무척이나 애를 쓰십니다. 삑삑거리며 천국을 향해 주파수를 맞추시는 모습이 아름답기도 하고 한편으로
는 애처롭기도 합니다.
날마다 어렵게 들리는 그 말씀으로 그 얼굴엔 믿음이 쌓여가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병은 5~ 6년 전에 발병하였다고 합니다.
그동안 수술과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하신 후에는 집에서 생활하셨습니다. 1년 전 더 이상은 치료가 불가능 하
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본원 외래로 통원치료를 하셨습니다. 그러다가 통증이 너무 심하여 작년 12월 7일에 호
스피스 돌봄을 집중적으로 받기 위해 입원을 하셨습니다.
입원 당시 오른쪽 뺨이 벌겋게 부어 있었고 열감과 두통(콕콕 쑤시는)을 호소하셨습니다. 그리고 입이 잘 벌어
지지도 않고, 치아가 없어서 음식물을 씹기도 삼키기도 어려워 하셨습니다. 통증이 너무 심해서 잠도 못 주무시
고, 불안감도 매우 심해 하셨습니다.
 
하지만 며칠 지난 후, 이곳 생활에 점차 적응을 하게 되면서부터는 표정도 밝아지고 안정을 찾으셨습니다. 심한
통증도 과장님 처방이 잘 맞아서 해소되는 것 같았고 혈액성 분비물이 코에서 나왔으나 잠을 잘 주무셨습니다.
성도인 가족(딸)과 함께 복음 전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듣지를 못하시니까 어떻게 복음을 전할 수 있을까로 고
심하던 중 정태수간사의 제안으로 글로 써서 전하고 또한 입모양으로 인식하게 하여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그렇
게 하기를 수차례 반복하는 중에 드디어 신앙고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할렐루야!
그리고 1월 5일. 환자뿐만 아니라 병상을 지키던 남편까지도 영접 기도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같이 세례까지 받
으셨습니다.
그 후 매일 예배에 정성을 기우리시는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보입니다.
 
병의 진행은 좋았다가 나빠졌다가를 반복하고 있고, 또 같은 방 환우 여러분이 먼저 떠나시는 것을 몇 차례 보면
서도 전혀 흔들림이 없는 모습으로 지내고 계십니다.
 
님은 결혼 날짜를 받아놓고 그날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영락없는 신부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