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무자 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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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미 라
로뎀나무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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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 중(남. 86. 폐암)
 
“천국에 들어 갈 줄로 믿습니다!” 이것은 매일 드리는 저녁예배를 마치면서 쉼터 식구들이 일제히 외치는 구호
입니다.
어르신은 그렇게 믿고 원하시던 곳으로 지난 1월 29일 조용히 떠나 가셨습니다.
 
어르신은 노인성 질환(디스크. 중풍)을 가지고 계시면서 동시에 폐암말기에 계셨습니다.
쉼터의 취지는 말기 암 판명을 선고를 받은 직 후, 극심한 정신적 충격파로 고통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단기보호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인성 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계신 분들을 위하여는 ‘공동생활가정’을 개설하여 함께 모시기도 합니다.
 
군포에 사시던 어르신은 2008년 12월. 모대학 병원에서 퇴원하시면서 곧바로 이곳으로 옮겨 오셨는데 아드님의
이야기로는 주치의 선생님은 ‘6개월을 넘기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예견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어르신은 조용하고 편안한 이곳 분위기를 좋아하셨고, 곧바로 적응하기 시작하셨는데 특히 예배에 열심
히 참석하셨습니다.
예배를 드리면서 흥이 나시면 우리들보다 찬송을 더 크게 부르곤 하여 몸에 무리가 가실 것 같아서 제재를 하기
도 하였습니다.
특히 좋아하시던 찬송가는 405장 “나 같은 죄인 살리신 그 은혜 놀라워...”와, 456장 “주와 같이 길가는 것 즐거
운 일 아닌가”였는데 때로는 부르시면서 눈물을 보이시기도 하셨습니다.
고맙게도 다니시던 교회(군포제일교회)와 아드님 교회(은혜와 진리의 교회)에서는 교역자분들이 자주 방문해서
기도해 주심으로써 끝까지 소속감을 잃지 않게 해 주셨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아저씨는 점차 왕성하신 식욕을 회복하셨는데 매끼마다 우리들 보다 식사량이 많으셨고 그릇
을 완전히 비우시곤 하셨습니다.
영육간의 안정을 취하시니 회복이 아주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촉탁의로 보살펴 주시는 메트로병원 전세현 과장님은 “이곳에 오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시며 놀라워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교과서적인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였습니다.
함박눈이 무섭게 퍼붓던 어느 깊은 밤에는 갑자기 엄청난 각혈을 하셔서 당황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눈길을
헤치고 달려와 주신 119 구급대원들의 수고로 무사히 응급실을 가시기도 하였습니다.
그런가하면 암세포가 점차 뇌와 전립선으로 전이가 되신 후에는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행동하시기도 하셨는데
엉뚱한 말씀도 하시는가 하면 좁아진 전립선 확보를 위해 삽입한 관을 자꾸만 잡아 빼시기도 하여 우리를 애태
우게 하실 때도 많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정신이 돌아오시면 미안해 하시던 마음이 여리고 착하신 분이셨습니다.
 
지난달 말. 키멕스 봉사자들의 송년위로회가 열렸을 때는 덩실 덩실 춤을 추기까지 하시며 한껏 분위기를 띄우
시기도 하셨습니다.
 
하지만, 역시 하나님의 때는 오직 하나님만 아시는가 봅니다.
언제까지나 그렇게 지내실 것 같으셨던 어르신은 그로부터 몇 일 지나지 않아서 급속히 상태가 나빠지게 되었습
니다.
미리 정해진 수순에 따라 자연스럽게 메트로병원 호스피스병동으로 옮기게 되셨고 전세현 과장님이하 의료진의
집중적인 돌봄으로 급한 위기는 넘기셨습니다. 그 후로는 줄곧 병원에 계셨는데 그곳에서는 각 병실에 연결된

영상예배를 드린 후, 목사님이 어르신 병실을 찾아 뵈면 이곳에서 하셨듯이 주먹을 불끈 쥔 손을 흔들며 “천국
들어갈 줄로 믿습니다”라고 외치곤 하여 병실 가득이 웃음을 선사하기도 하셨답니다.
그렇게 지내시던 어르신은 입원 29일 만에 평소 그렇게도 사모하시던 천국으로 조용히 자리를 옮기셨습니다.
 
지금은 같이 울고 웃던 지난날들의 일들이 마치 필름처럼 지나가고 있습니다. 더러는 힘든 일도 있었지만 남이
모르는 보람도 컸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어르신.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우리 다시 꼭 만나요. 그때는 활짝 웃는 얼굴로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