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며 사랑하며 *
555
1111

최경순 권사
제 21기. 목요A팀
11.111111
오늘도 새 날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부족하고 어리석은 제가 주님의 사랑을 받고 그 사랑을 조금이라도 나눈다는 명목으로 안호선과 인연을 가진지
도 2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에 많은 환우님들을 뵙고 그 가족들이 사랑으로 끝까지 헌신하시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많은 감동과
더불어 새삼 가족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 보곤 하였습니다.
 
2월 24일 ‘무지개 가족모임’에 함께 하자는 팀장님의 요청을 듣고 집이 가깝다는 이유로 승낙을 하였습니다. 약
속시간과 장소를 전해 듣고는 시간 전에 먼저 가 있어야 할 것 같아 부지런히 서둘러 보았습니다.
조금 있으니 낯이 익은 남자분이 인사를 하기에 보니 고 최 O수집사님 남편 분이셨습니다. 반갑기도 하고 이렇
게 뵈올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병상에서도 화장도 하며 밝은 웃음을 잃지 않으려 하시던 애틋한 고인의 모습이 떠올라서 마음이 아팠습
니다.
한 분 한분 도착하시는 동안에 목사님이 오셨고, 자리를 잡고 예배가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모두가 서먹해 했지만 같은 입장이다 보니 슬픔이 되살아 나는 듯 감정을 애써 감추며 흘리는 눈물을
보면서 저 자신도 마음이 숙연해지며, 병상에 계시던 환우 분들을 대하는 것보다 마음이 더 무거웠습니다.
제 자신도 몸이 아파 보았고, 사랑하는 가족을 먼저 떠나 보내기도 하였지만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사별가족들의
마음을 다 헤아리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그 어떤 말로도 위로와 격려가 될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슬픔을 대신할 수 없기에 그저 주님의 사랑을 나누면서 꼭 안아 주는 것뿐이었습니다.
 
이별...
어떤 종류의 이별이든간에 이별은 가슴 아픈 고통이고 슬픔이며, 상처이고 그리움입니다.
설혹 기쁨과 영광의 열매를 따오는 한시적인 이별이라도 이별은 마음 허전한 외로움입니다.
심지어는 구석마다 남아있는 흔적으로 인해서 지금도 여전히 같이 숨 쉬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도 합니다.
사랑하는 부모, 남편과 아내, 그리고 언니 자식을 잃은 아픔은 그 어느 것에도 비할 수 없습니다.
그러하기에 이별은 그 기간이 길던 짧던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외면하고 싶은 것입니다.
 
하지만 헤어짐은 언젠가는 다시 만날 것을 간절히 염원하는 아픈 의식일 뿐입니다.
쉽게 돌아서면서 이별이라고 단정하기 보다는 막차를 놓쳐버린 대합실의 승객으로 남아 있는 것이라 생각하면
조금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이 세상은 나그네의 길. 잠시 이 세상에 소풍 나왔다가 아버지 계신 본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소망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그곳 하늘나라는 이별 연습이 필요없는 영생의 나라이며, 장차는 우리들도 먼저 가신 가족들의 환영을 받으면서

들어 갈 곳입니다.
그때까지 남은 우리에게는 먼저 가신 가족들이 다하지 못한 몫까지를 최선을 다해 가며 씩씩하게 살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한동안 무거웠던 마음에 목사님의 말씀과 기도는 위로가 되었고.
바쁘신 중에도 한걸음에 달려와 주신 전세현과장님의 격려는 힘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후 함께 맛있는 식사를 나누는 동안에 모든 분들의 얼굴에 어느 덧 조금씩 웃음이 찾아 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 잠시 슬픔을 잊을수 있었고, 병동에서의 만남의 인연을 이어갈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던 것입니다.
 
오늘 하루를 보내면서 제 자신은 다시한번 감사의 조건이 생겼습니다. 눈으로 확인되는 주님의 사랑 때문이었습
니다. 세상이 아무리 각박하고 험하다고 해도 주님의 사랑은 모든 것을 녹일수가 있음을 보았습니다.
우리를 용서하시고 넉넉히 품으시는 주님의 사랑을 몸으로 실천하며 안호선을 이끌어 가시는 목사님과 모든 분
들께 하나님의 축복이 있으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