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무자 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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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강도사
행정관리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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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나오는 다윗, 욥, 바울이 위대한 것은 진짜 감사를 할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고난과 고통, 심지어 죽음 앞에서도 그들의 입술은 감사의 고백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
나님을 더욱 찬양 합니다.
그들은 감사로 모든 역경을 이겨나갔기에 성공적인 인생을 살 수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그날은 은혜가 넘치는 하루였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것 자체가 은혜로 느껴졌고, 말씀을 준비할 때도 그리고 설교를 할 때도 은
혜가 넘쳤습니다. 환우 분들을 만날 때도, 업무를 수행 할 때도 제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 찬 하루였습니다. 그렇
게 기분 좋게 마지막으로 1인실에 있는 환우 방으로 들어갔을 때였습니다.
그런데 전혀 생각지 못한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몸이 축 쳐져 있는 딸의 발 앞에서 슬피 울고 있는 어머
니를 보았습니다. 이십 여분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분의 곁을 서 있다가 나왔습니다. 그래도 안심이 안
돼서 봉사자 두 분께 그 자리를 지켜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수건을 짜낼 정도로 한참동안 울고 계셨다는 이야
기를 들었습니다.
그 어머니가 슬픔 속에서 절규 속에 하시던 이야기들이 하루 종일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이틀 후에 다시 만난 어머니의 얼굴이 너무 평안하고, 밝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오늘 얼굴이 환해보여서 보기
좋다"고 인사를 드리자, 그분의 말씀이 참으로 인상 깊었습니다.
딸의 발을 붙잡고 기도하던 중, 깨달음을 주셨는데 '하나님께 받은 은혜가 너무 큰데도 그동안 은혜가 은혜인줄
을 모르고 지냈다'는 것이었습니다.
통증이 너무 심했는데, 입원을 하면서부터 완화가 되었고,
아무것도 먹지 못했는데, 그래도 조금이라도 먹을 수 있게 되었고,
복부통증으로 2달 동안 앉아서 자야 했던 것을 이제는 이렇게라도 누워서 자고 있는데, 이 받은 은혜를 생각지
못하고, 원망만 했던 모습이 부끄럽다고 했습니다.
다만, 지금 너무 오래 자는 것 같아서 조금 걱정이 된다고 하며 환하게 웃으시는 그 모습에서 위대한 신앙인의
모습이 느껴졌습니다.
사랑하는 딸이 조금씩 하나님 앞으로 가까이 가고 있음을 직감하면서도 어머니는 감사의 조건을 나열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3일 동안 환우 어머니를 보면서 두 가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첫째, 호스피스에는 아픔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고통이 있고, 눈물이 있습니다. 실제 현장에는 훨씬 많은 상처들이 있습니다.
이것을 헤아리지 못한다면 그들의 삶으로까지는 들어가지 못하고, 겉에서만 맴도는 섬김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풍족한 삶을 누리는 그 순간에도 여전히 슬픔과 고통 속에 있는 환우 분들과 그의 가족들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더 겸손하고, 상대적으로 약자인분들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둘째, 진짜 감사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랫동안 호스피스 봉사를 하다보면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더 많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호스피스를 통
해 받는 것이 더 많다고 고백한다면, 그것은 바로 모든 것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일 것입니다. 비록 그리 아니하
실지라도 말입니다.
다윗(시23:4), 욥(욥23:10), 바울(빌4:13)의 모습이 어느 어머니의 진실한 감사의 고백을 통해서 투영이 되고, 그
것을 보며 깨달음이 주는 즐거움을 느낀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