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칭찬 릴레이 *
555
1111
예년과 다르게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던 이번 겨울…
하지만 어디에 그리도 매서움이 숨어 있었을까 싶게 차가운 날씨로 급변한 지 며칠째 되던 날, 메트로병원 호스
피스 병실에서 봉사를 하고 계시던 박순자 집사님을 만나 뵈었다.
집사님을 뵙는 순간 그 온화한 미소로 인해 코끝 시리게 달려온 필자의 추위가 한순간에 풀리는 듯한 따스함을
느꼈다. 봉사현장에서 여러 번 뵈었었지만 말씀을 나누기는 처음이라 약간의 긴장과 설렘이 있었다.
집사님은 오랫동안 간호사로 재직하시면서 은퇴 후에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늘 염두에 두고 계셨다고 한
다.
현장을 떠나신 후 시청 봉사 사이트에서 안호선 자원봉사자 교육 공고를 보신 후 가장 잘 할 수 있는 봉사임을
확신하시고 스스로 교육장을 찾으셨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9년째 꾸준히 봉사를 하고 계시는 남다른 경위를 갖
고 계신다.
 
집사님의 미소는 참 따뜻하다 그리고 조용하다.
조용함 속에 약간의 슬픈 느낌을 갖고 계신 듯 했는데 말씀을 들으면서 그 이유를 조금은 알게 되었다
학업에 뛰어나 특목고와 공립대를 거쳐 세무사로서 자격을 갖춘 장남이 부모의 바람과는 다른 방향으로 진로를
정하는 과정이 있었다.
현재 국내 선교단체에서 헌신하고 있는 아들을 마냥 축복하며 기뻐해 줄 수 없는 집사님 자신의 믿음에 대한 자
책과 아들에 대한 서운함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라고 하시면서
그동안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으셨다던 심정을 꺼내 놓으시며 눈물을 보이셨다.
그래서 하나님은 집사님을 안호선에 보내 주셨나보다.
봉사 초기에 섬겼던 동갑내기 피부암 환자와 유대가 깊었기에 지금도 가끔 생각난다는 집사님은 지금은 그때와
같은 긴장감이나 사명감이 좀 희석된 것 같긴 하지만 9년 세월 꾸준히 한자리에 있는 것 자체에 스스로 힐링이
되는 것 같다고 하신다.
때론 환우들이 적어서 별로 하는 일 없이 왔다가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럴 때일수록 자리를 지키며
준비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데 필자 또한 공감하는 바였다
집사님은 목요팀 일원이신데 팀장님을 위시해서 팀원들과의 유대가 좋기로 안호선 내에서도 유명하다.
봉사는 물론이고 만남의 자리가 좋아서 목요일이면 어떠한 일이 있어도 참여하려고 애쓰신다는 집사님은 우리
봉사자들이 대부분 함께 느끼듯이 봉사를 통해 주는 것보다 얻는 것이 훨씬 많기에 직업과는 다른 기쁨과 의미
가 있어서 참 좋다고 말씀 하신다.
또한 오랜 세월 함께한 이들이 대부분이어서 서로 간에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모임이라 병원에 올라오는 발걸
음에 힘이 난다고 하시니 집사님에게 안호선은 하나님이 주신 화평의 선물임이 틀림없는 것 같다.
요즈음 남편분의 건강이 약간 좋지 않은 상태이시라며 기도부탁을 하신다.
또한 차남의 영육이 변화되는 올 한해가 되기를 기도하신다는 집사님…
지난 세월의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지켜주시고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모든 것 내려놓고 주님이 주시는 위로와
기쁨을 누리시기를 그래서 온화한 미소만큼이나 평안한 마음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안호선의 또 한분의 귀감이신 집사님과의 속 깊은 얘기의 끝을 맺었다.
 
(취재.정리: 8기 손규연 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