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무자 일지 *
555

권 경 란 전도사
자원봉사자실 실장,
목양위원
이○수(담도암, 64세, 남)

환자분은 2012년 5월 초에 영동세브란스 병원에서 담도암을 진단 받으시고 대체의학 병원에서 치료 받으셨다고
합니다. 후에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받으셨고 집에서 계시다가 상태가 악화되어 호스피스 케어를 받기 위해
입원을 하셨습니다.(11월 22일)
환자분은 호흡곤란도 심하고, 의식상태도 혼미하고(환청, 환시), 통증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주무셨고, 통증이
너무 심하여 환자분은 불안한 상태이셨습니다. 또한 욕창이 거의 전신에 생겨 있었습니다. 암조직이 척추로 전
이되어 욕창방지를 위해 체위변경을 해드려야 하는데 얼마나 허리 통증이 심한지 손을 대기만 해도 비명을 지르
셔서 엄두도 못 내었습니다.
 
입원 후 3일 되던 주일에 예배를 드리고 병실을 나오는데 환자의 부인이 쫒아 나오며 할 말이 있다고 하셨습니
다. 병실 옆의 휴게실 의자에 앉자마자 딸과 함께 의자를 앞으로 끌어당기며
“우리 남편에게 세례 좀 주세요. 천국에 가야잖아요.”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다시피 세례가 달라고 하면 주는 것이 아니므로 자세하게 설명을 드렸더니 곧 수긍을 하
셨습니다. 그리고는 “저는 친정이 다 믿는 집이예요. 그런데 남편과 결혼을 하면서 남편의 반대로 수 십 년 동안
교회를 못 다녔어요. 이제 남편이 돌아가시면 저도 교회에 다시 갈꺼예요……” 마치 물이 쏟아지듯 계속해서 말
씀을 하셨습니다.
그 분의 얼굴에서는 가뭄 때문에 갈라진 논바닥처럼 영혼의 심한 갈증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분의 손을 잡고 돌아가신 후 교회에 나가실 것이 아니라 남편도 예수 믿어 천국 가실 수 있게 하
고, 가족들은 지금부터 시작하자고 하며 함께 기도 했습니다. 가족들은 그렇게 하겠다고 하시며 눈물을 흘리셨

습니다.
 
하나님은 함께하는 기도를 들으셨습니다. 입원하신지 3일 되던 날부터 통증이 조절되고 처음으로 편하게 잠을
주무셨다고 했습니다. 6일 되는 날에는 말씀도 잘하시고 믿음 좋으신 음악치료사 선생님과 하는 시간에 노래도
따라 부르셨습니다. 그 때부터 말씀을 전해드리기 위한 작전이 시작 되었습니다.
전도보다 앞서 목욕, 발마사지, 굳어진 팔과 다리 관절 운동 등 정성스레 섬김으로 욕창도 좋아지고 일시적이지
만 며칠간 전반정인 상태가 좋으셨습니다. 성령님의 만지심으로 부드러
워진 마음에 기도를 해드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말씀을 전했고, 드디어 12월 13일 가족들과 많은 봉사자
들의 축하를 받으시며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세례 이후에서 수시로 구원의 확신을 점검하며 가족들과의 좋은 시간을 갖도록 해드렸습니다. 가족들은 날마다
오셔서 환자분의 손을 잡고 힘을 내라고 격려하며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붙잡으려는 듯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12월 말부터 상태가 악화 되더니 해를 넘긴 2014년 1월 3일 새벽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천국으로 떠나셨습
니다.
환자분은 남은 가족들에게 가장의 구원 문제에 대한 짐을 내려놓게 하는 가장 귀한 선물을 주시고, 또 다시 만날
수 있는 기쁨을 남기셨습니다.
 
이 환자 분을 섬기시면서 천 년을 하루같이 기다리며 오래 참으시고 온 가족을 구원하시고 회복시키시는 하나님
을 뵙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자들아 주께는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다는 이 한 가지를 잊지 말라
주의 약속은 어떤 이들이 더디다고 생각하는 것 같이 더딘 것이 아니라 오직 주께서는 너희를 대하여 오래 참으
사 아무도 멸망하지 아니하고 다 회개하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 (벧후 3: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