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뇌종양, 51세, 남)

환자분이 금년 8월 23일에 입원을 하셨으나 저는 이틀 후인 월요일에 뵐 수 있었습니다.

입원 내내 의식이 없으시다가 9월 10일엔 이야기를 하거나 큰소리가 나면 눈을 뜨셨습니다. 그러나 눈을 맞추지

는 못하셨습니다. 그래도 부인 권사님은 눈을 떴다고 상기된 목소리로 말씀하시면서 좋아하셨습니다. 지푸라기

라도 잡는 심정이랄까요? 그것도 잠깐이고 의식이 없으셨습니다. 점점 가래가 많아져서 자주 썩션을 해야만 했

습니다.

입원 내내 환자분은 반응이라고는 거의 없으셨습니다. 그래도 쉬지 않고 체위 변경을 해주시고 손발을 주물러주

시며, 귀 가까이에 하나님의 말씀을 읽어 주시고 기도해주시면서 항상 극동방송을 들려 주셨습니다.

저는 이 환자분의 가정과 함께 하면서, 성경 창세기를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이 말하는 형통

이 아니라 요셉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 사역을 이루어 가시는 모습을

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신앙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부모님과도 잠깐 서먹했었지만 화해를 이루시고 장례

식까지 아름답게 마치셨다고 합니다.

43일간 입원을 하셨는데 반응 없는 환자분을 간호하시면서도 부인 권사님의 낙심하는 모습을 한 번도 못 보았습

니다. 두 분이 모범적으로 신앙생활을 하셨다고 오시는 분들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부인 권사님은 음악치료 시간을 아주 좋아하셨는데 그때 노래 가사를 써 내놓으셨습니다.

그러자 작곡을 전공을 하셨던 치료사님은 아름답게 노래를 만드셔서, 노래하는 사람에게 노래를 부르게 하여 녹

음까지 해 오셨습니다. 다음은 권사님께서 쓰신 노래 가사입니다.

- 그대를 향한 나의 노래 -

혜성처럼 나타나 주었던 당신

열정적인 사랑에 눈멀었었지

기쁘고 즐거운 시간도 잠깐

괴롭고 힘들어 지칠 때면

늘 웃으며 다가와 했던 말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하는 당신 목소리

이제 일어나야 할 시간입니다

이제 행복해야 할 시간입니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했던 당신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떠나가며 전해준 한마디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하는 당신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