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 봉사를 시작한 동기는 매우 단순했습니다.
꿈이 의사이고 학교에서 마침 호스피스 봉사 동아리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에서 환자들을 도우면서 내가 나중에 환자들을 잘 치료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봉사활동을 할 때에는 환자 분들을 돕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환자 분들의 발을 만져드리고 손을 만져드리고 몸을 씻겨 드리면서 내 몸이 불편했지만 보람차고 뿌듯한 마음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호스피스 봉사를 가면 5~12명 정도의 학생들이 함께 봉사 활동을 했습니다.
친구끼리 있으면 장난도 치고 말도 많이 하지만 봉사 활동을 할 때에는 다들 진지해지고 진심으로 봉사 활동에 임했습니다.
호스피스 봉사를 처음 겪는 학생들이 봉사 초기에는 많아 병원 내부에서 헤매고 무엇을 할지 모르는 상태로 방황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봉사 경험이 쌓이면서 봉사 활동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환자 분들의 발을 만지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이제는 몸 씻는 것을 도와드리는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호스피스 봉사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것은 환자 분의 생일 파티를 함께 축하해준 일입니다. 환자분들은 병원에서 생활하면 기분이 침울해지고 여러 가지 제약을 받고 사는데 생활 중에 파티를 경험하면서 행복해하셨습니다.
몸이 제일 힘든 상황에서 가족뿐만 아니라 많은 학생 봉사자들이 진심으로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는 것은 환자 분에게 큰 힘이 되었을 것이고 기억에 오래 남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평상시 봉사 활동에서 이루어지는 보호자 가족 분들과 대화 나누기 또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사실, 병원에서 환자도 고생하지만 환자의 보호자도 고생하고 있습니다.
봉사 활동을 하면서 환자 몰래 우는 보호자를 많이 뵀는데 봉사자들 또한 공감하면서 함께 슬퍼하기도 했습니다.
소중한 한 생명이 갑자기 위험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인 가족, 친구 등에게 평상시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남이 내 마음에 안 들 때가 있더라도 살아 있을 때에는 받아주는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교훈을 호스피스 봉사로부터 배우게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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