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복 권사(안양감리교회, 제12기)
 
우르릉 쾅!
어릴 적 천둥소리에 크게 놀란 적이 있던 제게는 천둥소리와 번개를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으로 생각하면서
살았습니다. 지금 제 나이 마흔 여섯 두 아이의 엄마임에도 불구하고 혼자 있을 때 천둥과 번개가 치는 날이면
무섭고 두렵습니다.
2004년 6월 어느 날 호스피스교육을 받을 때였습니다. 임종연습시간에 실제로 관에 들어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동료들의 입관 과정을 지켜보면서도 별로 마음의 동요를 느끼지 못한 채 내 차례가 돌아왔습니다. 이것은
호스피스 교육의 일부니까 크게 마음을 잡고 목사님 앞에서 유언장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유언장을 다 읽은 후
덤덤히 관에 들어가 누웠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짧은 1～2초 사이에 내 마음이 크게 동요하기 시작했고, 지난
46년간의 삶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기 시작하면서 무섭고 두려움이 엄습해 오기 시작했습니다. 내 눈에는 어둡고
캄캄하고 적막이 흐르는 가운데 하나님과 단둘이 맞대면한 환상이 지나가면서 너무 초초하고 절박한 상황이었
습니다. 저는 순간 예수님을 부르면서,
“ 주님! 저에게 시간을 허락해 주옵소서. 주님께서 저에게 시간을 허락해 주시면 제가 세상에 나가서 화해를 하
고, 용서를 하고, 용서를 받고 다시 주님 앞에 서겠습니다” 하며 기도를 드렸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서로
사랑하지 못하는 것을 그렇게 큰 죄로 여기시는 것을 그때 처음 깨달았습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교회에 출석하면서 어머님의 눈물의 기도로 자랐습니다. 지금도 믿음의 남편을 만나 믿음의
가정을 꾸리며 하나님 중심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성경공부, 성가대, 속회 지도자, 여선교회 회장까지 지내면
서 새벽기도, 철야기도, 주일 성수 등등…
나름대로는 주님을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찬양하면서 뜨거웠고, 기도하면서 눈물이 마르지 않았는데…
난 주님을 만나면 “주님 제가 왔어요. 주님을 사랑한제가 왔어요. 하며 춤을 출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 땅에서
용서하지 못하고 용서받지 못한 것이 그렇게 큰 걸림돌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 경험 이후 나의
기도는 크게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피 흘리신 이유를 분명히 알았고, “서로 사랑하며 살라”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구절구절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구원!
얼마나 큰 축복인가! 얼마나 큰 은혜인가? 찬송이 가슴의 깊은 곳에 새겨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새 병원 봉사 생활이 1년 4개월, 많은 환우 분들을 보면서 그 분들이 고통스러워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조금
은 이해가 됩니다.
내세의 소망의 확신이 없어서 …
하나님 앞에서 지은 죄뿐만이 아니라 서로 간에 지은 죄를 용서하고 용서받지 못해서…
절규하는 눈 빛이 나의 모습과 흡사함을 발견했습니다. 오늘도 주님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합니다.
“주님 용서하여 주옵소서. 주님의 십자가의 보혈로 정결케 하여 주시고 영원한 천국을 허락해 주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