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순(여, 80세, 폐암?뇌종양)

할머님께서는 2007년 6월 폐암과 뇌종양 진단을 받으시고, 집에서 지내셨던 분입니다. 8월부터 폐에 물이 차서

가슴이 답답하고 또 통증과 전신무기력감이 심해서 오셨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젊어서부터 언어장애와 청각장애가 있으신 분입니다. 그래서 사람들과 대할 때마다 어색해 하시

고, 두통과 흉부통증, 더군다나 입원으로 인한 불안감으로 늘 표정이 굳어 있으셨습니다. 그래서 자주 화를 내시

고, 말 못하고 듣지 못하는 분들의 특징인 불분명한 발음으로 크게, 외마디의 소리를 자주 지르셨습니다. 예배시

간에도 관심이 없으셨습니다.

성격도 무뚝뚝하시고 두통이 자주 있으셔서 저도 처음엔 다가가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매일 손을 쓰다듬어드

리고 가끔은 안아드렸습니다. 그러던 며칠이 지나면서 할머니는 변하기 시작하셨습니다.

며칠 전 점심 식사 후 그 병실에 들어갔을 때 할머니께서는 딸기를 드시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접시 한 귀퉁이로

딸기 2개를 따로 놓아 두셨는데 제가 들어가자마자 손을 흔들어  부르시곤 “머어(먹어)”하면서 부득이 제 입에

딸기를 넣어주신 후 또 “ 더 머어(더 먹어)”하셨습니다. 청각장애로 인한 불분명한 발음이지만, 할머니의 사랑이

아니라 할머님을 통해서 저에게 부어지는,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사랑이었습니다.

이후부터 할머니께서는 예배시간에는 꼭 앉아서 계시고, 기도해드리면 함께 하시고 “아멘”하시라고 하면 제 입

모양을 보시고 “아멘”을 하십니다. 

김용택 시인의 시에 「참 좋은 당신」이란 시가 떠오릅니다.

요즘 저에게 할머니는  그런 분이십니다. 저는  매일 이렇게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