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며 사랑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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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사모 - 제 14기. 화요 B팀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언덕길을 숨이 차도록 걸어오시는
봉사자님들의 환한 얼굴을 뵈면 존경스런 맘이 그지없다.
평소 관심을 갖고 꼭 해보고 싶었던 호스피스에 발을 들
여놓은 지 어언 5년… 하나님의 은혜로 시간이 참 잘도
간다.
언제부터인가 호스피스란 말이 뇌리에 각인되며 여건이
되면 나도 꼭 동참하고 싶었는데 마침 과천에서 부교역
자 생활을 하고 있을때 이미 봉사를 하고 계시던 박권예
집사님의 소개로 성큼 발을 들여 놓게 되었다. 어느 날 기
도 하던 중에 주님께서 봉사와 전도의 사명을 강하게 부
여하시는 감동이 왔다.
전도는 교회에서 집사님들과 나름대로 하고 있었는데 봉
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주님께 물어 보며 고민 하던 중이었다.
그래서 언젠가 좀 더 나이 들어 여유가 생기면 하려고 미뤄두었던 호스피스 봉사를 갑자기 생각하게 되었고,
2005년 3월에 14기로 교육을 받게 되었는데 그 해에 우리사역에 있어 일생에 큰 변화가 생겼다. 3월에 교육을
시작해서 임상실습에 들어갈 5월쯤 목동에 있는 한 교회에서 청빙을 받게 되었다. 요새는 목사님 청빙시에 사모
님들 면접도 본다하더니 아니나 다를까 목사님 면접 시에 같이 가게 되었는데 청빙을 주관하시는 노회 목사님께
서 나에게 혹시 봉사활동 같은 것을 하고 있냐고 물어보시는 것이었다. 나는 교육도 안 끝난 교육생 주제에 호스
피스 활동을 하고 있다고 감히 말씀드렸다. 그리고 호스피스 교육에 참석해서 김승주목사님께 우리가 목동에 있
는 교회에 서류를 냈으니 잘 되게 해달라고 기도 부탁을 드렸다. 그 때 김승주 목사님과 사모님께서 간절히 기도
해주셔 잘 된 것으로 믿고 참 감사드린다.
그리고 하나님 은혜로 목동평강교회에 부임을 하게 되어 교회에 와보니 이미 위암수술을 하신 분, 폐암을 앓고
계신 분, 암 병에서 고침을 받고 간증을 하시는 분, 얼마 전 암 병으로 사랑하는 아버님을 잃고 슬픔에 잠겨있는
분등 교회에 암과 관련된 성도님들이 많아 후일에 듣고 보니 나의 호스피스 활동이 교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어 점수를 높이 샀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오! 하나님은 어찌 그리 세밀하신지…
만일 그 때 호스피스교육을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봉사라는 말과는 담을 쌓고 있던 내가 목사님 청빙시 무슨 도
움을 줄 수 있었을까?
그렇게 해서 봉사를 시작하던 중 생각지 못했던 셋째를 갖게 되어 봉사를 잠시 쉬게 되었다. 고등학생인 큰아이
와 작은 아이가 방학 때엔 봉사를 해야 해서 호스피스에 데리고 오게 되었는데 어느 날 큰 아이가 " 엄마는 너무
이기적이에요. 봉사를 하려면 꾸준히 해야지 아쉬울 때만 하세요."하며 핀잔을 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왕하려
면 하는 체만 하지말고 열심히 하라고 한마디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계속 미루고 있던 병실 봉사를 다시 시작하여 화요 오후 팀에 합류하게 되었다.
 
지금도 교회일로 이모저모 매주 참석을 하진 못하지만 내가 이렇게 건강하여 다른 사람을 위해 조금이나마 힘이
돼 줄 수 있다는 사실에 감격하며 병원에 오게 되었다. 요즘은 방항때라 아이들과 같이 봉사를 오는 데 몇 년을
계속 오다보니 아이들도 봉사하는 것을 기쁨으로 여기며 즐거워하고 나름대로 엄마가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것
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다. 요새는 학교에서 방할 때 하는 봉사활동도 여기 저기 다니는 것보다 한군데를
지정하고 꾸준히 하는 것에 대해 입학사정관제등에서 점수를 높이 준다고 한다. 방학 때만 되면 봉사할 곳이 없
어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학생들에 호스피스 봉사를 강추(강력추천)한다.
큰 아이는 커서도 꾸준히 봉사를 할 것이고 기회가 되면 호스피스 인증도 받겠다고 하며 열심히 낸다.
감사하게도 하나님의 은혜로 최근에 자동차가 생겨 호스피스 오는 길이 훨씬 빠르고 편하게 되었다. 또한 화요
팀에 소속이 되니 푸근한 언니 같은 팀장권사님과 자주 뵙는 권사님, 집사님들에게도 친근한 친밀감이 형성되어
봉사를 오는 날이 더 즐겁게 되었다. 예전에는 시간 나는 대로 오다 보니 이날저날 오게 되어 소속감이 없었던
것이었다.
 
때로 죽음과 앞서 숙연하게 싸워 나가시는 환자분을 뵐 때마다 너무 죄송하고 대단하게 생각이 되며 내가 건강
한 것이 얼마나 감사할 일이고 순간순간 함부로 살아서는 절대 안 될 것 같은 강한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살아 있음을 자체가 내가 감당해야 할 사명임을 깨달으며 주님 앞에 가는 그 날까지 부족하나마 환우 분들께 작
은 힘이 되어 드리고 싶다. 봉사를 하면 할수록 환우 분들께 다가가는 것이 조심스럽다. 괜히 간신히 잠들어 주

무시는 분들의 발을 주물러 깨우는 것은 아닌지,
 
오랜만에 만나 봉사자들과 반가운 마음에 수다를 떨며 병실을 소란케 하지는 않는지, 내가 건강하게 있음의 우
월감이 나도 모르게 드러나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병실에 들어갈 때마다 하나님께서 말과 행함에 지혜를 주시
도록 기도할 뿐이다.
 
"호스피스 환우 여러분, 사랑합니다. 힘내시고 주님 앞에 조금 먼저 가시는 길이 기쁨이 되시도록, 저희들의 작
은 힘이 큰 도움이 되시도록 기도하며 열심히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