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며 사랑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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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정 민 선생
하사모회장
 
저희 하사모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이들의 모임’의 약칭입니다.
평소에는 로뎀나무를 중심으로 봉사를 해 오고 있지만, 하루찻집과 같은 특별 행사가 있을 때는 안호선 회원 분
들을 뵙기도 하지요.
 
저희는 해마다 연말이 되면 노숙하시는 분들을 찾아뵙고, 조금씩 추렴한 돈으로 장갑. 양말. 귀막이. 목도리. 옷
가지 등을 구입하여 따뜻한 차, 찐빵과 함께 나누어 드리고 있습니다.
이 방문은 IMF 때부터 시작하여 꾸준히 지켜 온 연례행사입니다.
처음에는 서울역을 중심으로 시작하였으나 언젠가 부터는 노숙하시는 분이 줄어들면서 여러 곳을 찾아다니다가
2년 전부터는 수원역을 중심으로 시행해오고 있으며 올해는 12월 18일(토) 심야의 시간을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더운물을 준비해서 갔는데 실수로 그만 가는 도중에 쏟게 되어 한밤중에 참으로 난감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옆 가게의 도움으로 즉석에서 물을 받아 데워서 행사를 무사히 치를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술을 드신 것 같았습니다. 가까이에서 술 냄새를 맡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만 추위와 배고
픔과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그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니 이해할 수가 있었습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아주 조용히 불러 드렸습니다.
웬일인지 처음부터 찬양을 못 부르게 막는 분도 있어서 당황하였고, 아예 등을 돌리고 외면하여 앉는 분… 멀리
서 구경하듯 쳐다보는 분들…대부분이 경계 내지 무관심을 보였습니다. 처음 얼마동안은 어색한 시간이 흘렀습
니다.
하지만 찬양을 마친 후. 목사님께서 잠시 저희들에 대한 소개와 이곳을 찾은 목적을 말씀하시게 되자 고개를 끄
덕이는 등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셨고 한두 분 씩 다가오기 시작하셨습니다.
따끈한 차, 빵과 함께 선물을 나누어 드릴 때는 간혹 욕심 부리는? 분도 계셨지만 대부분이 고마워 하셨습니다.
약 50여분을 만났는데 어떤 분은 특별히 복음을 전한 것도 아닌데도 연신 ‘주님의 은혜야’ 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심지어 오늘(주일 새벽이었으니까) 교회를 나가겠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감동적
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실천적 선교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자리를 떠나면서 “용기를 잃지 마세요”하며 위로의 말을 드렸을 때는 많은 분들이 정말 고마워 하셨고 “감사합
니다”라며 마주 인사해 주시는 분들이 올해는 유독 많으셔서 그 또한 감사하고 기쁜 일이었습니다.
 
그날 목사님은 저희들에게 ‘신앙인의 성공 기준은 무엇인가?’고 물으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은 마지막 날에 ‘나 때문에 웃은 사람이 몇 사람이었나?’로 평가된다고 하셨습니다(마25장의
양들처럼). ‘세상은 나 한사람 웃기 위해서 남을 울릴 수 있지만, 우리는 나 한사람 울어서라도 남을 웃게 해주어
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이 십자가 정신이며, 십자가 정신으로 사는 것이 진정한 성공 인생이라고 하셨고, 중간결산이라고 할 매년
의 결산 기준도 그래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날따라 가슴에 와 닿는 말씀이었습니다.
 
‘나눔 행사’를 마치니 새벽 2시가 가까웠습니다.
참으로 매서운 날씨였습니다만 웃음을 잃은 이들에게 잠시나마 ‘웃음을 찾아 주었다’는 보람 때문인지 빨갛게
얼어버린 얼굴임에도 모두가 행복해 하였습니다.
그날의 ‘나눔 행사’는 2010년을 넘기면서 저희가 받은 축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