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칭찬릴레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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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덕 희 집사
제 3기
눈이 많이 오는 12월 하순 경.
요양보호사이면서도 봉사자로 바쁜 날을 보내고 계신 배덕희 선배님을 뵙게 되었다.
우선 나지막한 음성의?자애로운 목소리를 들으면서 편안한 마음이 될 수 있었다.
선배님은 1999년도에 안호선 자원봉사자교육을 받으셨는데 이미 그 이전 12년 전부터 과천시 문원동에 거주하
면서 독거노인 대화 상대로서 봉사를 하였다고 한다.
그러던 중. 봉사에 대한 좀 더 체계적인 지식과 훈련의 필요를 절감하며 전문 호스피스 교육에 참가하게 되었다
고 한다.
그 후 약 10년간을 메트로병원 호스피스병동 봉사를 다녔는데, 수년전부터는 경기도 광주의 조용한 전원에서 남
편(집사)과 ?미혼의 두 아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는 섬기시는 교회의 편찮으신 장로님 내외분께 도움을 드리다가 그 분들이 요양시설(남서울 너싱홈)로 옮
기심에 따라 시설을 방문해서 봉사하던 중. 그 곳에서도 도울 일이 많이 있음을 보고는 지금은 요양보호사로써
근무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바쁜 중에서도 휴무일이 되면 비봉에 있는 ‘로뎀나무’ 쉼터를 찾아 호스피스 봉사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
다.
 
알고 보니 그 가정 자체가 봉사와 나눔의 실천장이었다.
남편 김영일 집사님은 이미 40대 초반에 일면식도 없는 분에게 콩팥을 기증하신 적이 있으시단다. 둘째 아드님
도 얼마 전에 조혈모세포를 기증하시고 지금은 건강한 몸으로 직장생활에 충실하다고 한다. ‘자식은 부모에게서
삶을 배운다’고 하던 말이 딱 들어맞는다.
이런 가정이니 선배님도 당연히 무엇인가를 기증을 하셨지 않으셨을까? 하고 궁금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미
사후 장기기증을 약속하고 계신 상태라고 하였다.
이전에도 이미 친정아버님을 소천하시기 직전까지 지극 정성으로 돌보아 드림으로 평안한 임종을 도와 드렸으
며, 얼마 전에는 위암판정을 받고 고생하시던 시아버님(장로님)을 집으로 모셔와서 임종을 하시까지 정성껏 돌
보아 드리다가 편안히 하늘나라로 보내 드리셨다고 한다.
선배님은 가정에서 까지 호스피스 사역을 실천하고 계신 진정한 호스피스였다.
김승주 목사님은 선배님을 ‘작은 거인’이라고 하셨는데 대화중에도 틈틈이 그것이 사실임을 느낄 수가 있었다.
 
호스피스 봉사를 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보람으로 ‘가장 무거운 짐’을 함께 나누는데 있다고 한다. 그리고 “최악
의 절망적 상황에서 고통하시는 분들께 따스한 위로와 희망적 격려로 함께 할 수 있다는 일 자체가 축복이다”고
하였다.
사실. 가벼운 짐도 나누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무거운 짐이라면 회피하거나 아예 포기하기가 십상이다. 죽음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죽음의 길은 언제나 외롭고 서럽다.
 
하지만 인생이란 어차피 ‘주고받음의 관계’인데, 기왕이면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입장 자체가 축복이 아닌
가. 우리는 하나님께 정말 많은 것들을 받고 있으면서 그것이 내 것이라는 착각과 함께 때론 나 혼자 사는 것에
도 버거워 할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선배님은 평범하면서도 결코 평범하지 않은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호스피스 뿐 아니라 인생의 선배로서도 너무나 귀감이 되신 분이시다.
 
‘나눔은 바이러스’다.
나눔은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주변까지를 훈훈하게 만든다.
그날따라 눈이 많이 내리고 몹시 추운 날인데도 선배님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는 지금이 눈보라가 치는 겨울이
라는 느낌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선배님의 삶으로 시작되는 ‘나눔의 바이러스’가 새해에는 더욱 널리 퍼져 나가서 이토록 각박한 세상이 하루라
도 빨리 따스하고 훈훈한 세상이 되어지기를 소망한다.
 
(대담. 정리: 김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