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칭찬 릴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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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해 권사
제 2기. 안양제일교회
11.111111
2월의 따스한 오후 대선배님이시며 토요 B팀장이신 정여해 권사님을 만나 뵙게 되었다.
아름다운 브레싱하우스에서 허브티를 마주하고 앉아 참 지적(知的)이며 여성스럽게 세월의 흔적을 간직하고 계
신 선배님을 뵈면서 우리 봉사자들에게는 하나님께서 나이도 비켜가는 은혜를 주심을 느끼게 되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결코 칭찬을 받을만한 특별한 일을 하지도 않았기에 본인의 이야기를 거론하는 것조차 부끄
럽다”는 겸손으로 인사를 대신하신다.
호스피스 봉사의 동기에 대해서는 파킨슨병을 앓고 계시던 시어머님을 8년 동안 집에서 모시게 되었을 때 당연
한 일로 여기며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소천하신 후에 돌아보니 좀 더 심정을 이해하고 돌봐 드렸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아
쉬운 마음이 컸었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삶의 극한점에 서있는 이들을 돌보는 호스피스 교육이 있음을 알게 되
었고 “이제라도 제대로 배워야 하겠다”는 생각에서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벌써 13년 전이다.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 계신 류승란 권사님과는 교육 동기이시면서 같은 교회에서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
다고 하신다.
 
봉사의 보람을 묻자, 극한 상황을 믿음으로 극복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오히려 강력한 삶의 에너지를 얻게 된다
고 하신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환자분을 여쭤보니 오래 전 눈 안쪽에 있는 암으로 안구를 적출하고서도 늘 찬송
을 즐겨 부르시는 할머님이 생각난다고...
그런데 충격적인 것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할머니는 우리들이 진심으로 이야기를 들어주는지, 건성으로 대하
고 있는지.. 여부를 다 알고 있다고 하셨다는 것이다.
그때 생과 사의 기로에서 사투(死鬪)하고 계신 분들을 우리가 얼마나 더 진실되게 돌봐드려야 하겠는가를 생각
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얼마 전에는 50대 여자 분이 있었는데 너무 힘들어 하셔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안고 기도를 해주고 있었는
데 바로 그 시간에 하늘나라로 떠나 가셨다고 한다. 그 사건을 평생 잊을 수가 없으며 자신이 하나님께 받은 특
별한 축복이라고 하셨다.
남편되시는 남훈우 집사님은 8기로 교육을 받으시
고 안호선 설립 초기에 재무위원으로 회계의 초석
을 놓는 봉사를 하셨다고 한다. 이를테면 부부호스
피스단인 셈이다.두 분의 헌신된 삶을 보면서 혹시
다른 좋은 일도 하고 계실 것 같았는데 아니나 다를
까 두 분 모두가 사후 시신 기증을 약속하셨다고 하
신다.
그리고 ‘원(願)도 없이 사용하고 남은 것인데 아직
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신앙인으로써 당연한
일’이라고 하신다.
 
교회에서는 유초등부, 중고등부 교사로 20여 년간
을 봉사하시면서 아이들을 위한 중보기도 사역을
감당하고 있으며 전도모임에도 열심을 내고 계신다는 믿음의 선배이기도 하시다.
평상시엔 고린도전서 10장 13절을 즐겨 암송하시는데 “하나님은 감당치 못할 시험을 주시지 않으시고 시험이 와
도 피할 길을 내주신다”는 말씀을 붙잡고 삶의 어려운 고비 고비 순간들을 이겨 내신다고 하신다.
 
우리가 봉사하기 전에 외치는 "나는 한 사람의 영혼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다"라는 구호 앞에서
가슴이 뜨끔거릴 정도로 ‘정말 내가 잘 하고 있나? 진정 그러한가?’ 를 돌아보신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겸허
함에 후배로서 존경심을 표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또 한분의 진실한 멘토를 알게 되어 그 기쁨이 큰 시간이었다.
 
대담시간 내내 느껴지던 따스함은 단지 창가로 스며드는 햇볕 때문만은 아니였음을 고백드린다.
(취재. 정리: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