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무자 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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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혜 숙 권사
제13기.안양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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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으로 시원하다 못해 시리기까지 한 계절이 되었습니다.
이때가 되면 여전히 또 하나의 연중행사가 진행 되곤 하지요. 바로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교육입니다.
1년에 2회 진행되는 이 교육을 통하여 우리 안양호스피스선교회는 또 다른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곤 합
니다.
봉사자 교육을 받는 예비 봉사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제게 주어졌습니다.
13기 교육을 수료하고 수년간의 봉사를 하던 중 직장관계로 지난 3여년의 공백을 가지다가 현재 진행 되고 있는
제27기 교육을 다시 수강하게 된 것입니다.
 
다시 찾은 교육장 환경은 제가 처음 교육을 받았을 때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였습니다. 휴식시간에 주어지
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찐빵을 비롯하여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임에는 틀림없는 일이지만 여전히 특유
의 유머 감각으로 이끌어 가시던 목사님과 몇몇 분의 봉사자분들의 모습도 그대로였습니다.
하지만 교육의 내용에는 약간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역할극과 보완요법으로 웃음치료.. 등 인데요. 특히 역할극
은 수요봉사팀원들이 중심이 되어 구성된 마샬연극단이 열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주어진 짧은 시간이었지만, 행복하던 가정의 중심이 되었던 어머니의 급작스런 치료불가 선고 앞에서 겪는 가정
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잘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교육을 통하여 들었던 말기 암 환우들의 심리변화를 매우 잘 표
현하고 있었는데 터미널(말기)임을 부정하고, 분노하고, 타협하고, 우울해하는 모습, 하지만 마침내는 봉사자들
의 돌봄으로 마음을 열고 죽음에 대한 긍정적인 수용의 과정을 그리고 있었고, 특히 남겨진 가족들에게 격려와
위로의 편지로 사별가족과 아픔을 함께하는 모습까지.. 짧은 시간에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는 현장의 모습을
어쩌면 그렇게도 리얼하게 그려낼 수가 있었을까요.
목사님은 늘 “교육의 목표는 기능 습득이 아니라 고통 하는 인간에 대한 이해랍니다”라고 강조하셨는데 눈물 없
이는 볼 수 없는 열연이었고 이곳저곳에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제가 접하지 못했던 웃음치료에 대한 기대도 하고 있습니다. 정말 많이 변한 듯합니다. 호스피스 교육이 너무 멋
지게 변한 것 같았습니다.
 
‘호스피스란 무엇인가’를 비롯하여 다른 기본과정들 역시 다시 들어도 변함없이 심금을 울리는 진솔하고도 현실
적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기에 호스피스 교육은 재강 삼강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강의를 들어도 늘 새로울 듯합
니다.
처음 호스피스교육을 접하면서는 무겁고 심각하고 왠지 웃으면 안 될 것 같고.. 그리고 실습을 잘 할 수 있을까?
봉사를 계속해서 할 수 있을까? 라는 염려가 많았는데, 재교육을 받는 지금은 훨씬 마음의 여유가 생깁니다.
들려주시는 말씀들이 머릿속에, 마음에 남습니다.
뿐만 아니라 습관에 젖어있던 내 모습을 보게 됩니다. 타성에 젖어 이러저런 일을 하던 제게 다시금 처음 품었던
마음을 되찾게 합니다.
목사님은 틈틈이 “호스피스는 봉사자 자신의 삶의 태도를 점검하는 기회”라고 강조하셨는데, 실제로 봉사뿐만
아니라 내 삶 자체에 영향을 주는 재교육이 되고 있습니다. 듣고 또 들어도 너무나 좋습니다.
강사님들이 호스피스 환우들을, 그리고 그 남겨진 가족들을 정말 많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준비하시고 그런 마음
들이 교육생들에게 까지 함께 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강의를 하시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런 것들은 처음 교육을 받을 때는 느껴보지 못한 것들이었지요.
 
현재 교육이 50%정도 진행되었으니까 남은 강의를 다 듣고 나면 또 어떤 감흥이 남을까요. 기대를 하며 기다려
봅니다.
예전에 누군가는 ‘교육을 받은 지 5년 정도 되면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했던데 그런 말이 왜 나왔는지를 이제
는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봉사를 하신 분들은 현실적 필요에 따라 아마도 저보다 더 큰 공감대가 형성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처럼 조금 쉬었던 분들은 다시 처음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에는 틀림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이렇게 아름다운 일들을 꿈꿀 수 있고, 행하게 하시고, 누리게 하시는 우리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드립
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