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칭찬 릴레이 *
555
1111

류승란 권사편
2기. 월요A팀. 실행위원
 
안양역에서 29기 자원봉사자 교육이 있는 안양제일교회를 찾아가는 길, 길 양옆에 쭉 늘어선 유흥가의 주점, 음
식점, 노래방들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하였다. 초저녁부터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운 분위기까
지는 좋으나 차츰 술잔이 오고 가고 환락과 쾌락을 추구하며 타락의 길로 가게 될지도 모를 젊은이들을 생각하
니 안타까운 마음이 그지없었다. 그 가운데 거룩한 성(城)처럼 우뚝 선 안양제일교회가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겠
다.
“주여, 이 땅을 고치소서. 우리의 젊은이들이 새벽이슬 같이 나아오게 하시고 순결한 주의 백성이 되게 하여 주
옵소서”하는 기도를 드리며 교회에 도착하였다.
교육기간이면 매주 어김없이 환한 미소로 후배들을 반겨주시는 류승란 선배님 얼굴을 기대하며 교육장을 찾았
다.
때마침 김석균 전도사님의 은혜로운 찬양과 간증이 시작되고 있었고 뜨끈뜨끈한 찐빵과 향기로운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특권(?)을 누리며 권사님의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우리네 주부 대개가 그러하듯이 권사님 역시 자녀들 양육과 교육에 젊은 시절의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살아왔다
고 하신다. 덕분에 자녀들이 잘 성장하여 어느 정도 자기 앞 가림을 하게 되면서 문득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있었다고 하신다.
여태껏 한 집안의 착한 며느리, 아내와 엄마로서는 충실하려고 노력하였으나 왠지 허전하였고 스스로의 정체성
을 찾아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길은 찾는 자에게 열린다’고 하였던가? 때마침 교회에 붙어 있는 호스피스 교육 전단지가 눈에 확 들어오면서 ‘
바로 이거다’싶었다고 하신다.
그 즉시 교육을 신청하게 되었는데 첫 날 첫 시간부터 눈물, 콧물을 흘리며 은혜를 받으셨다고 한다. 동시에 그
동안 늘 마음을 무겁게 누르던 무어라 말하기 어려운 어떤 부담감 같은 것이 일시에 떠나가는 것을 느꼈다고 하
신다.
그리고 마치 쟁기를 이용해 겨우내 눌려 있던 밭을 힘차게 갈아 나가 듯’어떤 거센 힘에 의하여 그동안 눌려있던
마음 밭이 갈아지는 것을 느껴졌다고 하신다.
그때를 권사님은 하나님의 소명 과정이었다고 믿고 있으셨다.
교육 수료 후, 초창기에 봉사회장직을 다년간 섬기게 되었고 매주 월요일은 호스피스 봉사의 날로 정하여 여태
껏 14년을 빠지신 날이 거의 없다고 하니 오늘날 안호선의 “주춧돌 같은 분이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김승주 목사님은“안양제일교회에서 파송하신 평신도 호스피스 선교사 같으시다”고 귀띔하신다.
 
알고 보니 권사님은 놀랍게도 루프스라는 희귀성 난치병을 갖고 계셨다. 이병은 언젠가 유명 방송인 최윤희씨가
앓고 있었다고 하여 알게 된 무서운 병이 아닌가?
그토록 무서운 질병을 몸에 지니고도 가정에서는 현모양처로, 교회에서는 유아부 교사로, 사회에서는 호스피스
사역자로 1인 다역을 넉넉히 감당하고 있다는 데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더구나 작은 체구의 선배님이
아니시던가. 그야말로 작은 거인이시다.

 
권사님은 봉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대학교수이시던 친정 작은 아버지를 우리 호스피스 병동에 모시게
되었는데 작은 아버지는 권사님의 처녀시절, 집안에서 처음으로 예수님을 믿게 된 권사님을 혹독하게 야단치시
며 몹시 못마땅해 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세월이 많이 지난 후, 이번에는 당신이 환자 입장으로 오시게 된 후에, 날마다 찾아오셔서 극진한 정성으
로 궂은일도 마다 않고 돌보아 주시는 조카를 보며 옛일을 미안해하심은 물론, 찾아오는 모든 일가친척들에게 “
우리 집안에서 제일 훌륭한 사람이 승란이다. 너희들도 예수 믿고 승란이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어라”하시며 본
인도 주님을 영접하시고 편안하게 지내시다가 하늘나라로 가셨다고 하신다. 그 후 이를 지켜보며 감동한 남편과
두 자녀가 이제는 아주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고 있다고 한다.
또한 지난 연말에는 시아버님을 이곳에서 모시게 되었는데 구원의 확신을 가지고 틈틈이 고백하시며 마치 교과
서처럼 마지막까지 잘 계시다가 평안히 가셨다고 하신다.
 
그간의 소회(所懷)를 묻는 질문에 “십 수 년 간 봉사해 오면서 수많은 신앙인들이 흔들리던 믿음을 다시 회복하
거나, 극적으로 예수님을 영접하시고 안도하심 속에서 가시는 것을 보면서 큰 보람을 가지게 되며, 이토록 귀한
일에 지속적으로 쓰임을 받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이 매우 크다”고 단숨에 답을 하신다.
힘드신 때는 없는지 궁금하였는데 “이따금씩 봉사 중에 언짢은 일이 생기거나, 짜증내고 분을 내는 환우 분들을
만날 때면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생각해 보는데 그러면 안 좋은 맘이 싹 사라지고 다시 기쁨과 감사로
일어서게 된다.”고 하신다.
 
오랫동안 희귀성 질병을 몸에 지니고도 늘 환한 미소로 병동과 교육장을 오가며 “월요일은 보약 먹는 날”을 외
치게 되는 비결이 무엇일까 궁금하였다.
주저 없이 시편 91:14“하나님이 이르시되 그가 나를 사랑한 즉 내가 그를 건지리라 그가 내 이름을 안즉 내가 그
를 높이리라”라고 하신다. “처음 신앙생활을 시작하였을 때 문중에서 그토록 힘들게 했던 분들로 하여금 어느
순간엔가 자신을 가장 귀히 여기고 존중하게 해 주셨고, 오직 받은 은혜에 감사해서 시작한 일들을 하나도 잊지
않고 갚아 주시는 것을 생각하면 가끔씩 가슴이 뭉클 해진다.”고 하신다.
 
‘지극히 작은 소자에게 냉수 한 그릇 대접한 것도 결코 잊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생각하니 오늘따라 왠지 마음이
든든하고 유난히도 발걸음이 경쾌하여짐을 느낀다.
 
(취재. 정리: 목동평강교회 김지현 사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