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무자 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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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경 란 전도사
자원봉사자실 실장,
목양위원
* 눈으로 아멘 *
송○희(난소암, 76세, 여)
 
환우 분은 2년 전 난소암 진단을 받고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아 오시다 금년 10월에 폐와 장, 임파선에 전이가 되
었고, 여생이 2~3개월이라는 진단을 받고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을 하셨습니다.
11월 7일 입원 당시 환자분은 전신통증, 특히 허리통증이 심하셨습니다. 숨도 차하셨고, 늘 건강염려증에 시달
리셔서 정신과 치료도 병행해 오고 있다고 보호자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입원 다음날 예배를 드린 후 라운딩을 하면서 “권사님 제가 전도사인데 기도 해드릴까요?”하고 물으니까 얼른
두 손을 잡으며 고개를 끄덕이셔서 함께 기도 했습니다. 입원하신 이후에도 전혀 주무시지 못하셨습니다. 그리
고 불안해 하셨습니다. 그런데 입원 후 3일부터 계속 주무시고, 열이 오르고 해열제를 투여해도 떨어지지 않았
습니다. 본인의 힘으로 손끝하나 움직일 수 없고 말씀도 하지 못하셨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14일 예배를 드리고 주무시고 계시는 권사님에게 “권사님!” 하고 부르니까 겨우 실눈을 뜨셨습니
다.
“제 말씀을 알아들으시면 눈을 깜박거려보세요” 하니까 눈을 몇 번 깜박거리셨습니다. 같은 말을 반복했는데 또
눈을 깜박거리셔서
“기도 해 드릴게요.”하니까 또 깜박깜박 이셨습니다. 기도 후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 했습니다.”하니까 천천히 눈을 깜~~박 이셨습니다.
권사님의 눈으로 하시는 아멘을 보고 저의 입에서 탄성이 나왔습니다. “할렐루야 감사합니다”
호스피스 사역을 하다가 가끔 저의 무능함과 주신 사명을 다하지 못하는 것 같아 소진될 때가 있는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놓지 않으시고 붙들고 계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심으로 다시 일어서게 하십니다.
권사님은 다음날 새벽 2시 40분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 5일간의 행복한 만남 *
이○엽(갑상선 암, 53세, 남)
 
10월 29일 아침 출근해서 처음으로 환자분을 뵈었습니다. 류승란 권사님의 소개로 입원을 하셨다고 했습니다.
제가 전도사라고 소개드리자 두 손을 꽉 잡으시고 매달리듯
“전도사님! 몸이 아픈 것보다 마음이 힘들어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많이 힘드시죠? 우리 먼저 기도해요.”하며 류승란 권사님과 함께 기도를 했습니다. 환자분은 민망할 정도
로 고마워하셨습니다.
 
환자분은 집사님이신데 오랫동안 병을 앓아 오셨습니다.
15년 전에 갑상선암을 진단 받고 수술과 동위원소 치료를 받으셨고, 3년 전에 폐암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으셨습
니다.
1년 전에 간 전이가 되어 항암치료를 받으셨는데 금년 7월부터는 복수가 찼으며 치료도 중단하고 지내오시다가
입원 하셨다고 합니다.
 
두 분에게는 자녀가 없으시고 간병해 주실 친척도 없으셨습니다. 더구나 부인 집사님께서는 직장에 나가야 할
형편이라 스태프들이 의논을 하여 케어 계획을 세웠습니다.
낮 동안은 부인 집사님께서 퇴근을 하실 때까지 봉사자 두 분이 전담케 해드리고, 기도와 찬송, 말씀을 읽어드리
는 등 영적인 케어와, 일반적인 케어를 병행해 나갔습니다.
환자분은 표정이 밝은 것을 넘어 행복해 하셨습니다. “진작 입원 할걸… ”하셨습니다.
15년간이나 병마와 싸워오셨는데도 두 내외의 사랑은 바래지도 식지도 않아 보였습니다.
사랑은 오래 참고…(고전13), 하나님이 이같이 우리를 사랑하셨은즉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도다(요
한1서 4:11)라는 말씀이 있음에도 우리는 아옹다옹 많은 날들을 싸우며 지내다 후회를 하는데 이분들은 늘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사랑하는 모습으로 삶을 마무리 하는 순간까지 지내셨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입원하신
지 5일(11월 2일)되는 날 아침에 그 눈에 사랑하는 이들의 모습을 담고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집사님은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 주심으로 하나님께서 호스피스 사역에 함께 해 주심을
확인시켜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