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는 이 사업을 친히 계획하셨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하여 보석 같은 분들을 준비해 놓으셨다. 내가 지금까지 비교적 대과(大過)없이 이 길을 걷게 된 것도 주께서 천사들을 준비시키셨다가 적시 적소에서 만나게 하셨기에 가능했다.

메트로병원 이야기1

메트로병원과 안호선은 매년 협약서(MOU)를 갱신하고 있다. 체결 당시는 “호스티스 선교냐?”던 시절이었는데 이미 ‘호스피스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병원 측은 다인실(6인실) 병실을 배당하여 섬김의 현장을 제공해 주셨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뭉클하다. 책상은 사무용 겸 설교 강단이 되었다. 이처럼 아름답고 거룩한 강단이 또 있을까. 그 후 성문기독교백화점 김병하 사장님(현 네팔선교사)이 기증하신 강단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그 강단 메시지를 들으며 얼마나 많은 영혼들이 서러움과 아쉬움, 두려움을 극복하고 위로와 소망 그리고 확신 가운데 아버지 품에 안기셨는지 모른다.

호스피스의 궁극 목표는 평안이다. 외부 강의에서 이곳 실정을 듣고 확인 차(?) 방문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환우들의 안정된 모습을 보고는 “이분들이 그분들인가?”며 놀라는 분도 보았다.

우리 교회(참빛교회)는 청년 중심 교회로 다행히 심방이 많지 않았기에 병원 사역에 집중할 수 있었다. 나는 9시쯤 출근하여 어두워서 퇴근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한번은 로비에서 만난 당시 이충순 이사장님은 “목사님이 저 보다 병원에 더 오래 머물고 계시네요” 하기도 하셨다.

그 후로, 부임하신 현 이대순 이사장님은 처음부터 매우 호의적이셨다. 쉼터 부지를 물색하고 있을 때, 근처 부지를 소개해 주기도 하셨고, 조언도 해 주셔서 비봉을 선택하는데 도움도 주셨다. 천사운동에는 의미 있는 1004만원을 지원해 주셔서 큰 감동을 주셨다. 현재로 장소가 정해졌을 때는 ‘농촌이기에 필요할 것’이라면서 대형 하우스 파이프를 한 차 가득히 보내 주셔서 지금까지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간혹 안호선 활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직원들에게는 선교회 역할을 이해시켜 주시곤 하여 위축됨 없이 활동하도록 지지해 주셨다. 작년에는 예배용 성경 셋트 구비와 봉사자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소요 경비 등을 지원해 주시기도 하셨다,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김희진 부이사장님은 정기적으로 스텝 회의를 주제 하신다. 각 분야의 애로들을 직접 들으시고 제도 등의 개선 및 보완을 결정하신다. 특히 틈틈이 실무자들과의 식사 자리를 마련하셔서 사기를 북돋아 주신다.

김상규 관리이사님은 병동 구조 문제에 많은 신경을 써 주신다. 특히 안호선의 큰 행사에는 장소의 애로가 없도록 내부 계획을 조정하시면서까지 공간을 제공해 주시며 적극 격려해 주신다.

설립 당시 병원장은 고대 명예교수(전 안암병원장) 주정화박사님이셨다. 강의 중간에 “울밑에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는 가곡을 부르시기도 하여 숙연한 분위기가 되기도 하였는데 호스피스 교육이 단순 지식 전달이나 기술 습득이 아닌 혼(魂) 교육이어야 함을 일깨워 주셨다.

한번은 식사를 마치고 정수기 앞에 섰을 때 마침 세척된 컵이 없었다. 박사님은 주저 없이 사용한 컵을 사용하시는 것이 아닌가. 눈이 둥그레진 나를 보시고는 “6.25 생각나지 않으세요?”고 하셨다. 나는 노(老)학자로부터 틈틈이 달관(達觀)에 이르는 교훈을 얻었다. 퇴임하시고도 10년 이상을 소통하며 지냈는데 내가 강의 차 정동감리교회를 방문했을 때는 다리 수술로 불편하신 몸에도 오셔서 수강도 하시며 “강의가 귀에 쏙 들어 오네요”시며 격려해 주기도 하셨다.

돌아가시기 얼마 전에는 입원해 계신 병원을 찾아뵙고 기도를 해 드렸는데 그것이 마지막 뵙는 기회가 되었다. 사모님께서는 “부담을 주지 말라”는 고인 뜻에 따라 장례 후에야 소식을 보내 오셨다. 섭섭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크지만 본향 해후(邂逅)를 기다리면서 참고 있다.

당시 주치의는 이헌영 과장님(현 요양병원장. 지도위원)이셨다.

과장님은 봉사자 교육시엔 “호스피스 환자에게 제가 할 일이란 아주 작은 부분입니다. 나머지는 모두 여러분들의 몫입니다”는 클로징멘트로 감동을 주셨다. 과장님은 원래가 목사에 대하여 약간의 거부감(?)이 있으시다고 들었다. (정성껏 치료해 놓으면)“기도해 줘서 나았다”고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많이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몇년이 지난 어느 날. 박미경 선생님으로 부터 “딱 한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어. 김승주 목사야”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 모두는 주님께 영광을 올려 드리기도 하였다. 과장님은 그 후로부터 지금까지 안호선에 대하여 매우 호의적이시다.

현 한윤경 병원장님은 우리 입장을 십분 이해해 주시고 활동에 어려움이 없도록 여러 면에서 많은 배려를 해 주신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린다.

이정수 업무과장님은 설립 시부터 안호선의 보호자이시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것 저것 필요한 것이 얼마나 많겠는가. 그때마다 불편함이 없도록 적극 지원해 주신다. 우리는 크고 작은 일이 생길 때마다 귀찮을 정도로 과장님을 찾아간다. 삼자에게는 “과장님은 우리 보호자세요” 소개하기도 한다.

그 후 정극규 과장님(현 모현호스피스 원장)은 이미 외국에서 호스피스 전문과정을 이수하신 선구자이시다. 특히 환우에게 기우리는 진지한 경청태도는 환우들에게 신뢰심을 더 하게 하셨다. 후에 ‘무지개 호스피스’ 교육위원으로 잠시 같이 활동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