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병원 이야기2

지금의 주치의는 전세현 과장님이시다. 때로는 환우들 병상에 같이 앉으셔서 손도 잡아 주시고 눈높이를 맞추신다. 과장님과 함께 섬김의 길을 걸어 온 시간이 벌써 10년이 지났으니 이제는 가족과 같다. 봉사자들도 개인적 건강 문제에 대하여는 진료 과목과 상관없이 일단 과장님께 상담을 드릴 정도다. 나와는 한국호스피스협회 이사로,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인력 강사로(암센터)로 같은 길을 걷고 있으며 바쁜 가운데서도 로뎀나무 촉탁의로도 수고해 주신다.

박종우 과장님은 새로이 호스피스 주치의로 합류하셨다. 그런데 전혀 낯설지가 않다. 이전부터 후원자이시기 때문이다. 특히 영육간의 조화 있는 치유를 추구하시며 영적 돌봄의 필요를 느끼면 즉각 연락을 주셔서 우리의 돌봄이 좀 더 구체화 되도록 도우신다. 신우회장으로 송년기도회에 참석하여서는 “수고는 간호사와 봉사자들이 하시는데 영광은 의사가 누리는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는 덕담으로 감동을 선사하기도 하셨다.

김경숙 소장님도 많이 고마우시다. 협력사업이 시작된 후, 엉거주춤 상태였는데 소식을 접하시고는 먼저 찾아 주시고 같은 권속으로써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그 후로도 후원회원으로 함께 하시며 개인적 문제를 기도로 함께 나눌 정도로 가까이 지내고 있다. 봉사자 교육에는 강사로 함께 해 주셔서 우리에게 신 의학지식 등을 많이 전해 주기도 하셨다.

결코 잊을 수 없는 분이 박미경 수선생님이시다.

선생님과의 동역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우리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병원 분위기 적응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선생님은 중간 입장에서 분위기 조정을 잘해 주셨고 특히 간호사 큐티 시간을 갖게 하는 등 영적으로도 잘 준비시켜서 연합 선교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게 하는 데에 크게 기여하신 분이시다. 간호사로서 나를 통해서 세례를 받은 분들이 있었으니 그때의 영적 분위기가 어떠했음을 짐작할 수 있으리라. 주께서 크게 기뻐하실 것으로 생각된다.

현존 간호사 가운데는 안호선 원년 멤버로 왕 고참 박선미님(사모). 현정숙 간호사님(5병동 수간호사)이 있다.

지금 손영희 수선생님은 권사이시다. 항상 웃으면서 병실 분위기를 화목하게 이끄시는 피스메이커시다. 이러한 선생님의 통솔력 때문에 이곳은 늘 따뜻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그 가운데는 류우숙 간호사님도 사모이시고 스텝 가운데는 신앙인들이 많다. 종교를 불문하고 따뜻함은 호스피스병동의 특징 중 특징이다.

코디로 수고하시는 최지은 사회사업실장님은 집사이시다. 다학제 전문인들이 한자리에 모였기에 자칫하면 경직되기 쉬운 관계이지만 역학관계에서 불필요한 긴장이 생기지 않도록 조정하시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고 훌륭하시다. 돌봄의 본질과 궁극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늘 생각하시는 분이시다. 든든하다.

그 외 병원 식구 분들 가운데는 후원금을 원천 징수하여 우리를 돕는 분들이 많다. 일일이 인사를 드릴 수는 없지만 이 자리를 빌어 고마운 마음을 드린다.

새롭게 도입된 도우미 팀에는 우리 안호선 회원들이 몇 분 있다.

평소대로 잘 훈련된 봉사 마인드에 감동을 받은 무종교 동료들 중에는 신앙을 갖게 된 분들이 있다는 소식을 들으며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리고 있다. 언젠가 안호선 활동에 감동을 받은 어느 분으로부터 들었던 “전도 뭐 별건 가요?” 말을 생각나게 한다.

장례식장 박귀종 사장님도 변함없는 지지자로써 후원금도 지속적으로 보내 주시고, 특히 임종연습 교육시간에는 조용한 공간을 제공하여 입관체험이 현실감 있게 진행되도록 배려하신다.

설립 당시. 나의 개인적 주치의이셨던 정준근 과장님은 후에 의원(정준근 내과)을 개원하신 후에도 그때의 인연을 귀히 여기시고 매년 많은 후원금을 보내 주시며 격려를 이어 가신다. 고마운 마음이 크다.

직원 대부분은 안호선 활동에 대하여 매우 호의적이어서 19년간을 전혀 낯설지 않게 활동을 해 오고 있다.

언젠가 이사장님은 “애로가 없는지..”를 물으셨을 때 “마치 집 같습니다.”고 말씀 드린 적도 있는데. 실제로 봉사자들은 ‘우리 병원’이라고 부른다. 봉사 뿐 아니라, 고객도 되고, 환자 소개 홍보대사도 한다. 교육 수료생 2,300여명이 홍보대사가 아니겠는가.

로뎀나무 입소상담 중 돌봄 범위를 넘거나, 돌보던 증 상태가 악화될 때는 자연스럽게 의료전달체계 메트로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이 얼마나 큰 피차간의 자산인가.

직원들과는 “우리는 월급만 받지 않는 병원 직원이에요”라는 덕담을 나누며 웃는다. 우리는 매월 정기기도회 때마다 동역자 메트로병원을 위하여 합심기도를 드려 오고 있다.

언젠가 한국호스피스협회 동료이사 고(故) 문도호 선생님(전 샘병원 호스피스 담당 과장)은 사석에서 “목사님. 메트로와 안호선의 만남은 가장 이상적 만남이예요”하며 부러워도 하셨다. 밖에서 보기에도 이토록 아름답게 보임은 그동안 쌓아 온 상호 신뢰에 근거한다.

안호선이 많은 병원 가운데서도 동역자로 메트로병원을 만난 것은 최고의 복을 받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