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부   1. 들어가면서   지난 8월 7일자로 복지부는 호스피스제도의 법제화를 추진 중에 있다고 밝힌바 있다. 이는 그 동안 뜻을 모아 기도해온 전국 호스피스 동역자들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어주신 것을 의미하는 것으 로 크게 기뻐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하여 교계의 매체에서도 '교회호스피스가 활성화를 이루게 될 것임' 을 예측하기도 하였다. 물론 그렇게 되어야하고 또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런데 활성화를 이야기하기 전에 여기에서 잠깐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지금까지 교회가 호스피 스에 대하여 소극적이었던 것이 제도권 밖에 있었기 때문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호스피스에 대한 교회의 기본인식 부족이 더 큰 이유였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우리 모두가 바라 는 건실한 교회호스피스가 정착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호스피스는 교회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에 대하여 몇 가지 기본적인 고찰의 기회를 가져야만 할 것이다.   2. 교회와 호스피스   (1)목적 한 인간의 고귀한 생을 마감함에 있어서, 그 하나님의 형상을 입은 존재로써 그 존엄성과 품위를 잃지 않고, 나 머지 삶을 잘 정리하고 평안함 속에서 임종하도록 돕는 데에 활동의 목적을 둔다. 특히 교회는 이미 구원받은 이들에게는 더욱 확신을, 불신자에게는 구원의 길로의 초청과 함께 확신을 가지고 평안한 임종을 맞도록 하는 데에 주된 목적을 둔다.   (2) 의미 1) 교회의 본질적 사명이다. 히 2:15에서 예수님은 이 땅에 오신 목적이 "죽기를 무서워하므로 일생에 매여 종노릇하는 모든 자들을 놓아 주 려 하심이 있다"고 말씀하셨고, 엡 1:23에는 "교회는 그의 몸이니... 라고 하셨다. 따라서 오늘날 주님의 몸 된 교회의 존재 목적은 예수님 사역의 목적과 일치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죽기를 무서워하는 이들을 자유케 해주는'호스피스 사역은 교회의 본질적 사명이다.   2) 가장 생산적 사역이다. 물 한 그릇의 용도는 다양하다. 걸레를 빨 수도 있고 수건을 빨 수도 있다. 그러나 같은 양의 물을 가지고 숨 넘 어 가는 사람 목을 축여 소생케 할 수만 있다면 이것처럼 생산적인 용도가 어디 있을까? 봉사의 영역은 많다. 그러나 똑같은 시간 똑같은 노력을 기울여서 생애 최대의 위기 가운데에서 가장 무거운 짐을 지고 절규하는 이 들의 마지막 길을 지켜 줄 수 있다면 그것처럼 생산적인 사역이 어디 있겠는가?   3) 성도들이 강해진다. 고전 15:55에서 바울은 "사망아 너의 이기는 것이 어디 있는냐, 사망아 너의 쏘는 것이 어디 있는냐"고 하셨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자는 죽음을 무서워하지 않는 자 이다. 호스피스를 통해서 간접적인 죽음을 많이 경험하 게 되고 특히 care가 잘 이루어져서 평안함 속에서 임종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지켜보면서(때로는 웃음을 띈 채 임종하시는 분도 계심) "죽음은 그리 두려워 할 일만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자이다. 호스피스 봉사를 하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강성의 사람이 되어간다. 오늘날 목회자의 고민은 성도들이 너무 약골이라는데 있는 것이 아닌가?   4) 성도들이 성숙해진다.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가 철학자가 된다. 누구든지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눈앞에 확인되면서 자신의 삶을 진 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제한적 인생을 어떻게 하면 보다 생산적으로 살 것인가를 놓고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고민하지 않으면 성숙할 수 없다. 성숙은 고민의 산물이다.   5) 성도들에게 보람, 긍지를 갖게 한다. 모든 기독자들에게는 진실로 예수를 구주로 영접함과 동시에 본능적인 갈망을 갖게 되는데 곧 눅 10장에 나오 는 '선한 사마리아인'이다. 그런데 호스피스의 성경적 배경이 바로 '선한 사마리아인'이다. ①가장 위급한 절대 위기 상황에, ②가장 필요한 것을, ③그것도 끝까지 돌보아 주던 사마리아인의 섬김은 오늘날 호스피스들의 사역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따라서 호스피스들은 고된 섬김 속에서도 '선한 사마리아인'으로써 남다른 긍지를 갖게 된다.   6) 교회가 부흥한다. 행 2:47에는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 라"고 하셨다. 바람직한 교회부흥의 원리이다. 현대를 합리적 이성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중요한 상황의 상당부분은 감정에 의하여 결정된다고도 볼 수 있다. 불신자들이 예수 믿으면 좋은 것을 정말 몰라서 안 믿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허락하질 않기 때문이다. 감동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자가 극한적 상황에 놓여 있고 가족까지도 지칠 대로 지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상황 에 있을 때, 잘 훈련된 호스피스들이 뛰어 들어 환자와 가족들을 돌보아 준다면, 그리고 죽음의 자리까지를 함 께 해준다면.... 이만 저만 감동이 아니다. 이런 아름답고 감동적인 소식은 문을 닫아 놓아도 새어 나갈 것이고, 은혜를 입은 자 입장에서는 담을 넘어서라도 교회를 찾지 않겠는가? 지금은 감동의 시대이다. 교회는 이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3) 사역의 실제 1) 목회자의 인식전환과 소명이 요구된다. 서울의 J 복지관에서는 호스피스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이웃 교회들을 방문하여 참여를 권고하였다고 한다. 이때 대부분의 교회에서는 "좋기는 좋지만 급한 문제가 있어서..."라며 미온 내지 참여 거부의사를 보여 크게 실 망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종교의 핵심 과제는 '죽음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에 있다. 그리고 호스피스 사역이 곧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이다. 이것을 안다면 그럴 수가 있었을까? 호스피스에 대한 교회 지도자들의 인식 전환과 소명 의식이 요구된다.   2) 교육은 필히 받아야 한다. 개념이해와 현장은 다른 것이다. 전인적 존재로써의 인간 이해, 즉 신체적, 정서적, 영적 돌봄에 대한 이해와 더 불어서 임상 훈련은 필수적이다. 이론 교육을 수십 시간씩 받았어도 임상경험 없이는 정작 환자 앞에 섰을 때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이 호스피스 사역이다. 시간 시간 죽음이 다가옴만을 생각하고 있는 이에게 도대체 무 엇을, 어떻게 도와 줄 수 있겠는가? 고통하는 인간에 대한 진지한 이해와 함께 충분한 학습의 현장은 필수적이 다.   3) 교회 호스피스 사역팀 운영 ①가정사역 호스피스 교육을 받은 성도들을 중심으로 팀을 결성, 교우는 물론 이웃에 고통하는 자들을 1주일에 1회 내지 2 회 정도 방문하여 돌보아 준다. 이때 교회 내 혹은 지역사회 내 의료진(의사,간호사)을 협력하게 되면 균형 잡힌 섬김이 될 것이다. ②병원(시설)사역 효과적인 섬김을 위해서는 인근 시설 혹은 병원호스피스와 연계를 하여 현장임상을 지속해야 한다. 그 동안의 경험을 통하여 얻어온 바는 섬김의 맥이 끊이면 다시 시작하기가 여간 어렵지가 않다는 점이다. 조그마한 시험 에도 주저앉는 등, 호스피스는 그만큼 영적 역풍을 강하게 맞으며 하는 사역이다. 팀장은 봉사자들에게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일체감과 사명의식 고취 그리고 성취감을 갖게 하기 위한 프로그 램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3. 나가면서   주님은 행 1:8에서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고 하셨다. 이 부르심에 응답하여 실제로 땅 끝까지를 갔다고 하자. 그곳에서의 관심도 역시 한사람의 생명(영혼)이 아닌가? 이런 의미에서 땅 끝은 공간적으로만 생 각해서는 안 된다. 우리 교회나 지역사회에는 '생애의 땅 끝'에서 고통하며 절규하는 호스피스 환자들이 너무나 도 많다는 사실을 직시하자. 호스피스의 현장은 황금어장이다. 바라기는 금번 정부의 전향적인 제도화 추진과 때를 같이해서 교회의 지도자들이 임종목회의 필요성 및 그 시 급성을 올바르게 인식함으로써 교회호스피스가 발빠르게 정착,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