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극규 과장(메트로병원 호스피스과,의학박사) 호스피스 완화의학 전문의.   흔희 이야기하는 좋은 죽음이란 편안한 죽음, 가능한 한 자기 자신을 조절할 수 있는 상태의 죽음, 사랑하는 가 족들에 둘러 쌓인 죽음, 그리고 준비된 죽음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종류의 죽음을 자연사라고 하는데 이는 과학이 발달되기 이전의 시대에서 우리 조상들이 맞이했던 죽음의 형태입니다. 그러나 20세기에 접어들어 눈부 신 과학 문명의 발달로 인하여 많은 질병들이 퇴치되고 있어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마치 의술로 모든 질환이 없어지고, 생명은 영원한 것으로 착각되고, 죽음은 나와는 무관한 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질병에 대한 관점도 써워서 극복할 수 있는 상대이고, 보다 더 많은 돈과 노력을 쏟으며 그만큼 생명을 더 얻을 수 있다는 실용주의식 논리가 우선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체 사망 원인의 첫째로 꼽는 암의 경우 외부에서 침입 한 세균이나 바이러스와는 달리 여러가지 이유로 우리 정상 세포들이 변성을 일으켜 비정상적으로 급속히 자라 는 병이기 때문에 이런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찾아내어 박멸시킬 수 있는 뚜렷한 방법이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욱 문제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현대 의학의 발달로 진단 방법이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덩어리를 가진 암들은 발견 당시 이미 눈에 보이지 않게 인체의 다른 부분으로 퍼져 있는 경우가 많아 덩어리 를 제거해도 나중에 다른 곳에서 암이 재발하게 됩니다.   1971년 1월 22일,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암과의 전쟁을 선포한 지 30년이 넘은 지금까지 미국 정부는 300억불이 넘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했는데도 암 발생률이나 사망률은 계속 증가되어 암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많은 비판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이에 암, 특히 말기 암 환자의 삶의 질의 문제, 윤리적 문제, 재정적 문제점들이 부 각되어 1983년 미국에서는 완화의료를 채택하는 환자들을 위한 호스피스 특별법을 제정 시행하여 호스피스 완 화의료의 급속한 성장을 가져 왔습니다. 아울러 1997년부터 미국 호스피스 완화의료 학회에서는 전문 의사의 필요성을 절감하여 시험으로 자격을 부여한 전문 의사 인력을 배출하여 현재까지 필자를 포함하여 약 900여명 의 전문 의사들이 말기 암 환자를 돌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선구자들이 호스피스의 이념을 일반 사람들에게 알리고 자원 봉사자들을 교육시켜 호스 피스의 저변 확대에 노력 해 왔습니다. 그러나 정작 전문 의료인들의 무관심과 인식 부족으로 인하여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전문성을 상실하고 단지 봉사 차원의 말기 환자 치료가 이루어지는 것이 현재의 실정입니다. 말기 암 환자들이 갖는 고통 중 시급히 해결해 주어야 하는 부분은 육체적인 고통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인, 경제적인 그리고 영적 문제점들을 같이 상의하여 풀어 나가야합니다. 말기 환자들에 대한 더 이상의 치료 방법이 없다고 판단되면 의사들은 환자나 가족들에게 집에서 먹고 싶은 것 을 마음대로 먹고 편히 쉬도록 하라고 하는데, 실제로 말기 환자들의 90%가 식욕 부진을 호소하고 70% 이상이 통증이나 구역질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데 어떻게 편히 쉴 수 있는지 도저히 상식 밖의 권고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 방치된 환자나 가족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치료가 바로 호스피스 완화 치료입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 이 서로 협력하여 환자와 그의 가족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입니다. 물론 궁극적인 목적은 살아있는 동안 최상의 삶의 질을 누리고, 가능한 한 편안한 자연사의 모습으로 돌아가시게 도와주며, 죽음의 과정을 거쳐 얻을 수 있는 내세와 구원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게 영적인 도움을 주는데 있습니다. 고통받는 말기 암 환자 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베풀어주는 사람들은 모두 다 호스피스 전문가입니다. 어디에서든지 각자의 전문성을 십분 이용하여 호스피스에 전념하면 고통받는 환자나 가족들에게는 최고의 편안한 쉼터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 다. 우리 안양 메트로병원의 호스피스는 이런 의미에서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모범적이고 훌륭 한 호스피스라고 자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