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극규 과장( 메트로병원 호스피스과,의학박사( 호스피스 완화의학 전문의.   Black 법률 사전에 의하면 죽음이란 생명의 정지, 즉 혈액 순환의 전면적 정지, 호흡 및 맥박과 같은 생물적인 생존기능의 정지 등으로 의사에 의하여 선고되는 생존의 종식이라고 정의되고 있다. 의학적인 측면에서만 고려한다면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중심적인 기능계의 작용이 불가역적으로 정지된 상태를 말한다. 불가역적이라는 말은 영구히 원래의 상태로 회복이 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죽음은 어떤 순간적 인 상태를 일컫는 것이 아니고 일련의 연속적인 과정이다. 신체의 순환기계나 중추신경계의 기능이 저하되어 죽음을 맞기 직전의 시기부터 심장의 박동, 호흡운동 혹은 중추 신경계의 기능이 모두 정지하는 임상적인 죽음, 그리고 개체의 사망 후 얼마동안 살아있는 내장이나 피부조긱의 완전한 죽음,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인체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개개 세포의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죽음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렇게 죽음은 연속적인 현상이므로 어느 한 시점에서 삶과 죽음을 명확히 구별하여 판정에는 여러가지 문제점 들이 있다. 예를 들어 18세기에만 해도 사람들은 조기매장에 대한 두려움으로 죽은 사람이 탈출할 수 있게 관을 만들었고 바깥 세상과의 대화를 위한 통로를 준비해 두었다. 그리고 혹시 다시 살아날까 봐 묘지에 경비원을 두어 지키게 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19세기에 청진기가 발명되어 심장의 기능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진찰할 수 있었 고 20세기에 이르러 심전도 기계의 개발로 정확히 심장 기능을 판독하여 사망을 선언하는데 기여하게 되었다.   죽음을 판정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는 두 가지의 대립되는 요소를 구비하여야 한다. 즉 영구적인 심장과 폐 기능의 정지와 모든 뇌 기능의 불가역적인 손상이 있어야 한다. 특히 오랜 옛날부터 받아들여 왔던 심장과 호흡 의 정지가 사망이라는 고정 관념은 과학 문명의 발달로 인하여 그 의미가 퇴색되어가고 있다. 왜냐하면 심폐소생술의 발달과 기계적 인공 호흡 기술의 발전으로 인위적으로 심장과 폐의 기능을 연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현대적 의미의 의학적 죽음의 기준요건은 모든 뇌 기능의 정지가 매우 중요하다. 뇌는 운동과 감각을 지배하는 중추가 있어 정신활동의 중심이 되는 대뇌와 운동 조절 중추가 있어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 소뇌가 있고 , 또한 모든 장기의 기능을 조절 통합하는 신경로가 있고, 호흡과 순환의 중추가 있는 뇌 간이라는 세 가지의 부분이 있다.   뇌의 사망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식물인간 상태인 뇌간의 기능만 남아 있을 때를 말하고 모든 전체의 뇌 기능이 소실되었을 때를 전 뇌사라고 말한다. 식물상태는 길게는 수개월 또는 수년 동안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의학계 에서는 죽음으로 판정하지 않고 생명 연장 치료는 계속되어야 한다. 그러나 단순한 생명연장이 그 의미를 상실했을 경우 윤리적, 종교적, 도덕적 이유에서 소극적 안락사라는 문제 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현재 의학계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죽음의 판정은 모든 뇌의 기능이 소실 된, 즉 전뇌사의 상태를 그 기준으로 삼고 있다. 물론 전뇌사에 대한 여러가지 의문점이 제기 되지만 의학적 기 준뿐만 아니라 인간의 도덕적, 철학적, 종교적 판단에 대한 논의가 받드시 고려되어야 하고 환자가 판단 능력을 가졌을 때는 그 자신이 죽음의 정의에 대한 선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죽음의 과정 중에서 가장 강조되어야 할 부분은 죽음 자체는 아니고 어떻게 종말을 맞이하는가 이다. 즉 어떤 죽음이 좋은 죽음인가 이다. 말 그대로의 안락사는 바람직한 형태의 죽음이 아니다. 왜냐하면 안락사를 요구하 는 대부분의 이유가 여러가지 종류의 고통인데 이는 과학적이고 인간적인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도움으로 90% 이상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죽음은 준비된 죽음, 사랑하는 가족들에 둘러 쌓인 죽음, 편안한 죽음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을 유표하는 이런 좋은 죽음을 누구나 맞게끔 도와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