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정선 집사
제15기 광명교회
(고 명정권님의동생)
 
금요 저녁예배에 참석해서 간절히 기도 했습니다.
하나님은 ‘능치 못함이 없는 분’인 줄을 알지만 하나님 뜻이 오빠를 데려가시기로 작정하셨다면 너무 고통스러
워하시니 고생 그만하게 해달라고...
큰오빠께서는 11개월 전 간세포암 말기 판정을 받으시고 그동안 색전술을 받으시다가 병세가 악화되어 17일전
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 위독하시니 고모 빨리 내려오세요”라는 조카의 다급한 목소리였습니다.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들
어 주셨나? 하는 생각과 함께 걱정과 안타까운 심정으로 남편과 함께 차를 타고 가면서 조카집으로 전화를 했습
니다. 그리고는
“진우엄마! 놀라지 말고, 당황하지 말고, 찬송가를 계속 불러드려 곧 도착할꺼야”
자정이 넘어서 병원에 도착하니 지독한 통증이 조금 가라앉은 듯 얼굴이 창백하고 고통스러운 모습 이였습니다.
“어떻게 왔니? 저녁 먹어야지”
이 한마디가 세상에서 친정아버지처럼 여기며 살았던 큰 오빠의 마지막 음성이었습니다.
그날 밤을 꼬박 새우고 다음 날 아침부터 검붉은 혈변이 계속 나왔습니다. 호스피스 교육을 받을 때 들었던 돌아
가실 쯤엔 항문의 기능이 상실되어 열려 있으므로 변을 많이 보게 된다더니 그런 모양이었습니다. 기력이 점점
쇠하여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사람 얼굴도 알아보지 못하셨습니다. 저는 마음이 다급해 졌습니다. 오빠가
집사직분도 받고 교회에 나가셨지만 죽음의 준비를 안하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저는 귀에다 대고 크게 말했습니
다.
“오빠! 천국 있어요!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하지 마셔요! 우리도 예수 잘 믿다가 천국 갈테니까 그때 만나요! 오빠
가 먼저 가셔서 우리 자리맡아 놓으셔요.” 그랬더니 고개를 끄덕끄덕 하셨습니다. 그 다음부터 계속 찬송을 불
러 드렸습니다. 호흡하는 기계, 심장 박동 기계, 혈압 등등 간호원의 발길이 바빠졌고 저는 오빠의 손을 잡고 찬
송과 기도로 천국 길을 예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중간 중간에 오빠 얼굴을 어루만지며 귀에다 대고 이렇게 말
했습니다.
“오빠!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어요. 이제 조금만 더가면 천국이예요. 애 많이 쓰셨어요. 눈 감았다 뜨면 천국이
야. 그곳에서 편안히 쉬세요. 이 다음에 우리 그곳에서 모두 만나요.”
그때는 의식을 잃어 가기 때문에 숨만 거칠게 쉴 뿐 미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조카들은 고모가 찬송을 부르시니
아버지께서 정신이 드셨다면서 계속 찬송을 불러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주일 오후 7시15분경 암의 지독한 통증으로부터 해방되어 영원한 주님의 품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찬송가 338장 ‘천부여 의지 없어서’를 들으시면서 우리가 염려했던 거룩한 주일도 지키시고... 이렇게 오빠의 임
종을 보면서 얼마나 하나님께 감사 했는지 모릅니다.
저 같은 미천한 것을 믿지 않는 가정에 씨로 심어 주심에...
또한 호스피스 교육을 통하여 말기 암 환자의 특성과 간병에 대해 알게 하여 주심에...
무엇보다도 김승주 목사님께 교육받은 천국을 준비하는 소중한 말 한마디, “천국 있어요!”얼마나 귀하고 귀하고
귀한 한마디 말인가!
하나님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오빠를 다른이 보다 편안하게 임종하게 하여 주시고 또한 천국으로 보내 주심을...
저를 아는 모든 이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 한 가지가 있습니다.
“호스피스 교육 꼭 받으세요! 그리고 여건이 허락하시면 봉사도 꼭 하셔야 합니다! 그러면 그 어떤 말로도 표현
할 수 없는 가슴 절절한 그 무엇을 알게 되고 배우게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