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가고 봄이 왔는가했는데, 어느덧 반팔 옷을 입어야 할 만큼 여름 날씨입니다. 계절 하나씩도 없어져

버릴 만큼 세상이 빨라진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정확한 내막을 알기도 어려운 세계 경제가 어떻고 하면서, 내가 그렇게 만든 것도 아닌데, 덤으로 우리네 형편도

무척 어려워서 먹고 사는 것이 힘겹습니다.

하지만 상담하는 말기 암 환자와 보호자는 우리나라 경제가 좋았던 때나 지금처럼 나쁜 때나 관계없이 항상 육

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힘듭니다.

즐겁고 행복하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환자와 보호자의 삶은 너무나 힘듭니다.

상담하러 온 보호자가 이야기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말기 암환자들은 다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합니다.

본인의 부친은 극심한 통증과 섬망 증상(밤에 자지 않고, 정신이 또렷하지 못하고, 계속 움직이려하는 등)이 있

우리나라에서 사망 원인의 제1위가 악성종양 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암에 대한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암

의 예방과 치료가 완전하게 해결되지 않습니다.

환자가 암의 말기 상태일 경우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해 생각하고자 합니다.

말기 암 환자를 어디까지, 언제까지 치료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많으며, 이 문제는 환자 스스로, 혹은 환자와 가

족 사이에 갈등과 반목을 만듭니다.

특히 환자 그리고 주위의 일가친척들과 환자를 직접적으로 돌보는 사람(현실적으로 대부분의 경제적, 신체적 부

담을 지는 사람)들과의 갈등이 더 심합니다.

요즘은 과거에 비해 진단 방법의 발달과 조기 건강검진으로 인하여 암이 초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는 적극적으로 암에 대해 치료해야 합니다. 이런 치료과정에서 다행이 완치되는 경우와 다시 암이 재발하여

재차 치료를 계속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담도 암, 췌장 암, 난소암 등에서는 환자가 불편을 호소하여 병원을 찾

았을 때, 이미 말기 상태로 판명된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 간에 이미 현대 의학의 손길로 암의 치료가 불

가능 한 경우에 환자, 보호자 또는 의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제한적 입니다. 요양원에 간다든지, 임종시까

지(임상 시험을 포함한)치료, 완화를 위한 항암 혹은 방사선치료, 호스피스 완화 치료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의

사의 지시대로 다 한 환자와 가족들은 마지막에 치료할 수 없다는 사실에 직면해서는 의사와 현대의학에 배신감

과 허탈감을 느낍니다.

의사는 마지막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가능성은 거의 적지만 임상시험이나 혹은 완화목적의 침습적인 치료를 권

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환자나 그의 가족들은 암에 유효하다는 대체의학, 민간요법, 한약 등을 찾습니다.

그리고 경제적 여유가 거의 없거나 없어진 뒤에는 환자를 대책 없이 집이나 요양시설에 맡기는 경우도 흔히 있

습니다. 암병동에서는 대부분의 의사들은 말기 상태의 환자나 가족들의 심리적, 경제적 문제들은 도외시하고 단

지 의학적 측면에서의 상태를 설명하고 ‘더 이상의 치료 불가’라는 선고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바람직한 충고는 환자나 가족들에게 앞으로의 계획 수립에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환자

와 보호자 및 가족들이 모두 모여서 진지하게 어떻게 하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인지 논의를 해야 할 것입

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