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 “죽음도 삶의 일부분이다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맞이하자”는 말을 합니다. 얼핏 수사(修辭)상 그

럴듯하게 들립니다만 그 의미가 ‘비행기의 이륙이 있었으면 착륙도 있다'는 식의 표현이라면 그것처럼 무책임한

말이 어디 있겠습니까?

인생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죽음을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 있겠습니까? 이것은 수용이 아니라 차라

리 공포요 절망입니다.

수년간을 함께 헌신해 오다가 지금은 주님 품에 안긴 우리의 사랑하는 동역자 J 집사님(5기)이, 자신이 정작 말

기 암을 선고 받았을 때 했던 말을 저는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 목사님. 내가 바로 그 입장이 되어 보니까

그 동안 제 3자로써 생각 없이 쉽게 했던 말들이 그렇게도 부끄럽고 죄스러울 수가 없네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호스피스 환우 분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삶의 연장이 아니라 피할 수 없이 다가오는 죽음의 긍정적 수용입니

다. 모든 종사자들은 이것을 이해하고 도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성경적인 죽음관부터 바르게 정립시켜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죽음도 삶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할

수가 있고 그래야 평안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성경에서 말씀하시는 죽음의 종류는 3가지이며 연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불순종으로 인하여 영적 죽음 (하나님과 분리, 원수지간이 됨. 창2:17. 롬5:10, 골1:21)이 왔고, 뒤를 이어서

육체적 죽음 (영육간의 분리. 창3:19. 고후5:1, 히9:27상)과 종국엔 영원 한 죽음 (심판. 히9:27하)을 맞게 되는

것입니다.

“의인은 한사람도 없다”고 하셨으니(롬3:10) 결국 모든 인류는 정해진 바에 따라 단 한사람의 예외도 없이 심판

대 앞에 서야 할 것입니다.

죽음이 두려운 가장 큰 이유는 ‘살아온 자취에 대한 냉혹한 평가(심판)'가에 대한 부담 때문입니다. ‘죄의 값은

심판(롬6:23)'이라는 것은 양심으로도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죄는 안 지을 수 없고 심판은 받고 싶지 않

습니다. 이것이 모든 인생들의 딜레마입니다.

이 비극적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하여 하나님께서는 긴급성 조치를 마련하시고 이에 대한 인간들의 믿음을 요

구하셨습니다. 긴급성 조치란 요5:24에서 “내 말을 듣고 또 나 보내신 이를 믿는 자 는 영생을 얻었고 심판에 이

르지 않는다”고 하신 약속이 그것입니다.

원수로써의 심판을 피하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절대자와의 화해가 요구됩니다. 그 수단으로써는 믿음은, 하

나님께서 보내신 특사의 대속의 공로를 인격적으로 수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영생을 얻었고……”는 현재형

으로써 믿는 순간부터 영생을 가지게 됨을 의미하며 이를 더욱 확고히 보장하기 위하여 주님은 “사망에서 생명

으로 옮겼느니라”는 현재완료형 시제를 사용하기까지 하셨습니다(찬 168:1).

이런 의미에서 영생은 시간적인 개념보다는 존재론적 개념이고, 미래가 아니라 현재적 사건입니다. 따라서 정말

그렇다면, 의문점이 남습니다.

절대자와의 화해가 이뤄졌고 이미 심판과는 무관한 영생(구원)을 살고 있다면 ‘왜 꼭 죽어야만 하나?' 하는

점입니다.

이 의문점이 해소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해서 신자에 있어서의 죽음은 죄 값이 아닙니다. 두려워 할 것 없습니다. 주께서 이미 다 청산 하셨

기 때문입니다(롬6:8-10, 8:1 히2:15). 대신에 죽음은,

* 중생 후에도 끊임없이 괴롭히던 죄(요일2:16)와의 관계의 완전 종식.

* 눈물로 대변(代辯)되는 이 세상과의 완전 결별(계21:4).

* 개인적으로는 천국입성의 실제적 관문 입니다(고후5;1-2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 42번).

고전 15:50에서는 “혈과 육은 하나님나라를 유업으로 받을 수 없고 또한 썩은 것은 썩지 아니한 것을 유업으로

받지 못하느니라”고 하셨습니다. 몸이 천국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신령한 몸이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반드

시 죽음과 부활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주님 재림 당시 살아 있는 자를 제외하고는……. 살전 4:17).

따라서 죽음은 신령한 몸으로의 변화를 위한 필수적인 ‘통과 의례'인 것입니다(고전15:42-44. 50-53. 살전 4:13-

18). 

호스피스 사역이 ‘육체적 편안(便安)을 도모'하는데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죽음에 대한 바른 이해 와 말씀을 통한 지속적인 의식화 과정 . 이로 인하여 절대자와의 인격적인 관계

이를 위해서는 봉사자 자신부터 죽음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가져야 합니다. 자신도 확신치 못하면서 감히 누구 앞

에서 죽음 이야기를 한다는 말입니까? 이것이야 말로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는 셈'이 아닐까요? 너무 어처구니

없고 무책임한 행동입니다.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역의 목표를 분명히 하십시다. 궁극의 목표는 편안이 아니라 평안 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나는 내 죽음에 대하여 두려움이 없는가?' 를 스스로 질문해 보아야 합니다. 여기에서

명쾌한 답을 가지고 있어야 비로소 ‘죽음도 삶의 일부분이다'라는 말에 힘이 실릴 수 있고 설득력도 얻게 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