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사랑에 대한 말씀입니다.

요한은 예수님이 돌아가신 후, 모친 마리아를 모시고 살았고, 100세 가까이 살았다고 합니다.

그는 제자들이 설교를 부탁하면 “사랑하라 하나님은 사랑이시니라”고 하였고, 임종시 마지막 부탁도 “사랑하라 그 이상 무엇을 더 말하겠느냐“하였다고 합니다.

요일 4:16에서는 ”하나님은 사랑이시니라“하였습니다.

안호선의 20년 사역은 ‘하나님 사랑의 20년이다’ 할 것입니다.

흔히 사랑이 어렵다고 합니다.  이유는 내가 사랑하려 하기 때문에 어려운 것입니다.

하나님 사랑을 깨닫으면 사랑할 수 있습니다.

원수 사랑! 어림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나님과 원수 사이였다는 것을 알고, 용서받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용서 할 수 있습니다.

내 힘으로는 어렵지만, 그분으로부터 용서받은 힘으로 용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어거스틴은 ‘사랑하라 그리고 마음대로 하라’고 하였습니다.

작년 추석 무렵. 저는 요한 일서를 묵상하다가 ‘사랑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사랑을 어떻게 구체화 할 수 있겠습니까?” “작은 자를 사랑하라”시는 감동이 왔습니다.

그때부터 양노원, 병원. 본의 아니게 영어(囹圄)의 몸이 된 교회 내 여러 고통받는 이들을 찾아 다니며 말씀과 기도로 위로해 주기 시작하였습니다.

교회 청년이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해 있었습니다.  평소에 봉사도 잘하던 친구였습니다.

그 좋던 몸체가 많이 빠졌지만 그래도 얼굴은 밝았습니다.  위로와 소망의 말씀을 전하면서 좋아하는 찬송을 물었습니다.  시 118편 말씀을 내용으로 한 복음 성가 “죽지 않고 살아서 여호와를 선포하리라‘를 좋아 한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죽음이 가까운 것을 알기에 삶에 대한 애착이 더 깊어지는 것 같아 눈물이 날 정도로 안타까웠습니다. 그는 얼마 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는 자기 형에게 미리 유언을 해 놓았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 그동안 청년들 사랑을 많이 받았으니 교회 내 모든 청년들(300명)에게 피자 한판씩을 선물해

  달라는 것과

* 그동안 모아 두었던 돈을 선교 헌금으로 드리고 싶다고 하였다 했습니다. 그의 돈을 씨앗으로

   모금 운동이 전개되어 지금은 수천만원이 모아졌고 내년에는 필리핀에 교회를 세우기로 되어

   있습니다.

사랑은 ‘사랑을 받아 본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아는 것과 깨닫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

호스피스 좋은 것은 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깨달아야 하는 것입니다.  죽음! 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죽음이 내 죽음으로 깨달아 질 때, 호스피스도 비로서 감당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사랑은 흔히 ‘서’자로 시작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첫째) 서툴더라도 사랑해야...

저는 목사이지만 저 역시 사랑하는 데는 서툴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하나?’ ‘무엇을 해야 하나?’ ‘가족들을 어떻게 위로하나?’

하지만 생각을 깊히 하면 행동하기가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행함과 진실함’입니다.

사랑하는데 완벽히 준비할 것은 없습니다.

하나님이 명하시니 서툴지만 실천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족한 것입니다.

저는 철원 전방 부대에서 군목으로 복무를 했습니다.

어느 날 대전차 지뢰가 터짐으로 꽃 같은 청년 4명이 희생을 당하였습니다. 40여분의 유가족들이 달려왔고, 통곡 속에 장례 치르기를 거부하고 군인만 보면 “내 아들 살려 내라!”고 몸부림을 쳤습니다.

부대장님도 어찌할 바가 몰라 하셨고, 결국 군목인 제가 그들을 위로하기 위하여 나서야만 했습니다. 가족들은 군인이 온다니까 돌을 들고 마주하였습니다.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순간! 저는 목사임을 알려 드렸고, 가족 중에는 신앙인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식을 잃은 부모님들에게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그냥 끌어 안고 울었습니다. 이 모습을 본 다른 가족들도 모두 따라 울고... 분위기가 진정되기 시작하였습니다. 포탄으로 훼손 된 모습들을 수습하고 정성껏 장례를 치루어 드렸습니다.

이런 일이 있은 후, 지금까지 정신교육 중심이었던 것을 자연스레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신앙교육으로 전환하게도 되었습니다.

둘째) 서먹하더라도 사랑해야...

김승주 목사님을 저희 교회 간증 강사로 초청한 바가 있습니다.

주님 모르고 바람 부는대로 살아 갈 때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던 중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되었고, 인생 이모작 후반부를 심각하게 고민 하는 중에 긍휼 사역에 뜻을 두고 목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호스피스 사역으로 본격 부르심을 받았을 때 ‘이를 이떻게 해야 할까?’ 왠지 어색하고 서툴기만 했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호스피스 사업이었지만 그동안 2,780여 분에게 사랑과 희망을 전해 주게 되었고, 수세자가 360여 분. 축복의 통로가 되어 준 전문자원봉사자 2,200여분을 배출하게 되었습니다. 실로 엄청난 일이 일어 난 것입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뛰어 넘게 합니다. 나이. 성별. 피부색의 장벽. 그 어떤 제약도 뛰어 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랑함’ 자체가 귀한 것입니다.

저는 7년 전부터 ‘자살 예방 및 생명 존중’ 켐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시작은 매우 미약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님. 국회의원님. 시의회 의원님들도 참여해 주시고, 여러 기관들 병원. 대학까지도 함께 해 주고 있습니다. 시의회에서도 자살 예방 관련. 조례를 만들어 주신다고 하셨고, 안양 출신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관련법을 제정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주 서먹하게 시작된 운동이 지금은 전국적으로 이어져 가는 것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자살자가 년간 14,000명이나 됩니다.

자살 시도자가 30만명. 자살을 심각하게 생각해 보는 사람이 200만명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자살자 뿐 아니라, 그 유가족들이 그렇게 불쌍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유가족 자살율이 보통 사람의 8.3배나 된다고 합니다.

목사로서 이들에 대한 긍휼의 마음이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하면 실행해 나갈 수가 있을까?’ 고심을 했습니다만 일단 시작을 하였습니다.

그것이 오늘날에는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입니다. ‘주님 뜻이 있다’는 믿음이 있으면, 서먹하고 서툴더라도 일단 시작해야 합니다. 시작은 우리가 하더라도, 역사는 하나님이 하시기 때문입니다.

셋째) 서로 사랑해야...

사랑은 일방적이어서는 안 되고 서로가 해야 합니다.

사랑이 고리처럼 연결지어 전개될 때, 우리 안에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을 보여 주게 되는 것입니다.

호스피스 섬기실 때, 기본적으로는 ‘내가 사랑한다’. ‘내가 봉사한다’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만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을 통하여 하나님이 여러분을 사랑하고 계신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네델란드 출신 탁월한 영성 지도자 헨리 나우웬이 있습니다.

그는 예일 대학교와 하바드 대학교 교수였습니다.

그가 어느 날. 자신의 소명은 교수가 아니라 다른 곳에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케나다 토론토 근교의 라르쉬 데이브레이크 장애인 공동체에서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는 명문대학 교수로써의 영향력이 큰 자리 20년을 뒤로 하고, 생애 마지막 10년을 그곳에서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보내게 된 것입니다.

그는 그곳에서 아담이라는 중증 장애인 소년을 돌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그에게 아주 큰 깨달음이 왔습니다.

처음에는 자기가 아담에게 봉사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하나님이 아담을 통하여 나를 사랑하시는구나!’ 하는 큰 깨달음이 왔습니다.

즉 아담이 섬김과 양육의 대상이 되어 줌으로써, 자신은 그러한 일들이 아니였다면 불가능했을 배움과 성장이 가능하게 된 것이기에 ‘아담은 자신의 영적 스승이요, 은인이었다’고 까지 고백을 하게 된 것입니다.

사랑은 일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주고 받으며 하게 되는 것입니다.

아픔은 환우 뿐만이 아니라, 돌보는 우리 모두에게도 있습니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우리도 고통합니다.

우리는 연약합니다. 그리하여 사랑하는 것도 서툴고 어설픕니다.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때로는 피해자가 되고, 또 때로는 가해자도 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서로 멀리하게 되고 어색하게도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요한은 ‘어색하더라도 사랑하라’ 하십니다.

사랑하는 회원 여러분!

안양호스피스선교회의 20년은 사랑의 20년이었습니다. 참으로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고귀한 하나님의 사랑. ‘말과 혀’로가 아니라, ‘행함과 진실함으로의 사랑’의 모범적 선교회가 되시기를 우리 주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2018년 9월 15일 있은 설립 20주년 기념대회 설교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