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상강좌 *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수명이 1955~1960년대 52.4세에서 2009년 80.55세로 28년 정도 연장 되었다. 이는 생활여건
의 개선, 보건의료기술과 생명과학의 발달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24-25만 명이 사망하며, 사망 원인 1위
는(특히 40대 이상에서는) 암이다. 최근 통계인 2010년 사망자의 28.2%인 7만2천여 명(10만 명당)이 암으로 사망
했다. 호스피스는 통증과 증상의 완화 등을 포함한 신체적, 심리사회적, 영적 영역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와 치료
를 통하여 말기암환자와 그 가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다.
우리나라에서도 공적 의료보험을 통한 의료비의 증가와 개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다른 나라에 비해 늦었지만
2003년부터 호스피스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재가암 사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2010년 5월 암 관리법 개정을 통해 말기암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완화의료 제도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
였고, 전문인력 교육을 위한 기준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호스피스 기관 지정을 하고 2차 호스피스 의료 건강보험 수가개발을 하고 있다.
한국의 호스피스의 현재와 미래는 국가의 의료정책에 의해 대부분 결정된다고 본다.
 
한국 호스피스의 오늘
 
정부는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의 일환으로 본인부담 상한제, 외래 본인 부담율 인하등과 저소득층 암 환자 및 폐
암환자 등에 대한 치료비 지원, 재가 암환자 관리 사업과 연계한 말기 암환자 관리사업 등을 추진하여 말기 암 환
자 지원을 하고 있다
재가 암 환자 관리사업은, 암 환자 중 의료급여 수급자 및 건강보험 가입자 중 하위 소득에 속한 환자로 치료 중인
암 환자와 말기 암환자 등이 대상이다. 보건소에 의사, 간호사, 자원봉사자, 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된 재가 암환
자 관리 팀을 운영하여 지역여건이나 환자의 수요 및 상태 등을 고려하여 증상 및 통증관리, 간호서비스, 사회복
지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말기 암 환자 지원을 위한 완화의료 기관 지정, 병상 확충 및 서비스 전달
체계 구축 및 말기 암 환자 관리 전문인력 확충과 교육 양성,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한 대 국민 홍보,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한 수가개발 및 적용, 적극적 재가 암 환자 관리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말기암환자에 대한 완화의료 서비스 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나 공급은 불충분하다. 암으로 사망하는
71,000명의 환자 중 완화의료 전문기관에서 서비스를 받은 환자는 6,546명으로 약 9%에 불과해 미국의 42%에 비
해 낮다.
완화의료 전문 의료기관은 암 관리법에 따라 일정시설, 인력, 장비요건을 갖춰 지정받은 기관으로 전국 45개 기관
740병상(*호스피스완화의료기관 2010년 현재 112곳)이 있다. 국내 적정 완화의료 병상은 인구 백만명당 50병상
기준인 영국과 비교하면 2,500병상 정도 이다. 말기암 환자의 대부분이 3차 의료기관에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받
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국민 의료비 부담 가중되고 있다. (2012년 제1호 호스피스 학술지 심평원 정책담당자 발표
자료 참조)
육체적 문제 중 말기 암 환자들을 가장 괴롭히는 통증은 말기 암 환자의 약 80-95%에서 보고되었다. 우리나라 암
성통증의 유병율은 약 52~80%이다.
말기 환자들이 적절히 통증 조절을 받을 수 있는 의료시설과 전문가가 과거보다는 많아졌지만 충분하지 않다. 현
재와 같이 암 병동과 병상들이 많아지고 특화되었어도 치유 중심의 의료시설에서 영리가 우선돼야하는 여건과 건
강보험 재정의 압박하에서 호스피스환자들을 임종 시까지 장기적으로 편안히 입원시켜 증상조절을 해주는 것은
어려운 실정이다.
말기 암 환자의 증상조절은 짧은 기간 입원하여 고통스러운 육체적 증상을 해결하면 가정으로 돌아가서 지내게
하는 것이 환자의 삶의 질도 높이고 병원의 입원적체도 해결하는 길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의사와 간호사가 방문해서 가정에서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 가정방문 보건의료사업이 도움
이 될 것이며, 입원은 증상조절이 안되거나 가족이 집에서 환자를 보호할 수 없게 되는 사정이 발생할 때만 단기
적으로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여성들의 사회참여와 경제활동으로 과거에는 집안에서 해결되었던 간
병들이 지금은 다른 사람을 고용하여 자신의 가족을 돌보게 되었다.
그래서 말기 암 환자들은 2주 혹은 2개월마다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가거나, 집으로 갈수 없을 경우에 여러 병원을
다녀야 한다. 이런 문제로 육체적 통증 등 총체적인 고통이 있는 환자와 가족들이 고통 받고 상처 받고 있다. 또
이들은 대체의학이나 다른 의료에도 매달려 막대한 의료비를 지출하고도 통증완화 등 삶의 질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말기 암 환자를 괴롭히는 문제는 육체적인 것 뿐 만 아니라 정서적, 영적, 경제적, 사회적 분야 등에 널리 관계되
어 있는데 이는 의료진만으로 해결될 수 없어 사회 복지사, 성직자,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자원 봉사자 등 여러
직종의 도움이 필수적이나 현행 의료수가 체계로는 자원 봉사의 방법 외에는 이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안타까운 실정이다.
 
한국 호스피스의 내일
 
정책적인 면에서 보면 종합병원급 이상 입원일수에 따른 일상정액수가 차감제에 따라 기존에 입원 16일부터 일당
정액의 50% 감액을 했었는데 2차 시범 사업(2011년 하반기부터)부터는 16-30일째는 10%, 31일부터는 15%로 감
액을 줄여서 환자는 그 병원에서 더 오래 머물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의료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상급종합 병
원에서 지역사회 의료기관 또는 가정 호스피스로 연계하려는 기본 취지에는 장애가 될 수 있다. 종합 병원급 이상
에 환자가 더 있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의원이나 가정으로의 환자의 흐름이 차단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된
다.
호스피스완화의료가 필요한 말기 환자 인구를 생각해보자.
우리나라 전체 사망자 중 암 및 주요 장기의 만성 질환 관련 사망자는 질병의 경과에 따라 말기 진단과 예측이 가
능하다. 심장 마비와 같은 갑작스런 사망이나 교통사고나 실족과 같은 갑작스런 상해, 고의적 자해인 자살, 사스
나 신종 플루와 같은 급성기 감염 질환, 선천성 질환 및 영아 사망, 출산 관련 모성 사망을 제외하면 실제적으로
넓은 범위에서는 70%에 해당하는 17만여 명이 호스피스완화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 우리나라는 65세이상 노령인구가 10%수준으로 이미 노령화 사회를 지나 급속도로 노령사회로 치닫고 있다. 따
라서 노령 인구 중에 암 환자의 증가 및 국가의 과다한 의료 및 복지 비용 부담 증가 등으로 호스피스의 영역이 말
기암환자에서 말기질환으로 더 넓혀질 것이다.
따라서 사회적 인구 변화에 따른 호스피스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변화와 또 지속적인 계몽이 필요 할 것으로 본다.
호스피스 수가가 포괄수가형태로 묶이겠지만, 그런 여건 하에서도 말기 암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호스피스의 포
괄적 서비스 제공은 각 개인에게 맞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개인에 맞는 특화치료, 전인치료란 이름으로 의학적(크게 호스피스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것들을 제공하여, 힘들
고 절박한 환자와 보호자들이 총체적인(정신적, 경제적, 육체적, 신앙적) 소진이 되지 않길 기원해 본다. 떠나는
환자도 힘들지 않게 해야 하고, 나중에 남는 사람도 살아가야 할 것이다.
돈과 현실보다 의미와 가치를 더 중시하는 것이 호스피스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