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무자 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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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강도사
본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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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신장, 77, 여)

 

호스피스 현장에서 많은 환우 분들을 만나게 되지만, 그 가운데서도 더욱 특별한 만남이 이루어지고 깊은 대화
를 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분의 삶을 이해하고, 그 안으로 들어가려는 노력을 많이 합니다. 그럴 때 제가 제일 중
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상대방의 감정에 머물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분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을 해야 하고,
표정의 변화도 유심히 살피며 그 감정에 머물러 마음을 나눌 때, 비록 제가 그분들의 숭고한 삶의 흔적에 다가가
기에는 한없이 적은 나이지만, 마음을 열고 그 삶을 나에게 들려주실 때는 참으로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권사님과의 만남도 그러했습니다.

살포시 다가오는 따뜻한 봄바람이 마음을 여유롭게 만들고,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띠게 하듯이 권사님과의 대화는
참으로 따뜻했고, 포근한 마음을 가지게 하셨습니다.
 

권사님은 10년 전에 처음 신앙을 가지셨다고 합니다.
그것도 스스로 찾은 교회에서 처음 느낀 예배의 감격을 가지고 열심히 주님을 만났다고 합니다. 새벽기도에 참
석하기 위해 교회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고 하니 얼마나 기쁨과 정성으로 신앙생활을 하셨는지 알 수 있었습니
다.
 

매일 오전에는 권사님의 며느님이 자리를 지키셨는데, 신앙생활을 하라고 하는 시어머니의 말씀에 순종하여 시

작한 신앙은 그 누구보다도 뜨겁다고 자랑을 하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러다보니 매일 오전 11시에 예배를 드릴 때면 이 두 분의 뜨거움으로 호스피스병동의 예배는 신이 납니다.
 

어느 날 저에게 조심스레 말씀을 꺼내 놓으시길, 10년 동안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하나님만 바라보며 열심히 달려
왔는데, 이렇게 아프고 나니 자신의 모습이 너무 교만하지 않았는가? 하고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고 합니다.
 

지금 가장 후회되는 것이 무엇인가 여쭤보니

신앙생활을 어떻게 해야 잘 하는가? 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나의 기도는 어떠했는가? 나의 모습은 어떠했는가? 사랑할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고, 용서해야 할 사람들을 용서
하지 못한 자신의 모습에 후회가 많이 된다고 하십니다.
 

그리곤, 하나님이 한번만 기회를 주신다면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고 싶다고 하시고는,
그게 아니라면 더 이상 하나님께 죄짓지 말고 오늘밤이라도 잠자듯이 데리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부족하지만 위로의 말을 건넸습니다.
“권사님. 과거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만 가지고 있다면 그건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 아니실거에요. 주위를 보세
요. 더 힘들어 하고 있는 환우들에게 사랑을 실천하실 수 있잖아요. 밤에 잠을 못 주무시는 분들, 통증으로 괴로
워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 앞으로 그 일을 감당하실 때에 하나님이 얼마나 기뻐하시겠어요? 용기
를 가지고 위로를 받으세요.”
 

다음날부터 권사님의 찬양에 얼마나 힘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가끔씩 권사님과의 대화가 생각이 납니다.

오늘 하루는 하나님이 주신 기회인데, 우리는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고 있을까요? 우리가 아침마다
일어나는 침상에서 이러한 기도를 올려드린다면, 우리의 삶은 더욱 더 따뜻해질 것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