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사자 일지 *

2년 전.

안양제일교회에서 호스피스 교육이 있다는 말을 듣고 제자교회에서는 나 혼자만 신청을 하여 석 달 동안 호스피스 교육을 받았다. 교육이 끝나고 메트로병원에서 봉사를 하게 되어 있지만 김포 집이 멀어 봉사 다니기에는 부담이 되어 교육 받은 것으로 끝낼 수밖에는 없었다.

봉사하지 못하는 마음을 스스로 ‘내 자신의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남을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었다.

실은 나 자신도 8년 전.

사랑하는 남편을 암으로 먼저 보내고 너무나 힘든 시간들을 보냈었다. 어느 누구도 내 마음을 깊이 알아 줄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주님의 도우심으로 김승주 목사님을 만나게 되었고, 목사님의 진정어린 위로의 말씀으로 그 시간들을 견딜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었다.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은 내 인생의 가치를 바꾸어 놓았다.

그 당시 김승주 목사님을 뵌 후 호스피스 교육을 받고는 싶었지만 시기적으로 무리라는 말씀에 언젠가 기회가 되면 나도 그런 봉사를 하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다.

2016년 제자교회 사회복지위원회에 호스피스교육 예산이 잡혔고 김승주 목사님과 협의가 되어 우리 교회에서 30여 명이 신청하여 10월, 11월 두 달 동안 호스피스 위탁교육을 실시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신청한 분들이 ‘끝까지 이 교육을 다 마칠 수 있을까’ 염려도 되었지만 많은 분들의 “정말 좋은 교육을 받게 해주어 감사하다”는 인사말에 오히려 내가 보람이 느껴졌다.

교육은 끝났지만 ‘이 분들 역시 호스피스 봉사자로 남을 분이 과연 있을까?’ 의문이 되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로뎀나무 쉼터에 다녀오신 분 중에서 음식을 잘 하시는 권사님께서 “로뎀나무 쉼터에 반찬을 해 드리고 싶다”는 제안을 하셨다. 우리는 반찬 뿐 아니라 봉사의 마음이 있는 몇몇 여 권사님과 함께 ‘청소도 하고 환우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갖자’는데 의견이 모아졌고 1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다.

한 달에 두 번 봉사를 시작하게 되면서 두 분 목사님 내외분들의 헌신적인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우리들도 작은 봉사를 통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기쁨을 갖게 되었다.

거기에 더하여 함께 교육을 받은 남자 집사님들과 장로님 몇 분이 함께 동참하겠다고 하셔서 얼마나 힘이 되었는지 모른다. 마침 임태수 집사님은 이미 수년 전부터 건축 관리 봉사를 해 오던 터이었기에 이제는 열 분 정도가 로뎀나무 쉼터 호스피스 봉사자가 되었다.

교회의 분쟁으로 오랜 세월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많은 상처를 안고 있던 목동제자교회가 이제는 눈을 밖으로 돌려 이웃의 어려운 사람들을 돌아보고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일에 더 마음을 쓰게 된 것에 감사한다. 또한 이것은 그동안의 상처가 치유되는 기회도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우리는 어려움 속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소망을 주는 사명을 능히 잘 감당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기도하고 있다.

올해도 호스피스 교육이 계획되어 있지만 이후로도 계속 이 교육이 지속되기를 바라고 있다. 인하여 보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도 되고, 남은 삶에 대하여 ‘주님이 진정으로 원하시는 바가 무엇인지’를 깨달아 이토록 아름다운 일에 동참하는 일들이 많아지기를 바라고 믿고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