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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5:15-21 말씀을 가지고 며칠 전 큐티를 한 말씀의 요점은 “지혜롭게 행하라. 주의 뜻을 이해하라. 성령으로 충만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고 말씀하신다. 이 과정에서 한 환자분의 모습이 떠오르고 그 모습 위에 나의 모습이 오버랩되며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환우는 대장암, 간전이 상태의 82세된 남자 분으로 입원을 하셨는데 제가 외근중일 때 입원을 하셨습니다. 우리나라 교회사에서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역사가 깊은 교회에서 부모님 대부터 믿음생활을 해오신 가문의 사람이십니다. 그리고 장로님이십니다. 그리고 통증도 없으시고 자유롭게 거동도 하실 수 있는 분이셨습니다. 늘 감사하다시며 예배도 잘 드리십니다. 매일매일 안정된 모습으로 지내시는데 최근 병이 진행되면서 황달이 심해지고 기력도 떨어지시고 걸음걸이도 휘청거리십니다. 환우께서는 여전히 하나님께서 살려주실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장담까지 하시었는데 어느 날 회진 시간에 담당 과장님께서 “환자 분은 지금 병이 악화되고 계십니다. 더 이상 치료가 안 됩니다.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해 오셨는데… 이제 하나님 만날 준비를 하셔야지요.”
환자분은 “나는 오랫동안 믿으면서 일을 많이 해 왔다”고 말씀하시자 과장님께서 “얼마나 교회를 다녔느냐가 아니고, 또 일을 많이 한 것 말고 예수를 잘 믿으셨어요?”라는 질문을 하셨는데 대답을 못하셨습니다. 그 날부터 환자분은 말이 없어지시고, 주무시는 것인지 낮에도 계속 눈을 감고 계셨습니다.
일주일 쯤 지나 어느 날 아침 회진 시간에 과장님께 편안한 얼굴로 “과장님 감사합니다. 마음에 평안을 되찿았습니다.”라고 몇 번을 감사한다는 말씀하셨습니다. 과장님께만이 아니라 얼굴을 대하는 이마다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계십니다.
어제도 환자분 한 분이 소천 하셨습니다. 불신자이셨는데 딸과 주위 분, 양혜영 권사님의 정성스런 돌봄과 기도로 세례를 받으시고 가족들에게 기쁨을 주시고 천국을 향해 평안한 보습으로 떠나셨습니다. 그 분의 따님이 “우리 아빠 자랑스러워요. 감사해요.”라는 고백을 하며 작별 인사를 하셨습니다.
“정말 예수를 잘 믿고 있느냐?”라는 질문에 선뜻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 질문을 저에게 해 보았습니다.
송구영신예배를 드리며 기도제목을 써내려가며 기도했던 일이 바로 며칠 전 일 같은데 벌써 한해의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밖에는 이틀 전까지만 해도 가을과 겨울이 줄다리기를 하며 버티었는데 이젠 겨울이 가을을 밀어내고 우리와 함께 자리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도 누구나 인생의 겨울을 맞이할 때가 있는데 각 자의 앨범을 펼쳐본다면 지혜롭게, 주의 뜻을 알며, 성령님의 지배를 받으며 살고 있을까요? 호스피스 현장에서 지금까지 수많은 분들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정답을 알면서도 우리가 정말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해봅니다. 가끔 흔들리기도 하지만 돌이킬 수 있는 마음과 기회를 주셔서 호스피스 일을 하게 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함께 하시는 분들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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