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무더웠던 여름도 계절의 변화 앞에서는 힘을 잃어 가고 있습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더위도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며 떠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호스피스에서 일을 하면서 매번 떠나갈 사람들과 만남을 준비 하고 관계를 맺고 떠나보내는 일들이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일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과 기쁨이 크지만 때론 힘들고 지칠 때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 마다 저에게 힘이 되어주고 함께 해주신 분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은 바로 자원봉 사님입니다.
자원봉사자님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내가 힘들다, 지친다 하는 말들이 너무 배부른 투정 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언제나 밝은 얼굴로 오셔서 환자들에게 웃는 얼굴로 인사 하시 고 힘든 더위 속에서도 땀을 흘리시며 목욕 봉사로 발 맛사지로 애써주시고, 병실을 답답해하시는 환자분들에게는 산책으로 불안하고 힘들어 하는 환자와 가족들에게는 기도와 찬양으로 여러 가지 활동들로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힘이 되어 주시는 봉사자님들을 보고 있으면 참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환자 중 한분이 오랫동안 투병으로 인해 초등학생 아들의 생일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아쉬움을 이야기 하자 봉사님들이 그 환자분의 아들을 위해 미역국을 끓이고 불고기를 만들어서 환자와 함께 병동에서 생일파티를 해드렸더니 환자분이 너무 행복해 하시고 즐거워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얼마 전에는 환자가 자신을 위해 수고해주신 치료진들과 도우미 여사님들을 위해 작은 파티를 준비 하고 싶어 하셨는데 무더운 날씨 중에도 파티를 위해 음식을 손수 해오시고 파티 장소를 꾸며주신 자원봉사자님들 덕분에 환자와 가족들이 감동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이분들이야 말 로 호스피스 현장에서 꼭 필요한 분들이라 생각했습니다.
봉사활동이 힘들지는 않은지에 대한 질문에 한 봉사자님께서 “저에게는 기쁨이에요~ 그분들의 마지막 삶에 제가 초대받은 손님이 된 것 같아 행복해요~" 라고 이야기 하시는 이야기를 듣고 자원봉사는 하고 싶다는 의지만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매일 매일 자원봉사자님들을 보며 새롭게 배워가고 있고 그 배움을 통해 위로 받고 그 위로로 힘을 얻어 하루하루 호스피스 현장 속에서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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