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무자 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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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마지막날 쉼터로 첫발을 내딛으시던 이*수권사님.

 

하나님이 언제나 데려가시려나...

절망과 원망으로 가득차 빨리 죽고싶다는 말씀을 첫날부터 입에 달고 사시던 권사님.

 

정신이 명료하실때도 있으시지만, 때로는 대소변을 손으로 만지기도하시고 밤새 안주무시고 돌아다니시기도하시고 다리의 힘이 풀려 쉽게 넘어지시기 다반사라 밤낮으로 긴장의 연속이었다.

 

용변실수가 잦자 가족들은 미안한 마음에 쉼터에 비데를 기증하고싶다는 뜻을 표하기도하였지만 권사님께서 실제로 사용하기 쉽지않을것이라는 판단하에 감사한 마음만 받고 정중히 거절을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눈을뜨지 못할정도의 컨디션 난조로인해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게되었다. 연세가 있으시니 더욱 염려 될 수밖에 없어 혹시나하는 상황에 대비해 가족에게 알리고 긴장하며 밤새 기도로 옆을 지켜드렸다.

그러나 너무나 다행스럽고 감사하게도 밤사이에 권사님의 컨디션이 서서히 회복되어가셨다.

 

언제 아팠냐는 듯 명료하게 눈을 뜨시는 권사님께,

"권사님, 몸 불편한 곳 없으세요? 많이 아프셨던 것 기억나세요?"

"아휴, 내가 사명도 다 감당하지 않았는데 하나님이 그리 쉽게 데려가시겠나"

 

우리 권사님의 연세는 101세시다.

왜이리 안데려가시느냐고 하나님을 원망하고 투정부리던 분이시다.

 

예배시간에는 쉼터에서 준비해드리는 헌금을 마다하시고 스스로 바지춤에서 천원짜리를 꺼내며 너무 적어서 하나님께 송구하다고 말씀하시는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믿음을 가지신 권사님

 

100세가 넘어서도 다하지 못했다고 하시는 그 사명이 무엇일까...

 

목사님께서 누누이 이곳에 계시는 어르신들께 알려드리는 사명,

이 곳 쉼터와 이 곳에서 일하는 돕는 손길들을 위해, 또 자녀들을 위해 열심히 기도드리는것.

그것이 권사님의 사명이라는 것을 깨닫고 아직 그 사명이 남아있다고 믿는것일까.

 

그것이 주님이 주신 마음이고 계획이라면 101세 권사님을 향한 사명,

뜻이 이루어지는 그 날까지 침상에서 우리 권사님의 기도의 끈은 끊어지지 않을것이며,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그 마음을 주께서 무척이나 흠양하시리라...믿는다.

 

최고령이시면서 오늘도 건강하게 우리 쉼터에 해피바이더스를 뿌려주시는 우리 권사님의 마음에 믿음과 소망, 평안이 넘치시길 간절히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