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사랑입니다

배춘란 간호사0

중앙병원호스피스 병동0

내가 이곳 호스피스 병동으로 온 지 1년 밖에 안 되었는데 몇 년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마 많은 환우님들

의 삶과 죽음을 옆에서 바라보기 때문이 아닐까?

이곳에서 하나님의 사랑으로 사랑이 가득한 마음으로 변한 여러 환우님들의 모습을 통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느끼며 많은 감동을 받는다.

99년 12월 9일에 입원한 39세의 이ㅇ웅님은 기억이 많이 난다.

얼굴을 가리고 있는 몇 달째 감지 못한 긴 머리와 갈아입지 못한 청바지. 그는 거지난 다름없는 모습으로 대단

한 악취를 풍기며 이곳으로 오게되었다.

하악골 종양으로 턱 밑 주위에 종양이 살을 비집고 나와 피와 진물이 흘러 매일 상처 소독후 많은 거즈와 붕대

로 고정해야 했다.

처음에는 머리가 아플 정도로 코를 찌를 정도의 역겨운 냄새 때문에 내가 그에게 어떻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지 걱정이 많이 되었다. 그러면서 하나님이 그를 이곳으로 보내신 뜻이 있을거라고 믿고,자포자기 상태인 그가

사랑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기도하였다.

그에게 다가간 많은 사랑의 손길로, 그는 목욕하고 머리를 단정하게 자르고 병실의 향초덕분으로 그 대단한 악

취는 코끝에서 향기로 바뀔 수 있었다.

이곳 생활 4~5일쯤 되니 그는 TV에서 나오는 호빵 선전을 보며 "아 맛있겠다"며 부러운 듯 쳐다보기도 하고 식

사도 미음에서 죽으로 잘 드시며 어느새 삶의 의욕을 되찾은 깔끔한 한 남성으로 변해있었다.

예수님께 대해 모르는 그가 가끔씩 성경책을 보고 있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배고프다며 음료수와 빵을 간호

사에게 졸라대기도 하고 TV방송에서 가난하고 고생한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들을 사달라고 봉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하셨다. 하나님은 그에게 웃음을 되찾아 주시고 사랑의 가슴을 가진 그로 바꾸셨

다.

12월 23일에는 아주 특별한 일이 있었는데 바로 그가 너무나도 진지하고 확실하게 하나님의 자녀로 태어나는

세례식으로 우리 모두를 감동시켰다.

그러한 표정은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수 선생님은 사진을 한방 찍어 놓으셨다.

12월 27일에는 그가 수 선생님께 예쁜 브로찌를 선물하셨는데 우리가 대해 준 것에 대한 그의 고마운 마음의 표

시라고 생각이 들어 수 선생님을 비롯하여 막내인 나까지 그것을 간호사복에 반짝 반짝이며 그의 마음을 달고

다녔었다.

그의 사랑이 담긴 그 브로찌는 아무리 많은 돈을 주더라도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아주 귀한 것이다.

1월달에 이르자 그는 점점 기운을 잃어 가면서 물 한 모금 억지로 입 축일 정도로만 드실 뿐이었다.

몸이 많이 아프신지 가끔 "아휴"하며 힘들어 하시고 묻는 말에 대답 대신 겨우 고개만 끄덕끄덕 거리는 눈만 겨

우 떳다 감았다 하는 그가 너무나 안스럽게 느껴졌다. "그가 이 고통가운데서도 주님이 함께 하심을 느끼며 하

나님 바라보며 천국의 소망을 잃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밤에는 "아이구 "하며 소리를 지르고 몸으로 침대

를 들썩거릴 정도의 통증으로 진통제를 몇 번 맞으셨는데 1월 4일 오후1시 50분에 그는 고통이 없고 영원한 쉼

이 있는 천국으로 이사를 가셨다.

30분전에도 혈압이 정상을 유지하시더니 갑자기 토한 후 자는 듯한 평온한 모습으로 떠나셨다. 그가 처음 입원

했을 때의 모습에서 달라진 그의 모습들이 필름처럼 지나가면서 천국에서 웃고 있을 그의 모습을 떠올리며 나

도 미소로 그에게 대답한다.

입으로만 사랑을 말하지 않고 호스피스팀이 하나되어 행동으로써 보여준 작은 정성은 실로 한 영혼에게는 엄청

난 사랑으로 다가가서 감동을 주는 것 같다. 이곳에서 느끼는 하나님은 바로 사랑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