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호스피스봉사일지 *                 
이지현 집사
제 4기 회장, 가정 목요 A팀장
2002년 어느 늦은 가을, 사무실에서 소개를 받고 최○○할머니 댁을 방문하게 되었다. 두 세평 남직한 방안에
외로이 혼자 누워 계신 할머니...
"어디서 왔는가?" 라고 물으시며 반가이 우리를 맞아 주셨다. 쾨쾨한 냄새와 야위고 왜소한 모습속에서 직감적
으로 병상생활이 오래 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후 매주 목요일마다 찾아가 청소와 목욕 등을 해드리며 벗이
되어 보살펴 드리며 예배를 통해 예수님을 전하기 시작했다.
할머니께서는 처녀 때 잠깐 교회를 다니셨다고 말씀하셨다. 처음에는 술과 담배를 많이 찾으시던 할머니께서는
계속해서 예배를 드리시던 중 마음을 열고 예수님을 만나 영접하셨다.
요 3:16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는 말씀을 받아드리신 것이다.
"할머니, 하나님이 할머니를 너무너무 사랑하신데요. 그래서 하나밖에 없는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 주셔서 할머
니의 잘못한 죄, 우리의 죄 때문에 십자가에서 죽으셨대요. 그래서 우리 맘속에 모시기만 하면 천국에 갈 수 있
다고 성경에서 말씀하셨어요."
"오... 오" 응대하시며 할머니는 너무너무 기뻐하셨다.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 하나님을 사랑하시고 기뻐하시
던 걸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어느덧 6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할머니는 점점 쇠약해져만 가신다.
할머니의 상태가 예전과 같지 않아서 걱정이라며 세례를 주셨으면 하고 목사님께 말씀드렸더니 쾌히 승낙을 해
주셨다. 6월 13일 세례를 받기로 약속을 하고 목사님을 기다리시는 동안 할머니께서는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만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고 두근두근 하신다고... 천국에 가면 다시는 이땅에 오고 싶지 않다고... 그곳에서 영원히
살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너무나 순박하고 예쁜 모습...
마 18:3에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하셨을 때 어린
아이의 모습이 바로 이러한 할머니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목사님을 통해 세례를 받으신 후, 다른 봉사자들과 함께 찰칵! 사진도 찍고 케잌도 나누며 다같이 축하해 드렸
다. 기뻐하시던 할머니의 모습... "잘생긴 목사님 고맙습니다." 그 힘든 가운데서도 웃으시며 인사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어린아이가 놀이터에서 저녁이 되도록 정신없이 놀고 있을 때, 때가 되면 어머니가 아이들 부르는것 같이 우리
에게도 우리의 본향인 천국으로 하나님께서 부르시면 가야 한다. 이제는 할머님을 천국에 부르심의 때가 아주
가까우진 것 같았다.
이젠 물도 넘기시지를 못하신다. 그런데도 천국이야기, 찬양, 말씀을 전해 드리면 고개를 끄덕거리시며 바라보
신다. 6월 24일. 마지막으로 머리를 감겨 드렸고, 마 11:28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는 말씀과 함께 "할머니 이제 세상 짐 모두 내려 놓으시고 주님 품으로 평안히 쉬세요.."
할머니는 아무 말씀도 못하시고 고개만 끄덕이셨다. "할머니 주안에서 정말 사랑합니다. 천국에서 만날 날을 기
다릴께요..." 이것이 마지막 작별인사가 되었다.
(할머니는 머리를 감아 드린 날 당일 오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