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소중한 선택

* 고 서상규님을 추모하며...*

정효숙 집사		전옥희 집사
제 8기 자원봉사자		제 9기 자원봉사자

다른 날 보다 좀 일찍 병원에 도착했다.		111날씨가 갑자기 그렇게 흐리더니만
사무실에 도착하니 수간호사님과 최간호사님이 바		111아침엔 좀 나아지는 듯한 날씨처럼
쁘게 움직이시는 것 같았다.		111내 맘도 조금 밝아지는가 싶었는데...
수간호사님이 보호자에게 전화했느냐 물으시며 나
를 보고는 356실 환자 옆을 지키라고 했다.		111퇴근 할 때까지 멀쩡하시던
		111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환자는 의식이 없는 것 같았으며 입에서 물이 계속		111하늘도 슬픈 듯 비가 내리고 내 맘도
흘러나와 간혼사님이 연신 닦아 내고 있었다. 환자		111한순간 먹구름이 낀 듯하다.
는 곧바로 임종실로 옮겨졌다.
가실 때가 다 되었구나 생각하며 따라갔다. 거기서		111태어나는 건 순서가 있다지만
도 제법 많은 양의 물 같이 것이 흘러나왔다.		111죽고 사는 건 정말 순서가 없구나!
		111갑자기 눈에는 작은 이슬이 맺히고
가족들은 멀리 있어서 오시는데 시간이 걸렸다. 우		111내 입술엔 어느새 작은 소망의 기도가 나온다.
리끼리 마지막 가시는 임종예배를 드렸고 환자는		111"하나님 그 영혼 받아 주소서"
곧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다.
		111천진스런 할아버지 얼굴이 맴돈다.
담당의사 선생님께서 오셔서 최종적으로 사망확인		111짧은 시간이지만 같이했던 추억이....
을 하고 나가셨다. 잠자는 듯 편안한 모습이었다.		111청각 장애인이기에 영적케어에 한없이 부족을 느
다른 봉사자와 가족이 오시길 기다리며 임종실을		111끼던 나
지키고 있었다.		111하나님 그 영혼 구원해 주소서.
		111그리고 제대로 전하지 못했던 이 죄인 용서하소서
6살때 질병으로 청각장애를 입고 63세까지 줄곧 혼
자 사셨다 한다. 이곳에 입원해서도 줄곧 형수님께		111우둔한 내 입술을 주장하시고
서 돌보아 주시곤 하셨다.		111지혜를 주셔서 사명 감당케 하소서.
		111천사의 얼굴로 평안한 얼굴로 찬송 들으며
지난주에 다른 봉사자와 함께 자리에 누이고 위로		111하늘나라 가신 님 맞아주소서.
올려 드렸을 때 "감사합니다." 하며 고마움을 표하
셨다.

직접적으로 한마디의 말도 나눌 수는 없었지만 순
진한 눈빛에서 그 분의 마음이 전해져 옴을 느꼈다
이 곳에서 마지막을 편안히 준비하시고 이제 하늘
나라에 편안히 안착 하셨으리라 믿는다.

사람은 이 땅에 태어나 제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살
다간다. 어떤 이는 호의호식하며, 어떤 이는 고통
과 어려움 속에서 살다 가지만 삶의 무게는 다 똑
같이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 해 본다.

궁극적으로 이 세상을 떠날 때 누구의 마음이 더
가벼울까?
많이 가진 자 일까? 아니면 가진 것이 없는 자 일
까?
		(이 글들은 안호선 홈페이지에 올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