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소중한 선택

* 병동호스피스봉사일지 *

김종복 집사

제9기,토요봉사 B팀

나에게 허락하신 삶 한 가운데서 어떻게 하면 진정 보람되고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로 고민하

던 중 호스피스의 봉사를 알게 되었다. 3개월간의 전문교육을 마친 후 나는 지금 토요일 봉사팀에 동참하여 봉

사의 보람과 기쁨을 맛보고 있다.

진정한 헌신이란 무엇인가?

지극정성으로 남편을 보시던 권사님이 생각난다. 권사님 남편은 뇌종양으로 입원을 했다. 권사님이 얼마나 헌

신적으로 남편을 위로하며 정성껏 간호사하시는지... 그 모습을 보고 우리 모두는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였다.

지금은 비록 주님의 품에 안기신 후 뵐 수는 없지만 권사님이 우리 봉사자들에게 보여주신 사랑의 모습은 오래

오래 우리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내가 처음으로 환우를 만났을 때가 생각난다. 그의 표정은 너무도 굳어 있었고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였다. 나

역시 처음에는 환우를 대할 때 부담스러운 마음과 서먹함과 어떠한 모습으로 대할 것인가 망설임과 떨림도 있

었다.

그러나 환우와 대화하며 목욕도 시켜드리고 안마와 해 드렸을 때 그의 점점 밝아지는 표정과 감사해하는 모습

을 보며 내 마음이 더 기뻤다. 토요일마다 하는 봉사 생활이 반복되면서 나의 작은 힘이 죽음을 기다리는 환우

들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며 기쁨이 되는가를 알았다.

나의 목욕봉사의 하루는 이렇게 진행된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오늘 하루도 건강한 모습으로 살게 하심에 감사드린다.

나에게 허락하신 사업체를 위하여 아침부터 분주히 출근을 한다. 아침의 일을 정리하고 나면 점심시간 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가 시작된다.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점심밥을 부랴부랴 챙겨먹고 나에게 감사와 삶의 가치

관을 바꾸게 해준 호스피스 봉사의 길을 나선다.

먼저 봉사에 들어가기 전에 기도로 준비한다. 내가 환우들을 사랑할 수 있도록...주님의 마음으로 섬길 수 있도

록 기도한다.

나와 이름이 같은 집사님과 같은 조가 되어서 몸도 추스를 수 없는 환우들을 서너 명씩 목욕을 시키고 나면 몸

에서 땀이 비오듯이 흐른다.

그러나 그분들이 시원해 하시는 모습과 기분 좋아하시는 모습을 볼 때 나의 기분도 덩달아 좋아지고 기쁨이 넘

친다.

봉사를 끝내고 나면 나의 마음은 더 부요해진다. 빚을 청산하고 가는 가벼움이 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나의

현재의 모습이 감사한 것뿐이다. 새삼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되다"(행 20:35)고 하신 말씀이 생각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나의 발걸음은 늘 가볍다. 건강 주심에 감사하며 나에게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 봉사를 계속할

것을 오늘도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