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례식 르포 *                 
박미경 수간호사
메트로병원 호스피스병동
 
2003년 6월 3일 화요일 낮 H N
 
오늘은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날.
주님께서 웃으시는 날.
주님께서 마음껏 은혜주시는 날이다.
주님의 사랑하시는
주님께서 너무도 사랑하시기에
자신의 목숨과 바꾼 하나님께서 지명하신 임형근님과 그의 부인이 세례 받는 날이다.
약 한달 전에 무교라 하며 입원하셨다. 입원하시고 얼마 안되어 '나 세례 받을 거야' 하신 아저씨.
병상 생활 내내 봉사자님들이 찬양할 때 눈물 흘렸다. 예수님의 말씀을 기뻐하였다. 예배시간을 사모하였다.
예수님의 이야기를 즐거워했다.
어느 날, 어저씨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식사를 거의 못하고 물도 삼키기 어렵다고 입원하던 그 때가 옛날인 것
만 같다. 지금은 부인이 마음 졸이며 지켜보는 가운데 행여 조금이라도 삼키기 어려워 힘든 일이 있을 새라 '천
천히 드세요.' 란 말로 반찬 삼아 아주 천천히, 아주 달게 죽 한 공기를 비운다. 중간 중간 과자도 꼭꼭 씹어드시
고, 중간 중간 과일도 꼭꼭 씹어 조심스럽고 재미나게 드신다. 건강할 때에는 딸기며 과자며 밥이며 모든 음식
이 정말로 맛있고 마음껏 먹는 것이 즐거움인 줄 몰랐다. 그러나 지금 이 딸기가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고 내 생
애에 가장 맛있는 딸기를 먹었고, 이 과자와 음식들이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다 하며 식사시간을 재미스럽고
즐거워한다.
임형근님의 세련된 아주머님은 예수님 사진을 입원하여 처음 볼 때에는 두렵고 어쩐지 싫었다. 그러나 지금은
예수님이 좋고 예수님 사진이 평안하게 느껴진다고 하신다.
아침 세례식을 위해 아저씨는 봉사자님에 의해 목욕재계를 하며 준비를 한다.
예수님께서도 이 땅에서 세례를 받으셨던 것처럼 주님의 사랑하시는 두 자녀는 예수님과 동일한 절차를 시작한
다.
305호 다인실에 우리 모두는 예배를 위해 모였다. 세례식의 두 분의 주인공과 같은 병실의 환자분과 보호자분
들, 세례식을 축하하기 위해 성령님께서 보내신 많은 자원봉사자님들, 목사님, 간사님, 간호사들 한 방 가득 모
인 곳에서 예배가 시작되었다.
김승주 목사님을 통해 우리 모두에게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이는 형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서 난 자들이니라'(요한복음 1:12~13)
우리 모두 하나님의 자녀들은 사람의 뜻으로 된 것이 아니고 오직 하나님께서 난 자들이기에 천국 백성이 된것
이다. 구원된 백성은 예수님을 믿는 그 순간부터 영생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세례식을 하는 동안, 말씀을 전하는 동안, 찬양을 주님께 드리는 동안, 주님께 기도하는 동안, 세례자는 눈물을
흘렸다. 아니 '엉엉' 운다. 온 예배 시간 동안 '엉엉' 운다.
봉사자들도 눈시울을 적신다.
온 예배 시간에 기운이 없고 잘 움직이지도 못하는 옆 침대의 아주머님과 보호자님들과 우리 모두는 하나님 아
버지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자신을 돌아보고 옷깃을 여미며 두 분의 세례자분들과 마음이 하나됨을 느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이 아들을(임형근님) 얼마나 사랑하는 줄 아니?
내가 이 딸(부인)을 얼마나 사랑하는 줄 아니?
내가 내 자녀를 견딜 수 없도록 사랑한다.
내 목숨을 주고도 한없이 사랑한다.
내가 안호선을 얼마나 사랑하는 줄 아니?
안호선을 내가 너무도 사랑한단다.
그래서 지금도 내가 너희와 함께 하는 것처럼 너희와 세상 끝 날까지 함께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