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지개나들이 보고 *
조 경 이 권사
본회 실행위원(유가족)
 
2003년 12월 18일 아침, 모처럼 만의 들뜬 마음으로 아침을 맞았다. 그 동안 뵙지 못하던 무지개 가족들을 만나
게 된다는 설레임 때문이었다. 당초 9시 30분에 출발할 것을 예정했는데 9시 50분에야 출발을 했다. 예정은 동
해안의 바다로 가기로 했지만 아침 뉴스에 동해안에 눈이 내리고 있다는 소식에 장소를 변경하여 충남 독립기
념관으로 버스를 돌렸다.
목사님을 포함해서 모두 12명의 적은 인원이 출발했다. 흐리고 을씨년스러운 날씨였지만 모두의 마음속엔 사랑
이 가득하기에 추운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버스가 출발하고 버스 속에서의 예배는 그 어느 교회에서의 예배 못지 않게 진정과 신령으로 드려진 예배였다.
목사님의 인도 하에 데살로니가전서 4장 14-17절의 말씀을 중심으로 사람이 세상에서 사는데 꼭 필요한 3가지
에 대하여 말씀을 들었다.
① 떡-육신의 양식 ② 사랑-정신의 양식 ③ 소망-영의 양식
이 땅에서의 삶에는 떡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떡만으로는 살 수가 없다. 사랑이 필요하다. 사랑만큼 위대한 힘
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 소망이 있어야 한다. 사람은 미래의 희망을 걸고 사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죽음 이후 하늘의 소망, 즉 먼저 떠나신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소망을 가지면 이 땅에서의 시간을 열심을
내어 살 뿐 아니라 힘들고 어려운 일이 올 때에도 견딜 수 있는 자생력이 생긴다는... 요지였다.
우리 마음에 꼭 담아야 하는 말씀들을 해 주셨다. 모두 ‘아멘’으로 화답하며 “보아라 즐거운 우리 집” 222장 찬
양을 힘차게 불렀다.
2부 순서로 무지개 가족들에게 마이크를 돌려가면서 그 동안의 어려웠던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순서를 가졌
다. 아내의 빈자리, 남편의 빈자리, 자녀의 다른 태도에 모두 힘들어하시고 그러면서도 이것이 나만이 받는 고
통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받는 모두의 고통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서로 위로를 주고받으신다. 그러한 모습이
곧 예수님이 우리에게 합력하여 선을 이루며 하나 되게 하는 모습이리라...
독립기념관을 모두 둘러보니 어느새 2시간 반이 지났다. 추위와 시장기 속에서 맛있는 갈비탕으로 늦은 점심을
먹은 후 ‘슬픔’이란 주제로 약 30여분 동안 이야기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격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여 통곡하
는 분들도 계셨다. 모두가 공감하는 아픔이었다. 그러나 모두의 가슴에 슬픔이 있지만 생활 속에서 이 슬픔에만
매달려 있을 수 없기에, 슬픔을 승화시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기쁨과 감사의 생활로 바꾸어 가자면
서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찬양을 부르며 다시 한번 하나님이 이 귀한 행사를 통해서 베풀어주신 은혜에 대한 감사
함으로 마음 뿌듯한 귀가를 했다.
비록 적은 인원의 움직임이었지만 그 속에서 세상이 줄 수 없는 서로를 향한 위로와 하나님의 깊은 사랑을 다시
한번 마음속에 새기는 참으로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헤어지는 발걸음들이 움츠린 모
습이 아닌 씩씩한 발걸음들이었다. 모두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