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동 진 집사
본회 병동간사
 
2004년 7월 9일.
이○봉님께서 처음 입원하시던 날, 어르신은 오전 11시 예배시간과 맞물려 들어오셨습니다. 그런데 가족들의
놀라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는 처음에는 저도 당황했습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자녀들과 상담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집안이 불교 집안이었으며 특히 아버지가 교회를 무척이나 싫어하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곧 "예, 그러시군요. 이곳은 매일 11시에 하나님께 예배를 드립니다. 그러나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많은 환우분들이 하나님 말씀을 통해서 위로받고 평안하게 잘 계십니다. 아버님께서 싫으시면 그냥 계
셔도 됩니다. 편한대로 하십시요." 하며 당황하는 가족들을 진정시켜 드렸습니다.
예배가 끝난 후 저는 하나님께서 그 영혼을 구원하시고자 하시는 뜻이 계실 거라는 생각으로 어르신께 다가갔
습니다. "저는 선교회 간사로 일하는 최동진입니다. 저는 어르신을 도와드리려고 하는 사람이니 어느 때나 불편
하거나 도움이 필요하시면 불러주세요." 라고 정중하게 소개와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러나 귀찮은 듯 대꾸도
없으셨고 찬양소리에 기분이 안 좋으신듯 그날은 그렇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냥 그렇게 멋쩍은 며칠을 보냈
습니다.
 
2004년 7월 11일.
병실을 드나들면서 표정을 살피니 조금은 안정이 된 것 같아 "어르신 이곳에선 봉사자들이 환우분들 목욕도 시
켜드리거든요. 목욕하신지 한참 됐지요? 제가 목욕시켜 드릴테니 목욕하시겠어요? 라고 말씀드리니 뜻밖에도
허락하시는게 아닌가? 기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 간사 혼자 목욕을 시키게 되었습니다. 정성껏 침착
하게 목욕을 시켜드리니 어르신은 미안해하면서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셨고 기분이 좋아보였습니다. 처음엔 낯
선 사람에게 자신의 몸을 맡긴다는 것이 선뜻 내키지 않았겠지만 단둘이 있다보니 그 마음도 조금씩 열리는 듯
했습니다.
 
2004년 7월 12일
그 목욕탕 사건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차차 좁혀지면서 뵐 때마다 인사도 나누는 그런 관계로 발전하게 되었습
니다. 말동무나 되고자 하는 의도로 접근해서 환자가 부담을 느끼지 않게 다가가 일상적인 이야기와 살아온 나
의 지난날의 회고 등으로 진전되다가 점차 인생과 삶과 죽음의 문제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환자는 이미 당신 병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계셨고 죽음도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어른신은 '죽음은 끝이고 그
후는 아무도 모른다.'는 식이었습니다. 이에 저는 죽음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며 죽은 후에는 하나님 앞에
서 심판이 있음을 분명히 말하고 천국과 지옥에 대하여 그리고 우리가 예수를 믿어야 하는 이유를 성경을 펼쳐
가며 조용하고 분명한 어조로 말씀드리니 가만히 듣고만 계셨습니다. 거부하지 않는 것을 보아 어느 정도 호의
적인 생각을 가진 것으로보고 이제 본격적으로 '예수를 믿으면 영혼이 구원 받아 천국에 가실 수 있다' 는 복음
의 핵심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예수님을 영접하시면 어르신도 구원 받을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은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오늘밤
깊이 생각해 보세요. 지금 내게 무엇이 소중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말입니다." 라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드렸습니다.
 
2004년 7월 19일.
그 후 일주일이 지난 토요일 오후에 다시 목욕을 시켜드리면서 예수님을 영접하실 것을 말씀드리니 영접하시겠
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할렐루야! 그 후 집중적으로 복음을 전하던 중 봉사자들과 환우님들과 보호자들의 보
시는 앞에서 공개적인 영접기도를 하셨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천국에서는 회개할 것 없는 의인 아흔아홉
보다 이 땅에 죄인 하나가 회개하는 것을 더욱 기뻐하신다는 것을 믿습니다." 기쁨의 기도로 하나님께 감사하고
세례에 대하여 말씀을 드리고 받을 것을 권하니 기꺼이 허락하셨습니다. 이를 자녀들에게 말씀드리니 "우리 아
버지가요?" 하며 믿기기 않는 듯 와서 직접 확인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아버지가 좋다면 우리는 괜찮
아요." 라는 허락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2004년 7월 20일.
오늘은 어르신께서 세례를 받는 날입니다. 어르신은 많은 봉사자들과 믿음의 증인들 앞에서 신성수 목사님의
집례로 세례식을 무사히 마치셨습니다. 세례 받은 이후로 그분의 얼굴은 평안해 보였고 이전에는 얼굴에 웃음
이 없었는데 화색이 돌고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어르신은 이곳에서 다른 병원에서 경험하지 못한 사
랑과 친절을 체험했고 특히 늘 마음속을 무겁게 누르고 있던 죽음에 대하여 해결을 받고 나니 천국에서 사시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어른신의 얼굴 표정과 태도가 바뀌어도 그렇게 바뀔수가 없었습니다.
표현은 안했지만 죽음 이후에 대하여 많은 날들을 고민하셨나 봅니다. 고민이 풀리고 나니 이제는 걱정 없다고
하시며 열심히 예배에 참석하고 계십니다. 잠시 병실을 옮겼을 때는 휠체어를 타시고 출장예배?를 드리시기까
지 하십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집안에 목사님들이 여러분 나오신 믿음의 가정이었습니다. 그분들의 중보기
도가 하나님의 보좌를 움직여서 하나님의 은혜로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되어집니다. 앞으로도 이런
귀한 역사가 계속되게 하시어서 하나님 살아계심을 모두가 알게 되기를 원합니다.
"주여 이 작은 것을 이토록 귀한 일에 도구로 삼아 주심에 뜨거운 감사를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