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동 진 집사
본회 병동간사
 
일주일간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니 이순이님과 이수부님과 박영숙님이 이 땅의 모든 수고를 마치고 사랑
하는 가족들이 지켜보시는 가운데 아버지 계신 천국으로 이사를 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어서 하나님께서는 여러 분의 새 식구로 보내주셨습니다. 새 식구들의 차트를 확인하고 먼저 차성국님을 만
나보니 매우 난감했습니다. 님은 지능수준이 매우 낮은 분이었습니다. 간단한 질문에도 대답을 하지 못하는 이
환우에게 과연 어떻게 복음을 전해야 하는지... "이 환우는 포기할까?"하는 생각을 하는데 순간 머릿속에 "내가
그 영혼을 사랑해서 너의 입술을 통해 복음을 듣게 하기 위해 너에게 보내었다. 그런데 네가 모른 체 할 수 있나
?" 라고 하시는 하나님의 책망의 말씀이 들리는 듯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부족한 것을 통해 그 영혼을 구원시키고자 하시는 뜻인 줄 알고 "그러면 저는 복음을 전할 테
니 하나님께서는 귀와 마음 문을 열어주세요. 그래서 제가 전하는 복음을 듣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게 하여
주세요." 라고 간절히 기도하는데 어느덧 나의 볼에는 두 줄기의 눈물이 흐르고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습니다.
간절한 눈물의 기도가 끝난 후 차성국님을 보니 눈을 뜨고 간사를 당황한 듯한 얼굴로 올려다보고 있었습니다.
'기도할 때와 키스할 때는 사람들은 다 눈을 감는다는데 이 양반은 예외구나' 생각하며 "하나님 앞에 인간은 누
구나 죄인이고 죄로 인하여 천국에 들어갈 수 없어 우리들의 죄를 용서하시기 위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
혀 죽으셨어요. 이제 그 사실을 알고 예수님을 구원자로 믿고 마음에 모셔 들이면 구원을 받아 천국에 들어갈
수 있어요. 제가 도와드릴 테니 예수님을 모셔드리겠습니까?" 라고 묻자 뜻밖에 "‘네" 라고 대답을 하는 것이 아
니겠습니까? 영접기도를 따라할 것을 요구하니 말을 못한다고 손으로 입을 가리켜서 " 그러면 제가 천천히 기
도 할 때 듣고 있다가 마지막에 이 잡은 손에 힘을 주어서 제가 알게 하시면 함께 기도한 것으로 인정하겠습니
다." 라고 말씀하고 영접기도를 마치고"아멘" 하니 잡은 손에 두 번 강하게 힘을 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할렐루야!
이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 분명합니다. " 하나님 감사합니다. 너무 좋아서 눈물만
나네요. 앞으로도 이런 기적이 이곳에서 계속되기 원합니다." 그렇게 영접기도를 마치고 세례의 의미와 방법에
대하여 설명하고 세례 받을 것을 물으니 "네" 하고 분명하게 대답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형님에게 연락해서 자
초지중을 말씀드리니 "예, 알았습니다. 제가 가지요." 그 다음날 형수님과 제수님 그리고 많은 봉사자들의 축복
속에서 세례가 진행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교회에서 세례를 받으려면 몇 개월의 학습과정을 마치고 세례를 받지만 이곳은 특수한 형편이어서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예수님을 주로 고백한 사람에게는 바로 세례를 베풉니다. 세례를 받은 차성국님은 그 다
음날부터 며칠간을 상태가 안 좋아 계속 깊은 잠에 들었습니다. 잠든 차성국님의 모습을 보니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을 초월해 하나님의 품에 안기운 듯이 평안해 보이기까지 하였습니다.
" 하나님 저 형제가 이 세상의 모든 수고를 마치고 천국에 이를 때까지 지켜주시어 육신의 고통과 불편함으로
고생하지 않고 편히 계시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게 하여 주세요." 저도 모르게 기도를 드리기도 하였습니다.
8월 23일 오후 6시 저녁식사 무렵 차성국님은 많이 회복이 되어 눈인사까지 나누게 되었는데 다시 한번 구원과
천국에 대하여 말씀드리니 가만히 듣고 계시던 얼굴에 환한 웃음을 띠우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것은 사람을
보고 웃는 것이 아니고 영안이 열려 하늘을 바라보고 들어갈 천국을 미리보고 행복해 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광경은 간병인과 다른 환자들의 보호자들도 다함께 목격하고 놀라기도 하였습니다. 그 후 이틀을 깊은 수면
에 계시다 드디어 58세 나그네로서 삶을 정리하시고 8월 25일 오후 4시 10분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
다. 잠든 모습은 너무나 평온해 보였고 금세라도 부르면 일어날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입원하는 날 하나님의 음
성을 듣지 못하고 포기하였으면 어떻게 되었을까를 생각하니 아찔한 생각까지 듭니다.
 
302호에는 이항구님이 계시는데 자신은 남에게 해를 주지도 않고 올바르게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분이었습니다
. 그러나 이곳에 와서 예배를 통하여 목사님이 전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자신이 하나님 앞에 죄인임을 알
았다고 아이같이 훌쩍이며 울곤 하셨습니다. 오랜 공직생활을 하면서 좋은 자리에도 있어 보았고 남이 부러워
하는 생활도 했지만 그것이 지금에 와서는 부끄럽게 생각되고 왜 그때 좋은날 일찍 하나님 앞에 나가지 못하고
쓸 때 없이 세월만 허비하고 죄만 짓고 살았는지 후회스럽다며 툭하면 눈물을 지으셨습니다. 참으로 눈물도 많
으셨습니다. 닦으면 눈물이요, 입을 열면 회개였습니다.
"어르신 지금도 늦지 않았어요. 하나님께서 이항구님을 사랑하시는데 뭐가 걱정입니까? 지금이라도 예수님을
영접하세요. 그러면 구원 받아 천국에 갈 수 있구요. 나중에 우리 그곳에서 다 만날 수 있어요." 영접기도를 하
시겠냐는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이 "네" 하고 큰소리로 대답하신다. 그렇게 해서 영접기도를 마치니 저의 손을
붙잡고 "감사합니다. 감사님"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분은 간사를 감사로 부르셨습니다. 세례날짜가 정해지고
아드님과 부인이 오신 가운데 세례 받으시면서도 또 울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큰소리로 "감사님, 나 이제 예수 믿고 구원 받았어요." 하고 자랑하신다. "마음이 너무 기뻐요.
벌써 천국에 온 것 같아요. 여기가 천국이네요. 봉사자들이 천사 같아요. 맞아요. 천사" 하신다. 당신이 천국에
갈 수 있다는 사실에 좋아하시며 하나님께 감사하는 모습을 볼 때 나의 마음에도 감사의 뜨거운 눈물이 흐릅니
다. 또 이틀 후 세례식 사진을 받을 때는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보고 또 보고 머리맡에 놔두시고 오는 사람마다
자랑하신다. 아예 부인과 함께 찍은 사진은 아름답게 꾸며서 벽에 걸어놓고 계신다. '천국은 어린아이와 같지
아니하면 들어갈 수 없다' 고 하셨는데 어르신은 정말 어린아이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때로는 참 하나님을 이해하기가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나보다도 믿음이 좋은 분들도 얼마나 많은데 내세울 것
도 없는 이 작은 것을 사랑하셔서 귀한 일에 쓰임 받게 하시는지 알 수 없으니 말입니다. 생각할수록 감사한 생
각만 듭니다.
"주여, 허락하시는 생애를 사는 동안 최선의 삶을 살게 하소서. 결코 하나님 보좌 앞에서 지난날을 돌아보며 후
회하지 않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