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소중한 선택

임 경 자 집사

제 9기 A팀장

부족한 저에게 지면을 허락하시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예전에 저는 자원봉사는 많은 사람 중에서도 특히 더 많은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성품을 가진 사람만이 하는 것

이며, 저는 돈이나 많이 벌어서 후원은 할 수 있어도 몸으로 봉사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2000년 절친한 자매가 유방암 수술을 받고 8개월 만에 다시 뇌종양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 자매의 항

암치료 기간 중 일주일 정도 같이 지낼 시간이 있었는데 몹시 괴로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어떻게 도와주어

야 할지, 시키는 것만 하면서 난감해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 암에 대해서 알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중 극동방송을 통하여 호스피스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습

니다. 안호선에서 처음 교육을 받기 시작할 때는 암이란 어떤 병이며, 주변에 암 환자가 생기면 어떻게 도와줄

것인가 등 교양과목 정도로 교육을 이수할 생각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운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교

육 중 비디오를 보는 시간에 환우분이 부인에게 남길 말을 하던 중 "정자(아내)야 사랑한다." 하는 장면을 보면

서 마치 나의 상황이라도 된 양 울기도 하였고, 인생의 한계를 절감하면서 쓸데없이 버리지 못하는 많은 생활용

품을 과감히 정리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첫 임상실습 시간부터 목욕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고희선 장로님과 오희숙 권사님께서 너무 편안하면서도 신속

하게 목욕을 해드리는 모습에 감동하였고 그분들이 소속된 금요팀이 되었습니다. 임종실에 들어가서 임종이 임

박한 환우분을 보면서는 결혼하고 20일 만에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에 몹시 운 날도 있었답니다.

안호선에서의 자원봉사는 첫 임상실습 후 지금까지 쉼 없이 계속 하게 되었고, 그 동안의 봉사의 기간은 세상의

모든 사람이 질병과 장애의 예비 후보자라는 생각 속에서 그 동안 가지고 있던 저의 조급한 생각들을 교정시키

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저는 틈틈이 주변에 친구들에게 자원봉사를 하면 얻는 것이 너무나 많음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지금부터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하면 많이 놀라기도 합니다.

91년도에 동생이 제가 보는 앞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였을 때 예고되지 않은 죽음으로 인하여 쓰라린 가슴앓이

를 몇 년간이나 하였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호스피스 병동에 계신 분들은 복이 많으신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삶의 마지막을 주님의 은혜 가운데 정리할 수 있다는 것 때문입니다.

삶에서 나오는 진솔한 설교를 하시는 김목사님과 가슴 깊은 곳에서 진정으로 감사해 하시는 손창희 장로님, 봉

사에 본보기가 되시는 오희숙 권사님, 그리고 금요팀의 미인 집사님들이 계시기에 늘 하나님께 감사하며 금요

일마다 메트로병원으로 가는 저의 발걸음은 가볍습니다.

안호선 봉사자 여러분! 모두 모두를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