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 24일 화요일
 
오랜 병실생활은 보호자로 하여금 환자만큼 지치게 합니다. 그래서 오늘 같이 환우와 다른 보호자가의 마찰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간사가 조심스럽게 환우분에게 “ 아저씨 지금 병실생활에서 무엇이 불편하신가요?” 물어보자 환우분은 기다렸
다는 듯이 분노하며 이야기 하시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이 침대를 누가 닿기만 해도 가슴이 철렁 떨어져 내려가는 듯 해 ”
 
아저씨는 헛소리와 헛몸짓을 잘하는 옆에 환우로 그동안 많이 예민해져 있는 듯 했습니다.
아저씨는 며칠동안 잠을 못주무시는 환우분들이 많으면서 부산한 보호자들의 움직임에 많이 신경쓰였던 것 같
습니다.
 
아저씨가 차근 차근 자신이 힘들었던 점을 이야기 했고, 병실 보호자들이 환우분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동안 많이 지쳐서 닫혀있던 귀가 열리는 시간이었습니다. 나보다 더 힘든 남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시간이었
습니다.
보호자들은 환우분을 위해, 환우분은 보호자들을 위해 마음의 한 켠을 비워두고 조금씩 절제하게 될 것입니다.
누구나 힘든 시간을 조금 더 이해하므로써 같이 버팀목이 되어가는 작은 소용돌이 였던 것 같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이 고요하게 잠이 들었습니다.
 
2005년 5월 27일 목요일
 
아저씨는 예배시간 내내 흐느끼며 울고 있었습니다. 목사님이 예배후 환우분의 손을 잡고 기도해드렸고 아저씨
는 곧 평안을 되찾으셨습니다. 환우분 옆에 놓여있던 메모장을 잠깐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여!
욕심 다 버리고 정리했습니다. 천국 가는 날만 하루 하루 기다리고 있습니다. 깊은 잠속에서 천국 가는 길 인도
해주세요. 초행 길 잘 못 갈 수 있으니 똑바로 가도록 인도해주세요. 천국가는길 악마가 역사 못하게 인도해 주
세요. 깊은 잠 속에서 눈떴을 때 천국 하나님 나라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진통과 고통속에 있읍니다.
하루 빨리 불러 주세요 나에 소망입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
저는 이제 마음을 정리하고 비웠습니다. 이제 저의 주위에는 미워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모든 사람을 사랑합니
다. 저의 아픈 부위를 안 아프게 해주세요. 오늘도 하늘 나라 천국에 들어가게 해 주세요. 저의 소망입니다. 깊은
잠에서 하나님을 만나게 해 주시고 천국가게 해주세요. 에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주예수와 동행하니 그 어디나 하늘나라～
예수님을 만나는 순간 천국인이 되는 것인데...연약한 우리는 여전히 세상살이에 힘들기만 합니다. 그래서 천국
을 사모하는 환우분의 글이 더 감동적인 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