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O순 (위암, 76세, 여)

금년 4월초. 위암 3기 진단을 받았으나 고령으로 인해 수술을 포기하신 채 증상치료만 해 오시던 할머님은 5월

그리고 소속은 완화의학과 환자였지만 다른 층의 병실을 이용하시다가 이곳 ‘사랑의 병동'으로 올라 오셨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호스피스병동으로 오면 끝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호스피스병동 입원을 망설이게 되고, 해

볼 것은 끝까지 다 해보아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처음 병동으로 오셨을 때 할머님은 조금은 짜증스럽고 긴장한 모습이셨는데 그동안 질병으로 인해 얼마나 시달

입원 직후, 따님은 ‘어머니는 융통성이 별로 없으신 분이시다. 막내아들만 빼놓고는 모두 교회에 다니는데 교회

얘기만 나오면 화를 내시고 싫어하신다. 그렇지만 이곳이 어떤 곳인지를 알고 있으니 구원을 꼭 받으시도록 도

와 달라.”며 신신 부탁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경우 저희는 원군을 얻은 것 같아서 오히려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옷을 입혀드

리며 “아침이면 예배를 드리는데 정 싫으시면 다른 방으로 해 드릴까요”고 여쭸더니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다른 병동에 계실 때는 매우 예민하고 불안정해서 1인실에 계셨다는 말을 전해 들었기에 더욱 조심스러웠습니

다.

우리 병동에는 정시 예배가 여러 병실에서 동시에 (영상으로) 드려집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난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이 확실하게 입증되는 곳이 우리 병동입니다. 매일 생명의 말씀을 들으면서 닫친 마음들이 조금씩 열리

기 시작하곤 하는 것입니다.

7월 15일 아침 예배 후, 순회 중에 “기도해 드릴까요?”라고 여쭤보았더니 “그렇게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할렐

루야.' 얼마나 기뻤는지요!

그 날 오후에 전도를 지혜롭게 잘하시는 봉사자님(이영복 권사님)을 보내 드렸습니다.

할머님은 질병의 진행으로 더욱 지쳐가셨지만 참 편안해 보이셨습니다. 인사를 드릴 때면 엷은 미소를 띠기도

하셨습니다. 이곳에서 세례를 받으신 대부분의 분들이 보이시는 안정된  모습을 할머님도 보이고 계셨습니다.

극심한 통증과 함께 극한점에 이른 고통의 해소는 물론, 죄책감이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기에 가능해

진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생각됩니다.

할머님의 간병은 자녀들이 돌아가며 하시며 때마다 어머님이 원하시는 음식을 해다 드시게 하셨습니다. 

할머님은 가족들의 애틋한 사랑,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으시다가 8월 21일에 두 팔 벌려

안으시는 하나님 품으로 주무시듯이 가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