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며 사랑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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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종 금 목사
드림교회. 목요 B팀
몇 주 전 일입니다. 동료가 급한 병으로 입원했다는 소식을 받고 위로차 전화를 했었습니다. 목소리도 못들을 줄
알았는데 수화기에서 흐르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 무척 반갑고 기뻤습니다. “어떻게 된 거냐?”고 물으니 이런 저
런 설명은 하는데 잘 알 수가 없었습니다.
며칠 후 찾아갔을 때는 반가이 맞으면서 “하늘 문턱까지 갔다 왔다”며 당시 정황을 말해 주었습니다.
토요일부터 몸이 좋지는 않았지만 주일 준비 때문에 참고 하루를 보냈는데 월요일 새벽3시 쯤 갑자기 숨을 쉴
수가 없었다고 하였습니다. 급히 119로 급송, 대기한 의사들에 의해 응급수술을 받게 되었다는 것과 예전처럼
활동할 순 있지만, 이제는 “늘 세심한 주의를 해야 한다”는 단단한 주의를 받았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며칠 입원했는데 치료비가 만만치 않더라”며 저더러는 “몫 돈 들어갈 준비 하나쯤 해 두는 것
이 좋을 거라”고도 하였습니다. 물론 나도 그런 생각은 해 봤지만, 그럴 여유가 없었는데 이제 관심 좀 가져야겠
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서울 모 의과대학 교수가 미국 유학시절 경험한 목격담을 토대로 [노인 건강과 사후 관리의 문제점]이라는 책을
쓴 것을 보았습니다.
어느 공원에서 노인이 벤치에 앉아 졸다가 쓰러졌습니다. ‘어떻게 하나’를 눈여겨 살펴보고 있었는데 노인은 그
길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런데 노인은 시계줄 같은 팔찌를 차고 있었고 거기에는 아들의 이름과 연락처가
기록되어 있었답니다. 신고를 받고 달려 온 경찰이 급히 아들에게 전화하자 아들은 경찰에게 “죽었습니까? 살았
습니까?” 라고 묻더니 “돌아가셨다”고 하자 “그럼 장례식장으로 보내 주세요.” 라며 전화를 끊더라는 것입니다.
인륜지사에 상상할 수 없는 일을 본 후, 교수는 시간이 나면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계셨던 양로원을 찾아 할아버
지와 할머니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얼마 전에 있었던 할아버지의 죽음을 한 노인에게 말해 주며 “
자녀들이 있으시냐”고 물었더니 한 노인은 자녀들이 여럿이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면 왜 이런 양노원에 계시냐?”고 물었더니 “내가 젊었을 땐 자녀들을 잘 돌보지 않았어. 내가 아이들을 사
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이런 대우를 받아도 마땅한 거지” 라며 한숨을 길게 내 쉬더라는 것입니다.
사실은 이런 문제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날로 메말라가는 세태의 지금 우리나라에도 노인의 노후문제와 간병 문제가 중반말로 접어들었습니다.
 
약 6개월 전 쯤. 제가 다니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말기 암 환자 한분을 만났습니다.
처음 입원할 땐 의사소통이 잘 되어 크로마하프와 함께 찬송과 동요를 연주해 주면 그렇게 좋아하셨습니다. 입
원할 때 제자라며 호주에서 일부러 왔다는 자매님이 병상을 지켰는데 몇 주 지나면서부터는 그 분도 찾는 횟수
가 뜸해 졌습니다.
자세한 가정사는 알 수 없었지만 가족들이 있다고는 하는데도 찾아오지는 않았습니다. 그 분도 한 때는 미국과
호주를 오가며 영어를 가르쳐 꽤나 유명하신 분이셨다는데 그를 환대해 주거나 찾아주는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
다. 결국 후에는, 쓸쓸히 돌아가셨다는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옛말에 “긴 병에 효자는 없다”는 말이 실감나게 느껴졌습니다.
이런 저런 환우들을 목격하고 들으며 나 또한 건강을 염려하며 오랜 투병생활로 아내나 자녀들에게 누를 끼쳐서
는 안 되겠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그래서 상해보험 하나 들어볼까 생각도 해 보는데 나이가 나이인 만큼 입맛에 맞는 보험 찾기가 쉽지가 않아 보
입니다. 사실 예전엔 건강에 자신감도 있었고, 병원 갈일 없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이제 나이가 드니 다치거나 갑
작스런 질병으로 장기적 요양의 대상이 되면 어쩌지? 라는 방정맞은 생각이 자꾸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
까요?
그만큼 나이와 비례하여 마음도 약해지고 있다는 증거이겠지요.
 
하지만, 그러다가도 우리에게는 이 세상 어느 것 보다도 담보력이 큰 보험계약이 이미 체결되어 있다는 것을 생
각하면 이만 저만 위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만일 땅에 있는 우리의 장막집이 무너지면 하나님께서 지으신 집 곧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니요 하늘에 있는 영
원한 집이 우리에게 있는 줄 아느니라”(고후 5:1)고 하신 말씀이 곧 그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힘내십시다!.
 
(드림교회 주보 중. 담임목사 칼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