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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전도사
본회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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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 하루는 어제 죽은 이가 간절히 바라던 내일이다.”
고대 그리스의 3대 비극 작가의 한 사람인 '소포클레스(Sophocles)'가 한 말입니다.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철학자가 된다고 합니다.
감성에 이끌려 멋진 시도 적어보고, 진지한 유언장도 작성해보고, 오늘보단 내일을 더 멋지게 살아보리라! 다짐
도 하곤 합니다.
 
소포클레스가 한 말에 동의를 하면서도 여유가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우리의 삶에 많은 시간이 허락되어 있다는
안도감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호스피스병동에서의 하루하루는 중요하다 못해 치열한 영적싸움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긴장의 시간
들입니다.
“오늘의 하루는 어제 죽은 이들이 간절히 바라던 내일이다” 이것은 비단 환우 분들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현
장에 있는 봉사자들에게도 중요한 사항입니다.
 
김○훈님 (30일간의 만남)
병원에 오셔서 나눈 첫 마디는 “예배를 강요하지 말라”였습니다. 평소에는 환하게 웃는 표정을 보이시다가도 잠
깐의 복음을 이야기해도, 정색을 하시며 부담을 주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지만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하
신 말씀대로 매일 드리는 정시 예배에 드디어 마음을 열기 시작하셨습니다. 결국 감격적인 신앙고백을 하신 후,
세례를 받으시고, 안정을 취하시다가 일주일 후에 조용히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이곳이 ‘영생 주시
기로 작정된 분들이 오시는 곳’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됩니다.
 
김○수님 (14일간의 만남)
거동도 못하고, 말도 못하고, 잘 듣지도 못하셔서 여러 모로 힘들어 하셨습니다.
케어를 하던 중에 그를 서운하게 했던 일도 있었습니다. 마음을 풀어 드리며 목욕도 해드리고, 두 손을 꼭 잡으
며 “아저씨, 많이 답답하시죠? 먼저 마음을 헤아리고, 봉사를 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못해서 죄송해요. 지금부터
는 아저씨의 귀가 되어주고, 입이 되어 드릴 테니까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끝까지 함께 할께요
.” 하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때부터 마음을 여시고는 말씀을 하십니다. “고맙다”고. “나도 교회에 가면 안되겠냐고…”
생각지도 않은 상황에서 마음이 열리셨고, 저는 몇 번에 나눠 복음을 전했습니다. “우리가 왜 죄인이며, 죄의 결
과가 어떠하며, 어떻게 해야 천국에 갈 수가 있는지”를…
아저씨는 감격 속에서 “아멘”을 연거푸 하시며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세례를 받은 다음 날 나눈 첫마디. “오늘
예배는 언제 드리나요?”였습니다. 그리고 3일 후에 영원한 하늘 정원으로 이사를 가셨습니다.
 
하○수님 (3시간의 만남)
병동에 입원을 하셨는데, 피곤하신지 곤히 누워 계셨습니다. 그날따라 일이 많아서 바쁘게 지내다보니 “내일 이
야기를 나눠야지”하며 하던 일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상황이 안 좋아지시더니 그만 소천을 하
시게 되었습니다.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마지막 순간에 그 어떤 말도, 대화도 하지 못하고 내일로 미뤘던 모습
에 큰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잠깐 잊고 있었습니다. 여기가 얼마나 시간 싸움이 치열한 곳인지를…

 
“나는 한 사람의 영혼을 사랑함에 있어서 필요하다면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다”고 매일 다짐하지만, 가끔 내 기
준에 맞춰 판단할 때가 있었습니다. “내가 아니면 누군가 하겠지” 때로는 “오늘이 아니면 내일하지”하는 마음을
가질 때도 있었습니다.
환우 분들의 필요, 그들의 영혼을 진짜 사랑한다면, 시간 싸움에서 절대로 패자(敗者)가 되어서는 안되겠다고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