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영사 *

30기 부회장 김순희
 
새로운 길로 들어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이 길은 결코 쉽지 않은 길이지만 걷다보면 생각이 바뀌고 가치관이 바뀌고 그러므로 삶이 조금씩 더 풍성해지
는 그런 길임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6개월 전 이 자리에서 수료식을 하며 살짝 설레는 맘이 있었습니다. 그 누군가를 섬긴다는 사실에 대한 설렘이었
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열심만 있다면 잘 할 수 있으리라 여겼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환우들을 대하며 어찌해야
할지 몰랐으며 왠지 낯설어 선뜻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뒤에서 엉거주춤 서 있다
가가 돌아오는 경우도 참 많았습니다.
스스로의 열심과, 각오로만 가능한 일이 아님을 시간이 지날수록 절감하였습니다.
그 때부터 내가 하는 일이 아님을, 누군가의 도움 없이 혼자서 하는 일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늘 곁에서
수고하시는 목사님 그리고 국장님과 실장님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또 선배님들의 따뜻한 모습이 도전이 되었
습니다. 환우 한 사람 한 사람을 대하는 모습엔 의무감이 아닌 사랑으로 어우러진 표정과 몸짓들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 팔이 오그라들어 움직일 수 없는 어느 환우분의 손을 여러 시간 동안 어루만지며 표정은 행복에 겨운 듯
자그맣게 찬양을 부르던 한 선배님의 모습이 얼마나 짠하니 가슴속을 헤집고 들어왔는지 모릅니다.
 
사랑하는 후배 여러분.
우리 모두 빚진 자들은 조금이나마 빚을 갚을 수 있는 기회임을 감사하며 결코 주홍빛 양탄자로 수놓아진 그런
길은 아니지만, 걷는 동안 따뜻한 맘이 솟아나고 걷는 동안 부어주시는 사랑을 조금 더 느낄 수 있는 길이라면
우리 작은 수고와 우리 작은 힘듦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기에 함께 어깨동무하고 한 걸음씩 걸어가는 동역자

가 되길 소원해 봅니다.
 
* 답사 *
 
31기 회장 김동현
 
지난 8월 어느 주일날 교회 게시판에 붙어있던 호스피스자원봉사자 교육 포스터를 보고 마음에 이끌림이 있어
조금은 망설이며 시작한 3개월의 교육이 벌서 끝났습니다.
호스피스에 대한 막연한 생각과 봉사하고자 했던 마음은 교육을 받으면서 무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는
교육시간이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보며 내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암에 대한 이해와
환우와 가족을 바라보는 봉사자의 시각, 호스피스 봉사활동을 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하며 한 걸음
씩 한 걸음씩 자원봉사자가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임상실습을 하며 선배님들이 오랜 시간을 한결 같이 환우들
옆을 지키며 섬기는 모습에 감동받았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나도 그분들처럼 계
속 섬김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되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수업을 마치고 수료를 하는 지금 걱정과 염려
보다는 선배님들의 본을 받아 환우들을 섬기고자 다짐해봅니다. 오늘의 행복한 수료식을 있게 해주신 여러 강사
님들 그리고 선배님들께 31기 교육생을 대표해서 감사를 드립니다. 존경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끝으로 지금까지 인도하시고 앞으로의 섬김을 도우실 우리 주 예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