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는 자원봉사자 없이는 할 수가 없다!” 이것은 현대적 의미에서의 호스피스를 창시한 의사 시실리 손더

‘호스피스’가 지금은 ‘호스피스 완화의료’라는 명칭으로 공식화 되었지만, 당초에는 ‘호스피스’ 용어에 이의를 제

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노인장기요양법의 의미가 ‘국가가 효자가 되어 주겠다’는데 있다면,

도우미와 자원봉사자의 역할 이해

그런데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간병인과 자원봉사자 간 역할에 대한 오해 즉 ‘간병인 때문에 자원봉사자 역할이

없어졌다’는 생각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간병인과 자원봉사자는 그 위치가 다르다. 간병인은 가족을 대신한 직업인이고, 자원봉사자

는 어디까지나 친구다. 가족은 가족으로서의 역할이 있고, 친구는 친구로서의 역할이 있다.

제도화 이전에도 간병인은 있어 왔다. 대개 생활 여건이 타이트 하면 간병인의 손을 빌리기도 하지만 가령 간병

여건이 충분한 가정이라면 굳이 간병인을 채용할 필요까지는 없을는지도 모른다. 호스피스병동 평균 재원일수

가 20일 임을 감안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어느 간호사 분이 환우 분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요?”고 물었을 때 “친구가 필요해요” 하더라는 말을 들었

을 때 마음이 너무 아팠다.

호스피스 종사자 교육의 의미

호스피스 종사자(전문인력. 자원봉사자 불문) 교육이 대개 60시간(주1회씩 3개월) 전 후가 된다. 가끔 “단기 코

스는 없는가”묻는 이가 있다. 그때마다 필자는 “꼭 정규학교 다닐 필요가 있는가. 검정고시로써도 얼마든지 학

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데…”라는 말로 답을 대신하곤 한다.

가족을 대신하고 있는 간병인은 가족으로서의 역할이 있고, 자원봉사자는 친구로서의 분명한 역할이 있다.

호스피스들의 사명

호스피스에서는 환우 분들로 하여금 “세상은 역시 아름다웠어” “확실히 살 만한 가치가 있었어”라는 생각을 가

지고 떠나가시도록 해 드릴 책임이 있다. 이를 위하여 지금도 전국의 많은 봉사자들이 함께 드리는 예배로, 목욕

과 이발로, 맛사지로, 산책과 말벗으로, 때로는 말없이 병상을 지키는 일로 그리고 재능기부로 ‘피부에 닿는 섬

김’을 통하여 닫힌 마음을 열게 하는 일에 땀을 흘리고 있다.

요양보호사 제도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에 요구되는 임상시간에 호스피스 자원봉사 실적

을 참고해 주도록 당국에 건의를 요청하는 분들이 있었다. 그때 필자는 ”호스피스 자원봉사의 숭고한 정신이 훼

손될까 걱정이다“는 말로 교통정리를 해 주었다. 인식(認識)의 문제가 아닌가.

상호 역할을 오해함으로써 자원봉사자들의 아름답고 숭고한 정신이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호스피스는 수용시설도 아니고, 관리의 대상도 아니다.

함께 울고 웃는.. 가장 인간적이어야 하는 곳! 호스피스는 바로 그런 곳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국호스피스협회 소식지 7- 8월호 특별기고문)